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의 3개월간 남미 여행기

세 친구의 3개월간 남미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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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신형 BBS 라디오 기술부

때는 2014년도, 전공이 너무 어렵게 느껴져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다. 같은 처지인 친구를 찾았고, 그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여행 가자”
“어디로” “유럽은 너무 많이 가니까” “그럼 남미 가자”
벌써 준비하고 있었는지 대뜸 대답하는 그 친구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며칠 후 그는 다른 친구를 데려와서 이렇게 말했다. “얘도 갈 거야” 그렇게 고등 동창 셋이 모여 14년 12월 31일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직항 항공권이 없었기 때문에 경유해서 갈 수밖에 없었고, LA와 페루를 경유하여 약 40시간 정도 걸렸다. 남미는 위치상 우리나라와 정반대라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도 12월 31일이었다. 그러므로 31일에 출발하게 된다면 한 해의 마무리를 두 번씩이나 할 수 있다.
장시간 비행으로 시차 적응이 필요했던 우리는 공항 의자에서 잠들었는데 이런 행동은 절대 따라 하면 안 된다. 자칫하다가 공항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관광객의 물건을 본인들의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지갑, 여권, 핸드폰과 같이 귀중품들은 몸속에 작은 가방을 메고 넣어두는 것이 좋으며 배낭이나 캐리어 또한 내 몸에 가까이 두어야 한다. ‘이렇게 큰 가방을 어떻게 가져가겠어?’ 생각하지만 그들은 충분히 들고 도망가니 조심하도록 하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남미사랑 게스트하우스가 유명하다. 첫 숙소는 원활한 정보 공유를 위해 한인 숙소에 머물렀고 택시로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음식은 되도록 직접 해 먹는 편이 훨씬 저렴하다. 식당 물가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일반 마트에서 식자재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고기가 너무 싸다. 1kg에 6000~7000원 정도로 기억한다.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있지만 그 속담은 잊어도 된다. 육즙 넘쳐흐르고 육질 부드러워 입에서 녹으니 소고기 원 없이 먹어보도록 하자. 소고기는 Lomo, Angosto, Chorizo 세 개의 부위를 추천한다!
아르헨티나는 달러가 아닌 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전은 필수이다. 내가 여행할 당시만 해도 은행 환전소보다는 메인스트리트에서 환전하는 것이 2배가량 더 받을 수 있었다.
주요 길거리에 ‘깜비오(cambio)~ 깜비오(cambio)~’ 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환전을 도와준다. 주의할 점은 돈을 바꾸고 그 자리에서 지폐의 숫자 부분을 긁어 위조인지 아닌지 꼭 확인해야 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이과수로 가기 위한 경유지이다. 터미널에서 ‘푸에르토 이과수’로 가는 버스를 타고 시간은 대략 17시간 정도 걸린다. 워낙 오래가기 때문에 비행기처럼 기내식이 있고 화장실도 있다. 버스 종류는 ‘까마’와 ‘세미까마’ 두 종류이고 가장 큰 차이는 의자 조절 각도가 다르다는 점이며 약 180도까지 조절 가능한 까마를 타는 것이 신체 건강에 좋다.

이제 이과수로 떠나보자 ~
17시간 정도 버스에 있다 보니 꼭 필요한 게 있다. 목 베개, 귀마개, 안대 꼭 챙겨오도록 하자. 또한 장시간 운행으로 지루할 수 있으니 영화, 드라마 등 될 수 있는 대로 담아오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도착하면 ‘san martin 57’이라는 주소로 찾아가자 할머니와 손녀가 반겨줄 텐데 일반 가정집이고 한국인들만 손님으로 받는다고 하셨다. 할머니께서 흥이 많으셔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맛있는 저녁 식사도 차려 주시고 직접 키우시는 망고도 먹을 수 있다. 주말에 찾아간다면 교회 예배 가야 한다고 데려가시는데, 가서 노래도 부르고 마을의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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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 폭포는 너비 4.5km 평균낙차 70m이며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크다. 274개의 폭포가 존재하며 비가 오는 날이면 더 많은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폭포를 처음 본 순간 그 거대함 앞에 인간은 한없이 작다는 것을 느꼈고 멀리 있어도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리기 때문에 엄청난 청량감을 느꼈다.
이과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세 나라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이며, 투어는 아르헨티나 쪽과 브라질 쪽으로 나뉜다. 국경은 여권만 있으면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숙소에서 택시를 타고 브라질 이과수! 또는 아르헨티나 이과수! 하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과수 폭포로 갈 때 몇 가지 준비물이 있는데 보트를 타거나 걸어서 폭포 속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수영복과 우비를 챙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선글라스나 수경! 없으면 떨어지는 물 때문에 눈을 뜰 수가 없다. 보트투어는 폭포의 중심부 근처에서 시작하며 구명조끼를 입고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러 간다. 목욕탕 폭포 마사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상상 그 이상이다. 이과수 폭포로 가는 길 끝에는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폭포 중심부로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그곳에 서서 코앞의 폭포를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역
파타고니아 지역은 트래킹의 천국! 남미를 가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이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칼라파테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이동해야 편하며 엘찰튼, 토레스 델 파이네, 모레노 빙하 등 여러 가지 투어를 즐길 수 있다. 심지어 이곳은 해가 8~9시까지도 중천에 떠 있기 때문에 돌아다니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우리는 먼저 빙하를 보러 가기로 했다.
빙하를 밟는 날이 나에게 올까? 생각했는데 그날이 왔다. 투어를 신청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마을의 어느 숙소에서든 투어를 신청할 수 있고 예약이 완료된 날짜에 숙소 앞으로 픽업버스가 오며 탑승할 준비만 하면 된다. 다만 12월 초 ~ 2월 말까지는 초 성수기라 최소 3주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투어도중 태양 빛이 빙하에 반사돼서 얼굴이 타기 쉬우므로 피부를 소중히 한다면 그에 따른 준비물도 꼭 챙기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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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를 처음 마주 한순간 그 빛깔이 너무 아름다웠고 웅장한 크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빙하의 높이가 가장 높은 곳은 70m 정도 되고 가로 폭은 너무 넓어서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었다. 이때 또 한 가지 느낀 점은 ‘광각 렌즈 필수’, 빙하에는 안타까운 사실이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점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고 한다. 처음 빙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을 때 굉장히 시원하다고 느꼈지만 사실을 알고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빙하 위를 걸으러 갔다.

