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발표

지난 2015년 12월 ‘지상파 UHD 방송 도입을 위한 정책방안’ 발표 후 5년 만인 2020년 12월 9일 ‘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의해 발표되었다. 5년 전 ‘UHD 방송 도입’을 골자로 했다면, 이번에는 ‘UHD 활성화’가 골자로 UHD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안이 도입되게 된다.

UHD 방송 도입과 활성화
현재 UHD 방송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3840×2160이라는 해상도에 몰두한 나머지 HD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ATSC 3.0 표준을 국내 지상파방송에 도입했으나 과도한 비대칭 규제와 현실성이 부족한 정책으로 힘들게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모바일 UHD 방송과 다채널 방송, UHDTV 내장안테나 등 여러 서비스와 개선 방안을 지상파 방송사는 정부에 요구했으나 시행되지 못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UHD 방송을 제작하기 위한 시간과 인력, 장비 등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비용과 추가 인력을 필요로 했다. UHD 방송을 한다고, 광고비가 올라가지는 않으니 방송사 입장에서도 필요 예산 확보에 있어 난감한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등 일부 프로그램을 UHD로 제작하였으나 떨어지는 직접 수신율 탓에 이를 UHD 방식으로 시청하는 국민은 극소수였고, UHD HDR 콘테츠를 본다는 것은 방송미디어관련 전시장에서나 가능한 정도였다. 보다 현실적인 편성비율 지정과 UHD 콘텐츠에 대한 투자도 없어 방송국 내에서도 UHD 방송 제작은 점차 기피하게 되고, 있던 계획마다 철회하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OTT 사업자의 과감한 투자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방송의 문턱을 낮추고, 세계적인 고품질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져 갔으며, 2020년 코로나19 발병은 비대면 언택트 사회로의 진입으로 지상파의 광고 매출은 더욱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책 규제와 사회 변화가 함께 일어나며 지상파 UHD 방송은 활성화하고는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지상파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 주요 내용

방통위와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수정된 UHD 정책안을 위해 지상파와 통신사, 가전사의 의견을 수렴하였고, 본래 2020년 7월 예정이었다가 연기되어 지난 12월 드디어 UHD 활성화 정책방안이 공개되었다.
주요 골자는 지역방송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수용해 전국망 구축을 2023년까지 순연하고, UHD 콘텐츠 최소편성 의무를 전국망 구축 일정과 연계하여 23년 50% 편성을 25%로 경감하는 등 현실을 반영했다. 또한, 시청자가 공시청설비, 셋톱박스를 통한 직접수신은 물론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및 보급에 힘쓰고, 사업자간 협의 후 이를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덧붙여 UHD 방송 표준인 ATSC 3.0의 가능성을 서비스화한다. 공익적 목적의 다채널서비스 시범방송 허용과 이와 관련한 법령 개정, 모바일 특화 채널, 5G와의 융합서비스 등의 시범방송도 추진될 예정이다. 지역 및 중소방송사에 대한 UHD 콘텐츠 제작과 인력양성 등의 지원도 단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수정된 UHD 방송 활성화 정책방안을 적극 구체화해 나가고, UHD 망 구축과 고품질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재원 확충을 광고·편성 등 비대칭 규제 개선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망 구축 완료 시점인 2023년 이번 정책방안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정책방안 조정 및 보완을 계획하고 있다.

UHD 방송 주요 경과
정부는 HD 방송 이후 차세대 지상파방송 서비스로 UHD 방송 도입을 추진하고, 15년 12월 지상파 UHD 방송도입을 위한 정책방안을 발표한다. 전국망 구축 일정과 UHD 방송 편성 비율, 지상파방송사의 투자 계획 등이 포함된 정책으로 코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UHD 방송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었다. 17년 5월 수도권 본방송이 개시되었고, 같은 해 12월 광역시 및 평창·강릉에서 UHD 방송 수신이 가능해졌다. 지상파방송사는 강릉 일대에서 UHD 모바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버스를 운영하였고, 관련 실험방송을 실시했다. UHD 방송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중계했으며, TIVIVA 서비스와 재난경보 시범서비스 등을 도입하여 개시하였다. ATSC 3.0 표준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정부의 허가만 기다리는 상황이었으나 규제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 사이 방송국 내외부에서는 방송 환경이 급변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투자 여력이 약화되었고, IP를 기반으로 하는 IPTV와 OTT 서비스의 성장이 가파르게 올랐다. 산업, 기술, 정책에 있어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하였고, 정부도 지상파 UHD 추진점검 TF와 지상파 UHD 활성화 추진단 등을 조직하는 등 각 사업자의 의견을 듣고, 정책 수정 및 보완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현재 수도권과 광역시·평창·강릉 지역의 UHD 방송망 구축으로 국내 약 70%의 지역에서 UHD 시청이 가능하고, UHDTV의 보급도 높아졌지만 UHD 방송 수신율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UHD 콘텐츠 제작은 여전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관련 기술 인력 양성도 해오고 있지만 장비 보급과 인력 부족 등 HD 대비 6배의 인프라가 필요한 UHD 제작의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답보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UHD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극복과제를 선정하여 개선된 정책방안을 내놓게 되었다.

UHD 활성화 추진 계획
정부는 시청자 이익과 방송산업 발전을 목표로 하되 관련 산업, 기술, 정책 여건과 전망을 감안하여 지상파 UHD 도입일정을 조정하기로 하였고, ATSC 3.0 표준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도입하고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UHD 콘텐츠 제작, 인력양성, 기술개발 지원과 함께 UHD 활성화 기반마련을 위한 법‧제도정비, 규제 개선 등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크게 6개의 추진 과제를 선정하고 기존 정책을 보완하여 시청자가 행복한 고품격 방송서비스 실현을 이룩한다는 목표를 선정했다.

