방찬호 OBS 사원
총 1,000Km, OBS 희망자전거 출발
OBS 희망조합지부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인천과 경기지역을 자전거로 돌며 시청자를 만나는‘OBS를 지역의 품으로, 희망 자전거 대장정’을 시작했다. OBS 해직 언론인들이 중심이 된 희망자전거 대장정 순례단은 지난 6월 5일 부천 OBS를 출발해 화성→용인→성남→여주→가평→의정부→연천→가평→인천→OBS의 총 1,000Km를 11박 12일의 일정으로 달렸다.
1일 차 : 희망자전거, 힘차게 출발하다!
– OBS→부천→광명→시흥→안산→화성
6월 5일 오전 10시, 경인 지역 시청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한 희망 자전거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41개 시군구를 직접 발로 뛰며 지역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 듣고, 향후 방송 정상화의 과정에서 그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첫 발걸음이었다. 오후 12시, 희망자전순례단의 첫 끼는 김밥!! 좀 좋은 것들을 먹으면 좋으련만 오후 일정이 안산까지 먼 거리라서 바쁜 마음에 간단한 음식으로 결정하였다. 순례단은 오후 15시경, OBS 본사에서 40Km 떨어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 도착했다. 안산을 주요 중간 기착지로 삼은 것은 바로 치유할 수 없는 아픔, 단원고 아이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2일 차 : 화성~용인 103Km의 대장정
– 화성→오산→평택→안성→용인
대장정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예부터 삼남으로 가던 여행객들이 쉬어갔던 병점에서 희망자전거 순례단도 힘든 첫날의 피로를 잘 풀 수 있었다. 그러나 토시와 수건으로 맨살을 최대한 감쌌지만 뜨거운 햇볕 속을 온몸으로 달린 단원들의 얼굴과 반바지 아래로 드러난 무릎은 하루 만에 벌겋게 익어버렸다. 오후부터는 가뭄에 단비가 내렸다. 조금은 시원하게 조금은 조마조마하게 빗길 운행을 하며 안성을 거쳐 2일 차의 마지막 기착지인 용인을 향해 달렸다. 반드시 닿아야 할 곳이 있기에 희망자전거는 멈출 수 없었다.
3일 차 : 강득구 경기 연정부지사를 만나다
– 용인→수원→의왕→군포→안양→과천→성남
아침부터 제법 세차게 비가 내린다. 희망자전거 순례단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틀의 강행군으로 무리한 몸에 조금의 휴식을 주기로 했다. 안전운행을 위해, 출근길 교통 혼잡도 피하고 비가 잦아드는 걸 기다려 9시 30분으로 출발을 늦춘 순례단은 3일 차인 오늘 용인~성남의 75Km를 달릴 예정. 빗속을 뚫고 처음 달려간 곳은 경기도청이었다. 강득구 경기 연정부지사를 만난 순례단은 희망자전거의 취지와 의지를 설명해 드렸고, 강부지사도 OBS 방송정상화에 대한 깊은 공감을 표명하며 평소 자신의 소신인 지방분권을 위해서도 지역 언론이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4일 차 : 시청자 여러분, 방송으로 보답하겠습니다.
– 성남→광주→이천→여주
4일에는 성남시청에서 민주노총 성남지부 부의장님과 성남시민단체들이 함께 순례단을 맞아주었다. 응원의 뜻과 지역민들의 염원을 담은 플래카드를 직접 제작해 들고 오셨는데, 자전거는 손수 그리셨다는 말에 순례단은 그저 먹먹해지고 말았다. 성남시청을 출발한 순례단은 이천, 광주를 거쳐 여주에 도착했다. 여주에서는 4대강 개발을 감시하고 계시는 여주 환경운동연합 회원분들을 만났다. 1급수였던 남한강의 수질은 4대강 사업 이후 4급수로 급격히 악화하였고 2018년까지 처리 완료하기로 했던 준설토 역시 농지에 아무렇게나 적재되어 있는 게 현실이었다. 지역에 이렇게 많은 문제가 산적되어 있음에도 지역방송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금 죄송하다 말씀드렸다.
5일 차 : 남한강을 달리다!! 여주~하남 66Km
– 여주→양평→하남
순례단의 5일 차 여정은 여주서부터 시작했다. 남한강의 시원한 풍경을 보며 힘차게 라이딩을 시작했지만, 여주에서 양평을 가는 길은 맞바람이 불어 꽤 힘에 부쳤다. 결국, 늘 씩씩하게 선두에서 희망을 이끌던 전동철 단장은 자전거에서 내려와 끌고 밀며 가게 되었다. 하지만 결코 멈출 수 없는 길, 순례단은 다시 힘을 내 양평군청에 도착하여 방송정상화를 외쳤다. 양평에서는 반가운 얼굴 성균관대 이영주 박사님께서 순례단을 맞아주었다. 이영주 박사님은 지난 2월 말 OBS가 개최한 국회 토론회 사회를 맡아주셨다. 현재 양평에 거주하시는데 순례단을 위해 식사로 냉면을 마련해주셨다. 냉면처럼 시원하게 펼쳐진 자전거길을 따라 다시 페달을 밟았다.