빙하 위를 걷기 위해서는 출발점에서 스파이크를 신고 시작한다. 빙하가 생각보다 매우 미끄러워서 스파이크는 필수이다. 투어 시간은 1~1시간 30분 정도이며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엄청난 선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위스키!!! 직접 채취한 빙하를 넣어 위스키를 마실 수 있다는 점!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역시나 즐거운 저녁 식사 시간이다. 엘 칼라파테 역시 아르헨티나이므로 마트에 장보러 출발~ 파타고니아 지역에는 quilmes라는 맥주가 있는데 아르헨티나 1등을 차지하고 있는 맥주이다. 식사 때마다 지참하도록 하며, 빈 병을 모아 마트에 반납하면 새로운 맥주를 받아올 수 있으니 이점 또한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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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가 자랑하는 한 국립공원으로 파타고니아 최고 절경이다. 이름은 파이네의 탑을 의미하며 그 길의 끝에 도달했을 때 세 개의 화강암 봉우리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그레이 빙하와 미라도르 전망대의 절경 스팟이 있다. 트래킹은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지만 그중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w코스와 o코스이며 본인은 w코스를 다녀왔다. 전자는 정상에서 국립공원을 보는 관점이며 3박 4일의 기간으로 잡고 w의 형태로 트래킹을 하는 것이며, 후자는 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것으로 5박 6일의 기간을 잡는다.

토레스 델 파이네로 가는 길은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시작되며, 이곳에서 각종 캠핑 장비들을 대여할 수 있다. 그 당시 트래킹을 다녀온 분들의 말에 의하면 국립공원 내부는 심한 강풍이 불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침낭 두 개는 필수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 우리는 당연히 침낭을 두 개씩 빌렸고, 추위를 버티기 위해 더 많은 의류를 챙겨 갔다. 배낭은 보통 20kg~30kg 정도 나가기 때문에 3박 4일의 일정을 견뎌 내려면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막상 트래킹을 시작했을 때 날씨가 어마 무시하게 맑고 깨끗해서 방한도구와 여분의 침낭은 사용하지도 못하고 계속 들고 다니기만 했다. 허리가 부서질 것 같아서 짐을 줄이려고 가져온 4일치의 식량 중 일부를 첫날 먹어 치워버렸고 결과적으로 조금 가벼운 배낭을 얻은 대신 식량을 잃었다. 하지만 날씨 덕에 국립공원 그대로를 눈으로 담을 수 있었고, 밤에도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마지막 날 밤에는 텐트 밖에서 하늘에 별을 세며 트래킹을 마무리했는데 여기서!! 와인 하나를 추천하고 싶다. 칠레산 와인인 디아블로를 마시면서 하늘을 본다면 천국이 따로 없을 것이다. 캠핑하던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고 그곳에서 잠을 잤을 때는 침낭이 아닌 별을 덮고 잤다고 말하고 싶다.

