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뭐니뭐니해도 DIY가 아닐까요?
저도 나름 DIY 세계에 빠져있는데 좀 색다른 분야입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DIY 이펙터입니다.
여기서 이펙터란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드리자면 공연 같은데 가보면 기타 연주 시 굉장히 묵직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주는 것처럼 원래의 소리를 변조해서 다양한 소리를 내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이펙터의 종류는 잘 아시는 Delay, Reverb, Compressor부터 약간은 생소한 Overdrive, Phaser, booster, Fuzz 등 수십 종에 이르는데요.
가격은 브랜드 및 음질에 따라 최소 몇만 원부터 최대 몇십만 원에 이르는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주자의 욕심에 따라 많게는 수십의 이펙터를 소유하기도 하는데요. 요즘 몇 년 사이에는 하나의 장비로 다양한 이펙터의 소리를 낼 수 있는 디지털 이펙터들이 나오면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LP가 나름대로의 감성을 가지고 있듯이 디지털 이펙터가 낼 수 없는 아날로그적인 소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오래되고 유명했던 이펙터 도면을 복원하고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DIY 이펙터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른 DIY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작 이펙터 또한 어느 정도의 전기적인 지식을 요하는데요. 그 수준이 너무 전문적이지 않기에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으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필요한 각종 재료와 회로도 등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자세한 제작법 또한 공유되고 있으니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한 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아마 인내심일 겁니다.
그 이유는 이펙터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엄청 노력이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심혈을 기울여 도면을 보면서 부품 하나하나 제대로 기판에 꽂고 납땝질로 전선을 연결하면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고 보면 되는데요.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합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기타에 연결했을 때 소리가 안 나오거나 아주 괴상한 소리가 나면 그때부터 약간 혈압이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도면을 다시 처음부터 보면서 납땜질 된 부품이나 전선을 풀기를 수십 번…(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정말 납땝을 빨아들이는 작업은 정말 힘듭니다) 작업한 책상은 점점 난장판이 되어가고 시간이 새벽으로 넘어가면서 정신은 점점 혼미해지고 자고는 싶지만 끝을 보는 성격인지라 그렇게도 못하겠고 결국엔 별거 아닌 소리 한 번 듣고 바로 잠자리에 들기도 합니다.
한번은 커패시터 극성을 잘못 연결해서 커패시터가 터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커패시터 타는 냄새는 쉽게 안 빠지고 정말 고약합니다. 이런 순간에는 정말이지 다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수도 없이 들기도 하고 정말 시중의 제품을 사는 편이 차라리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면서 만든 자기만의 이펙터에 애착이 생기게 되고, 하나씩 늘어나는 이펙터를 보고 있으면 나름 자부심도 생기고, 기타 연주를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마음이 금세 수그러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요즘엔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기자는 주의라 설렁설렁 만들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것저것 필요한 이펙터들을 만드느라 제 원래 취미인 일렉기타 연주시간은 오히려 줄고 있으니 어떤 쪽이 이득인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아직도 필요한 이펙터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저의 최종 목표이자 아직까지 시간이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요. 다름 아닌 진공관 기타 앰프제작입니다. 이펙터에 비하면 많이 어려운 작업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기타 앰프를 제작해서 그동안 만든 자작 이펙터와 기타를 연결해 연주해보고 싶네요~~
방송과기술 독자분들도 하시는 취미가 하나씩을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새로운 영역도 알게 되고, 나름 자부심도 생기고, 회사 업무를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여러모로 많은 도움과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갈 미래를 생각하며, 즐거운 취미 생활하시길 바라며, 이상으로 저의 독특한 취미소개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