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이슈 : 미국 지적재산권 보호법안(SOPA/PIPA) 파동 이후의 동향과 전망

저작권 이슈 : 미국 지적재산권 보호법안(SOPA/PIPA) 파동 이후의 동향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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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듯이 미국 지적재산권 보호법안(SOPA/PIPA)은 저작권 보호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표현의 자유라는 가치 간의 충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이 법안들이 발효되기도 전에 발생한 “메가업로드닷컴”(www.megaupload.com)에 대한 미국 법무부와 FBI의 사이트 폐쇄 등 일련의 조치는 SOPA 및 PIPA 체제의 미래를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메가업로드닷컴은 아래 캡쳐와 같이 미 법무부 등에 의해 폐쇄되었으며(2012.1.19.), 이 사이트의 창업자인 ‘킴 닷컴((Kim Dotcom, 본명 Kim Schmitz)’ 등 중요 관련자 4명이 미 FBI의 요청에 따라 뉴질랜드 경찰에 체포된 상태이다.

메가업로드닷컴은 파일공유사이트인 메가업로드, 이미지 호스팅 서비스인 메가픽스, 동영상 호스트 서비스인 메가비디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FBI는 메가업로드닷컴이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2005년 설립 이래 약 5억 달러의 저작권 침해를 발생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메가업로드닷컴은 미국 정부의 자산동결로 인해 서버 유지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외부 서버업체들은 2월 2일부터 사용자들의 자료를 삭제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이는 메가업로드닷컴을 일종의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사용하고 있던 유저들, 즉 개인적인 자료를 메가업로드에 저장해 둔 사람들에 대한 피해와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즉, 향후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라도 저작권 침해라는 명목으로 이용자들의 자료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그 자료들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소멸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재 메가업로드 사태는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핫파일닷컴”(www.hotfile.com)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핫파일닷컴은 저작권 보호를 위해 반복적인 저작권 침해자에 대해서는 이용자 계정(account)을 폐쇄하는 동시에, 업로드 되는 콘텐츠에 최신의 보호기술(fingerprinting technology)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2012.2.1.) 이는 메가업로드닷컴 사태의 재연을 피하기 위한 대응으로 짐작되는데, 이러한 저작권 정책의 변경은 미국 저작권법(DMCA)상의 면책조항(Safe Harbor)을 적용받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폐쇄된 메가업로드닷컴 홈페이지(www.megaupload.com)

미국에서 SOPA/PIPA로 일련의 홍역을 치르고 있는 동안, 유럽에서는 “위조품 거래방지 국제협정”(ACTA, Anti-Counterfeiting Trade Agreement) 도입에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다.

ACTA는 저작권 침해 및 의약품 등의 위조/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정으로서, 미국과 일본이 발의하고 우리나라 등 주요 국가가 서명을 완료한 상황이다.(한국은 2011.10.1. 서명)

아직 서명하지 않은 EU의 경우, 전체 회원국인 27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ACTA가 발효될 수 있는 상황인데, 유럽의회(EP) 의장이 “이 협정은 저작권 보호와 인터넷 이용자의 기본적 권리 사이의 균형이 매우 미흡한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유럽 전역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일부 국가는 서명하지 않은 상태이다) 즉, ACTA 체제가 성립될 경우, 정부와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가 콘텐츠 사전 검열 및 사생활 침해 등을 자의적으로 행하는 ‘빅브라더’(Big Brother)가 되리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협정이 저작권 보호 측면에 편향되어 있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ACTA 승인을 보류하고, 유럽 최고법원에 EU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를 문의하기로 하는 등 EU의 협정 서명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계의 선진국이라 할 구미(歐美)에서 새로운 지적재산권법 및 협정을 대상으로 뜨거운 공방이 오고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 FTA 발효가 목전인 상황에서 우리나라 저작권법이 미국 저작권법을 상당 부분 수용한 상태라는 점, 저작권이 통상(通商)의 한 분야로서 국가 간 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역시 조만간 유사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 개정된 우리나라 저작권법이 비영리라 하더라도 상습적인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저작권자의 고소 없이도 공소가 진행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나(이전에는 영리를 위한 상습적 침해에 한해 저작권자 고소가 필요치 않았다), 네이버와 같은 온라인사업자(OSP)의 저작권 침해 면책요건으로서 저작권 반복 침해자에 대한 계좌 해지 정책 채택 및 이행을 명시하도록 개정된 것(2011.12.2.)을 보면 그 이면에 SOPA/PIPA의 취지와 방향성이 우리나라 저작권법에도 이미 반영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태평양 너머의 나비 날갯짓이 중국에서는 태풍이 된다는 ‘나비효과’를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구미의 동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참고자료

서동민, “금주부터 메가업로드 자료 전면 삭제, 보상받을 수 있나?”, IT동아 (2012.1.31.)

박병근, “美 저작권법 표적은 핫파일, 그 다음은?”, 스마트미디어 버즈 (2012.3.12.)

해외 저작권 보호동향, “美법원,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DMCA)상의 면책조항(Safe Harbor) 적용 판결” (2012.2.15.)

김익현, “’SOPA 대체법안’ ACTA, 유럽서 ‘제동’”, 아이뉴스24 (2012.2.23.)

“유럽의회 의장, ACTA 반대 의사 밝혀”(연합뉴스, 201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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