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버킷리스트란

나에게 버킷리스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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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버킷리스트 채워가기
30대 초반의 나에게 버킷리스트란 무엇을 의미할까?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죽을 날까지 아직 한참 남은 듯한 지금의 나에게 그런 상상 자체가 사치일지도 모른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청년 실업의 수렁에 빠져 허덕이기 바쁘던 나였다. 깊고도 깊었던 수렁에서 벗어나자 회사라는 사회에 적응하며 기술을 배우기 바빴으며, 이제는 결혼과 가정이라는 커다란 산을 넘는 중이다. 하루하루가 오늘에 만족하며 현실과 싸워나가기 바쁘던 나에게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던져졌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아무것도 채워져 있지 않았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행복한 상상을 하며 소망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왕이면 실현 가능한 소망으로 말이다.

넌 어디에 가보고 싶니?
여행은 가장 쉬운 실현 가능한 소망이다. 약간의 비용과 시간만 있다면 가능하니 말이다. 나는 여행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나에게 위 두 가지 조건 중 무언가가 항상 부족해 왔다. 돈이 없든가 휴가가 없든가. 마음속으로 언제나 이번 여름에는 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하는 계획을 세우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과 부족한 연차를 생각하면 항상 망설여진다. 하지만 나에게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는 있다. 바로 오로라 여행. 최근 들어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진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나 화이트호스, 북유럽지역 등지에서 여러 날 동안 체류하며 밤하늘의 장관을 기다리는 여행. 막상 떠난다고 해도 오로라를 직접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불확실성. 날씨와 계절, 달의 위상과 밝기, 태양의 흑점활동까지 너무나 많은 요소를 고려해서 찾아가도 정작 아무것도 못 보고 돌아온 이들이 부지기수인 여행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직접 오로라를 내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그 답을 찾지 못하리라. 

   
 
   
 
   
 
   
 

 
넌 무얼 해보고 싶니?
어릴 적부터 나는 소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날고 싶다”는 것. 약간은 추상적이면서도 유치한 아이들 장난 같은 이 소원은 현재 진행 중이다. 2년쯤 전부터 시작한 패러글라이딩이 그것. 아직은 단독비행 20여 차례에 불과한 초보 비행사이기는 하지만 처녀비행 때의 그 기분을 아직도 기억한다. 중력을 거스르고 바람의 무게를 느낄 수 있던 그 시간,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높은 높이에 대한 긴장감마저 날려버릴 만큼 비행이 나에게 주는 매력은 큰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것을 찾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패러글라이딩은 별도로 하면서 스카이다이빙과 초경량비행기 조종에 도전해보고 싶다. 단순한 체험용 탠덤비행(교관과 같이 하는 2인 비행)이 아닌 전문 교육을 통해 비행자격을 가지고 내 마음껏 하늘을 날고 싶다. 패러글라이딩과는 다른 느낌의 비행. 어떤 것이 더 내가 원하던 비행에 가까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분명 매력이 있는 일이다. 아직은 계획도 채 세우지 못한 기약 없는 소망일뿐이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추진해보고 싶다.

   
 
   
 
   
 
   
 
   
 

 
넌 어떤 사람이 될래?
나의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채워 가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질문인 것 같다. 나에게 성공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는 항상 바뀌어왔다. 그때그때 마다의 내가 처한 상황과 처지에 따라 그 목표치가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한때는 단순히 네이버 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가는 정도면 성공한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또 한때는 평생 돈 걱정 안 하며 좋은 직장에서 월급 받아가며 노후에 자식들에게 집 한 채 사줄 정도 돈만 벌면 성공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도 지금 생각해보면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는 것 같다.
나름 인생의 전성기라 생각하는 시기를 걷고 있으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의 나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은 필요하지만 힘든 일인 것 같다. 아직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공란으로 남겨둔 채 그 답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남들이 이것을 공부하고 이것을 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조언을 많이들 하지만,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그것이 아닐 것이다.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 찾아내어 그대로 행하는 것. 그것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내 진정한 버킷리스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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