토레스 델 파이네 (5)

칠레 아타카마
남미대륙에는 안데스산맥이 길게 뻗어 있는데 칠레 쪽에는 1600km에 걸쳐 펼쳐진 아타카마 사막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메마른 지역이기 때문에 밤하늘은 수많은 별로 가득 차 있다. 아쉽게도 본인이 갔던 날은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 무지 습한 날씨였는데, 신기하게도 불과 며칠 전에 폭우로 인해 꽃이 만개하는 기현상이 있었던지라 아닌 밤중에 사막에서 습함을 느꼈다. 갑자기 내린 폭우로 황색 사막에 보랏빛 꽃이 피는 아름다운 절경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내면에는 환경이 점점 파괴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 숨어있는 것 같다. 안타까움을 뒤로한 채 사막여행을 시작하였다.
아타카마에서는 달의 계곡(valle de la luna) 투어가 가장 유명하다. 여행사에서 쉽게 신청할 수 있고 오후 4시 시작하는 투어로 예약하는 것이 좋은데 일몰 시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을에 물든 사막의 주황빛 하늘은 너무 아름답다. 달의 계곡 투어에는 또 다른 방식이 있는데 아타카마는 우유니로 가는 경유지이므로 국경을 넘어 볼리비아로 가는 투어를 같이 운영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급하게 움직이는 느낌이 있어서 따로 진행하였다.
투어를 시작하면 16명 정도가 한 팀으로 이동하고 처음 도착한 곳은 ‘3개의 마리아상’으로 자세히 보면 아이를 안고 있는 마리아를 볼 수 있다. 이후 사막 위를 걷는 트래킹을 시작하는데 사막 모래알들이 정말 곱고 부드럽다. 그렇지만 신발을 벗고 걷지는 말자 햇볕에 데워져서 아주 뜨끈뜨끈하니 발이 익을지도 모른다.

트래킹을 진행하면서 정상에 도달하면 일몰 시각에 맞춰 주황색으로 물든 사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타카마 사막의 모습은 영화 ‘마션’의 배경이랑 너무 닮은 것 같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모래만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제는 화성에 다녀왔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여러분들도 다녀오세요~ 우주 화성 말고 남미 화성에…

볼리비아 우유니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비경 중 하나인 우유니! 그 우유니를 다녀왔다. 우유니 소금사막은 볼리비아에 있으며 이곳은 비자가 필요한 곳이므로 사전에 준비해 두어야 한다. 하지만 없어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국경에서 60달러를 지불하면 바로 통과시켜주기 때문에 비자가 없어도 심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볼리비아 국경에서부터는 4인을 한 조로 지프차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비포장도로의 산악을 이동하며 7시간 정도 소요되고, 해발 3500m 지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동 중 고산증세가 여행자들을 반겨줄 것이다. 본인은 적혈구 수가 많으니 고산병 약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멍청한 행동이었다. 꼭 고산병 약을 챙기기를 추천하며, 두통약이 고산증세 완화에 도움이 되니 기억해 두도록 하자.

고산과 함께 도착한 우유니에서 선셋, 선라이즈 투어가 있으며 당연히 두 투어 모두 강력히 추천한다. 투어는 마을의 여행사가 많기 때문에 쉽게 신청할 수 있다.

투어는 마을에서 지프차를 타고 출발하며 사막에 도착하면 차의 윗부분에 앉을 수 있게 해주는데 소금사막의 짠 기운을 느끼며 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처음 소금사막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 공간은 생전 처음 보는 공간이었다. 원근감이 없다 보니 앞뒤 분간도 못 하고, 물에 반사된 하늘 때문에 하늘과 땅도 분간하기 어렵고,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에서 밤과 낮이 동시에 존재하니까 흐르는 시간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또 토네이도가 보이기도 하고 번개가 보이기도 하고 모든 것이 한 번에 보여 너무 새로웠다. 사진으로 아닌 직접 봤다는 것에 스스로 너무 만족감을 느꼈다.

투어의 일정 시간 지나면 가이드가 ‘바모스(vamos) 바모스(vamos)!’ 하면서 재촉한다. 바모스는 스페인어로 서둘러! 빨리!를 뜻하는데 함께했던 가이드에게 같이 사진 찍자고 권유했더니 바모스란 말이 쏙 하고 들어가 버렸다. 가이드가 말하기를 직업으로써 여행자들의 사진을 찍어주기만 했지 본인들이 담긴 사진이 없다고 말했다. 이참에 사진 많이 찍어서 여행사에 걸어두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그 사진이 걸려있는지 모르겠다.

투어에 관해 약간의 팁이 있다면 선셋투어 할 때 보름달 뜨는 날 맞춰서 가는 것이 좋다. 달이 뜨는 문라이즈까지 볼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투어 하나로 해와 달을 잡을 기회! 우기인 12~3월에는 물찬 우유니라고 불리며 하늘과 땅이 반사되는 사진을 질리도록 찍을 수 있고 반대로 건기일 때는 원근감이 없는 사진을 더 강조하여 찍을 수 있다. 3개월간의 여행기를 설명하기엔 많이 부족하지만 여기서 이만 줄이며 남미여행은 죽기 전에 꼭 한번 다녀오길 추천한다.

우유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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