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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show 2026 참관기

Guangzhou Entertainment Technology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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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동훈 MBC 제작기술국 조명감독


2026년 4월 6일부터 8일까지 중국 광저우 파저우 전시장(Canton Fair Complex)에서 개최된 GETshow(Guangzhou Entertainment Technology Show) 2026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술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거대한 장이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한 이번 전시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15만 제곱미터 면적에서 1,000여 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가 참여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 전시 개요

・ 규모 : 총 14개의 전문 전시관(Area A&D) 운영
・ 구성 : 프로페셔널 조명 및 음향, LED 디스플레이, 스테이지 효과, 레이저 기술 등 전 분야 망라
・ 참가 : ACME, CKC, OMARTE 등 글로벌 조명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기반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여
차세대 광원과 제어 솔루션 공개

GETshow D전시홀 평면도 중 일부
GETshow D전시홀 평면도 중 일부
입장 풍경
입장 풍경
전시장 외부 전경
전시장 외부 전경
전시장 내부 분위기
전시장 내부 분위기


2. 기술과 예술의 심층적 융합, Cshow

올해 전시의 핵심은 기술이 예술적 스토리텔링의 중심이 되는 Cshow였다. Cshow는 GETshow 2026의 가장 상징적인 부대행사로, 전 세계 조명 디자이너와 방송기술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규모 몰입형 라이팅 쇼다. 단순한 빛의 움직임이 아니라 음향, 조명, 영상, 특수효과가 하나의 타임라인 위에서 완벽하게 동기화되는 통합 제어 시스템의 정수를 선보였다.

GETshow 2026 Cshow (홀 17.2)
GETshow 2026 Cshow (홀 17.2)


Cshow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수백 대에 달하는 방대한 장비가 단 1프레임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제어된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음악의 비트에 맞춰 조명이 기민하게 반응하는, 이른바 비트 싱크의 정밀함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오디오 소스와 조명 신호가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완벽한 타이밍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은 복잡한 다매체 통합 제어 시스템의 높은 완성도를 입증했다.
ACME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부스마다 전문 디자인 팀이 협력하여 구성한 독창적인 테마 쇼는 관객을 공간 전체로 빨아들이는 듯한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했다. 수백 대의 하이엔드 무빙헤드와 고출력 LED 레이저 광원이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은 관객이 빛과 소리의 공간 안에 완전히 매몰되는 압도적인 몰입형 경험을 구현했다.

Ayrton 부스(왼쪽)/EK 부스(오른쪽 위)/CKC 부스(오른쪽 아래)
Ayrton 부스(왼쪽)/EK 부스(오른쪽 위)/CKC 부스(오른쪽 아래)

 

Cshow가 시스템의 통합을 보여주었다면, 개별 브랜드 부스에서는 장비 개별의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ACME 부스의 라이팅 쇼는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비는 TORNADO였다. 이 장비는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색감을 내는 워시 조명이지만, 각각의 유닛이 마치 빔 조명처럼 하나하나 독립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독특한 구동 방식을 선보였다. 워시 특유의 풍성한 면 처리와 빔의 역동적인 직진성을 동시에 구현한 TORNADO의 움직임은 화려하고 입체적인 무대 연출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은 ARYTON을 비롯한 여러 선도 브랜드에서도 이와 유사한 콘셉트의 장비들을 대거 출품했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시장의 기술력이 일정 부분 상향 평준화되면서 전시장 곳곳에서 비슷한 사양의 장비들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이는 기술적 보편화를 실감케 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브랜드 고유의 개성이 다소 희석되어 평범하고 정형화된 인상을 주기도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ACME 부스 라이팅 쇼
ACME 부스 라이팅 쇼

 

3. 공장 견학 및 라이팅쇼 관람
이번 GETshow 2026 참관의 여정은 전시장 내 화려한 퍼포먼스를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조 현장의 공기를 직접 느껴보기 위한 CKC와 OMARTE의 공장 방문으로 이어졌다. 전시장 부스에서 마주했던 기술적 성취들이 실제 어떠한 제조 철학과 공정을 통해 완성되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 CKC : 빔의 완성도와 CMY 시스템의 정교함
CKC 라이팅 쇼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압도적인 빔의 엣지 처리와 컬러 체이스(Color Chase) 성능이었다. 보통 고출력 빔 조명에서 흔히 발생하는 외곽의 빛 번짐이나 왜곡 없이 직선으로 곧게 뻗어 나가는 엣지 라인이 매우 정교하게 구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CMY 컬러 시스템의 색 전환과 체이스 과정이 대단히 부드럽게 이어졌으며, 색 단차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밝기와 색의 밸런스가 뛰어났다.