UHD 전국 방송망 완료
본래 21년까지 전국 시·군 지역까지 UHD 방송망을 구축하기로 하였으나 지방방송사의 재정 악화 등 현실을 고려하여 최대 2년 순연하였다. 21년 지상파 UHD 방송표준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실험을 위해 KBS 제주를 시작으로 23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시·군 지역 UHD 방송망 구축 완료 이후에는 HD 수준으로 UHD 방송 수신율 향상을 추진하여 27년 전국 평균 90% 이상의 UHD 방송 수신율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HD 방송 시청자 접근성 향상
현재 UHDTV는 국내 정식 발매된 ATSC 3.0 표준 지원 제품과 이전의 유럽형 DVB-T2 방식의 TV, 그밖에 중소기업 제품 및 해외구매 TV 등으로 UHDTV 보급률을 높아지고 있지만 지상파 UHD 방송 직접수신에 있어서는 얘기가 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직접 수신환경 개선과 UHD 시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ATSC 3.0 수신칩 미포함 TV에서도 지상파 UHD 시청이 가능해지는 범용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21년까지 EBS의 UHD 방송콘텐츠의 조속한 송출을 위해 관련법령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며, 유료방송 재송신 협상을 지원하여 유료방송에서도 지상파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지상파 UHD 방송 콘텐츠 재송신에 대해 사업자 간의 협의를 이끌 계획이다.

UHD 콘텐츠 공급 단계적 확대
UHD 전국망 구축 일정과 연계하여 콘텐츠 최소 편성비율은 20년~22년 20%, 23년 25%, 24년 35%, 25년~26년은 50%로 조정(KBS · MBC 본사, SBS 기준, 지역방송국(사)는 UHD 콘텐츠 자체편성 상황을 고려하여 23년부터 기준보다 5% 하향)하여 기존 방안 대비 50% 경감하였다. 27년 이후의 편성비율은 23년 콘텐츠 제작 여건과 전망 등을 고려하여 정책 재검토 시 결정될 예정이다.

UHD 기술 기반 혁신서비스 제공
지상파 다채널 방송과 UHD 모바일 서비스 도입이 가능해졌고, 5G 등 통신과의 융합기술 서비스의 상용화가 추진된다.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이미 허가된 1개의 채널(주채널) 이외 공익적 목적 등의 부가채널 및 혁신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경우 간소화된 절차로 21년 시범방송이 허용되고, 본방송 허가에 필요한 법령 개정도 병행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지상파방송사업자가 고정형 UHD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 내에서 이동형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도록 시범방송이 올해부터 허용된다. 이미 지상파 3사는 작년부터 제주 테크노파크에 ATSC 3.0 방송망 구축을 통한 실험용 주파수 확보로 UHD 모바일 서비스 검증을 위한 실험방송을 추진 중에 있어 기술적 어려움을 미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ATSC 3.0 표준이 IP를 지원하므로 5G와의 연계는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차량에서의 지상파 방송 시청과 맞춤형 광고 방송, 끊김없는 방송 시청 등이 가능해지며, 현재 SKT의 Cast.Era 등에서 적극적으로 준비 중에 있다. 또한 4K UHD를 넘어 8K UHD 방송 관련 기술 개발도 추진하여 일본과 중국 등 8K 방송을 준비 중인 국가에 뒤지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UHD 법·제도정비
신속한 혁신서비스 제도화와 비대칭 규제 개선 등으로 지상파방송사의 차세대서비스 전환을 지원하여 국민 보편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다채널 방송 등 도입을 위한 방송법령상 ‘부가채널’ 개념 정의 등 혁신서비스 도입 기반을 마련하고, 지상파 비대칭 규제개선에 힘쓴다. 지역․중소방송의 권역별 상호겸영 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미디어 환경변화를 고려하여 지상파-유료방송 간 비대칭규제 개선방안 마련 및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중간광고 등에서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가 주장한 비대칭 규제 개선에 대한 허용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지상파의 재정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UHD 투자재원 확충
UHD 콘텐츠 제작 지원과 인력양성은 UHD 투자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도 다양한 정부 지원으로 UHD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고, UHD 관련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UHD 효과가 뛰어난 다큐멘터리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방송콘텐츠에 대한 지원과 제작·편성 인력에 대한 실습교육 지원 등은 증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는 관련 지원과 함께 지역방송 등 UHD 콘텐츠 제작여건을 조성하고, UHD 혁신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 개발 등 UHD 정책연구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성공적인 UHD 방송 활성화를 위해
‘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에서는 그동안 지상파방송사가 지적한 정책 및 서비스 관련 규제 등이 해소되고, 전국망 구축과 최소 편성 비율에 있어 현실을 반영할 예정이며, UHD 방송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콘텐츠 제작 지원 및 관련 인력양성 등에 대한 지원도 늘어날 것으로 계획되고 있어,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는 UHD 방송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어서 새로운 신규 서비스 도입에 있어 기술 도입과 서비스 보급 등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걱정이 되는 부분이며, 이미 해외 OTT 서비스는 어느 정도 성숙한 산업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UHD 방송과 관련 부가서비스를 통해 지상파방송의 부흥이 될지도 미지수이다. 하지만 이제라도 진정한 차세대 방송의 진면목을 국민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UHD 도입을 넘어 성숙된 방송시장 구축과 관련 생태계의 성장을 꿈꾸는 지상파 방송의 이유 있는 변신이 보다 응원을 받고, 진정한 UHD 방송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자료 참조 :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상파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안(20.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