6일 차 : 6.10 항쟁 일을 맞아 모란공원 참배
– 하남→구리→남양주→가평
6일 차 순례단 일정에는 주말을 맞아 회사 동지가 일일 순례단으로 동참해주었다. 역시 희망 자전거 순례단의 그동안의 투혼은 일반인들이 따라 하기에 힘든 것일까? 일일 단원으로 합류한 정재온 조합원이 급기야 뻗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하남시청을 시작으로 마석고개를 힘겹게 넘은 순례단은 애초 예상시간을 초과하여 모란 민주화 추모 공원에 도착했다. 모란공원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투사님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전태일, 박종철, 김근태 열사 순으로 참배했고, ‘방송정상화’수건을 전태일 열사에게 바치며 추모를 마무리하였다.
7일 차 : 지옥 코스 가평~연천 77Km
– 가평→포천→연천
7일 차, 순례단은 청평에서 아침을 열었다. 아침부터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걸 보니 오늘 하루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특히, 오늘은 약 10Km의 구간이 오르막으로만 이루어진 지옥의 코스이다. 아니나 다를까, 홍성진 동지가 오르막에서 탈진 증상을 보였다. 지난 일주일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꾸준히 타왔던 홍성진 조합원, 결국 몸에 무리가 온 것이다. 그늘에서 30분 정도를 쉬는 중에도 본인 때문에 일정이 늦어진다며 자책하는 홍성진 동지를 순례단 모두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다시 길을 나섰다.
8일 차 : 강행군으로 인한 부상과 피로
– 연천→동두천→양주→의정부→파주
8일 차는 연천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시작하였다. 홍성진 조합원의 무릎부상으로 오늘은 장세종 조합원이 라이더로 참여하였다. 어느새 일주일 만에 수준급 라이딩 실력을 갖춘 희망자전거 순례단. 출발한 지 30분 만에 동두천 시청에 도착하였다. 동두천 시민들과의 만남은 일정 조율이 여의치 않아 아쉬움으로 남기게 되었다. 오늘 코스는 어제에 비하면 무난한 코스. 하지만 워낙 강행군인지라 부상과 피로를 호소하는 단원들이 생겨났다. 그래서 컨디션 조절을 고려하여 고양으로 도착하는 일정을 반나절 늦추게 되었다.
9일 차 : OBS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쁨
– 파주→고양→김포→강화
희망자전거 순례단은 고양시청 및 파주시청을 거쳐 김포로 향해 달려갔다. 점차 OBS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쁨에 순례단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일산대교를 넘을 즈음, 결국 오늘 일일 라이더로 합류한 민병근 조합원이 체력의 부침을 호소해 잠시 쉬어가게 됐다. 하지만, 결코 포기할 OBS 희망조합원이 아니다. 곧 기운을 차려 기어코 김포로 다시 향했다. 김포에서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을 먹은 희망 자전거 순례단. 모두 원기는 조금씩 충전했지만, 오후 일정을 고려, 민병근 조합원은 지원조로 빠지기로 결정했다. 자전거를 분해해서 해맑게 웃는 모습에 다들 지친 여정에 웃음을 띨 수 있었다.
10일 차 : 동지들의 응원은 우리의 힘
– 강화→서구→동구→중구
강화를 출발한 희망자전거 순례단은 초지대교를 넘어 서구청을 향해 달려갔다. 서구청에 도착하니, OBS 방송기술인 동지들이 순례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열흘을 힘들고 고되어도 달릴 수 있었던 이유, 바로 동지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지들과 손을 마주 잡으며 뭉클함을 숨길 수 없었다. 기술인 동지들은 서구에서 중구까지 짧지만 뜻있는 여정을 함께 해주었다. 그리고 중구 차이나타운에서 다 함께 꿀 같은 자장면 한 그릇을 먹고, 금요일 회사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11일 차 : 많은 분의 연대와 응원
– 중구→남구→옹진→연수→남동→부평→계양
11일 차 아침이 밝았다. 하룻밤을 함께 보낸 후 아침 일찍 나서시는 언론노조 사무처 분들을 배웅하였다. 오늘 일정은 유독 많은 분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인천지역인 만큼 희망자전거 순례단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순례단은 먼저 박우섭 남구청장님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님을 순서대로 만났다. 그리고 곧바로 부평구청으로 달려간 희망자전거 순례단. 공무원노조 부평지부 위원장님과 부평구청 김왕근 홍보실장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많은 분의 연대와 응원이 모여서 점차 마음이 따뜻해지고 든든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2일 차 : OBS를 지역의 품으로
– 계양→OBS
드디어 장장 12일간의 1,013Km, 경기, 인천지역 41개 시군구를 돌고 돌아 그립고 그리웠던 OBS로 돌아왔다. 경기 인천지역의 시청자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지역방송에 대한 열망과 기대를 자전거에 담아 동료들에게로 돌아왔다. 방송정상화를 위한 희망자전거 대장정이 드디어 끝이 난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OBS가 지역의 품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지난 12일 동안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아 주신 많은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