Screenshot

CKC 라이팅 쇼
CKC 라이팅 쇼


이어진 생산 공장 견학에서는 이러한 광학적 완성도가 철저한 검증 공정과 현대화된 제조 시스템에서 비롯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었다. 작업자가 부품을 직접 실어 나르는 대신, 바닥의 QR 코드를 인식하며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자동 운반 로봇들이 무거운 조명 부품들을 일사불란하게 나르고 있었다. 조립 공정은 숙련된 인적 자원에 의해 세밀하게 이루어지되, 부품 공급과 대형 지게차를 활용한 물류 이동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여 공정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한 점이 돋보였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방송기술진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가혹한 환경 테스트를 거치는 에이징 공정뿐만 아니라, 별도로 마련된 노이즈 레벨 테스트 룸에서는 장비 구동 시 발생하는 미세한 소음까지 하나하나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단순히 기준치를 통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축적하여 성능을 개선해 나가려는 이러한 집요함은, 소음에 민감하고 방송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기술인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는 대목이었다.

노이즈 레벨 테스트 룸 사진
노이즈 레벨 테스트 룸 사진

에이징 공정 중인 조명 장비와 실제 공정 모습
에이징 공정 중인 조명 장비와 실제 공정 모습


◊ OMARTE : 레이저 광원의 실험적 도전과 향후 과제

OMARTE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의 LED 광원을 넘어 차세대 광원인 레이저 빔 기술을 실험적으로 선보이며 향후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시연된 레이저 빔 장비는 광원의 특성상 매우 선명한 색감과 압도적인 고출력을 보여주었으나,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레이저 특유의 직진성은 우수했지만, 먼 거리까지 투사되었을 때 빔의 엣지 라인이 선명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다소 무뎌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레이저 조명이 야외 대형 공연이나 원거리 연출에서 주류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광학적 난관이라 할 수 있다.

Screenshot

OMARTE 라이팅 쇼
OMARTE 라이팅 쇼

 

그럼에도 레이저 조명은 차세대 방송 장비로서 눈여겨볼 만한 혁신적인 장점들을 대거 갖추고 있다. 과거 레이저 광원은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손상시키는 등 제작 환경에서의 제약이 컸으나, 최근 기술 발전을 통해 이러한 안정성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레이저 광원은 높은 광 변환 효율을 바탕으로 기존 빔 라이트 대비 전력 소모를 혁신적으로 줄였으며, 낮은 발열 특성 덕분에 장비의 내구성은 물론 스튜디오 제작 시 저소음 환경 구현에도 매우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고 있다.
이러한 저전력/저발열 특성은 장기적으로 유지보수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며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비록 현재는 광학적 정밀도를 완성해가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지만, 안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 레이저 조명은 향후 방송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실제 공정 모습
실제 공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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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중인 OMARTE BEAM 장비
조립 중인 OMARTE BEAM 장비


4. 후기

미디어 산업의 미래가 단일 장비의 사양을 넘어 통합 솔루션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GETshow 2026 전시장 곳곳에서 펼쳐진 라이팅 쇼는 조명이 단순히 빛을 내는 도구를 넘어 IP 기반 네트워크 안에서 영상 및 음향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데이터 허브로 진화했음을 입증했다. 특히 수많은 라이팅 쇼를 오차 없이 수행해낼 만큼 고도화된 IP 프로토콜의 안정성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며, 이는 복잡한 대규모 제작 환경에서도 IP 기반 제어 시스템이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섰음을 보여주었다.

Visitor Guide
Visitor Guide
여러 전시 부스의 조명장비들
여러 전시 부스의 조명장비들


또한 생산 현장 방문은 중국 조명 산업이 단순 제조를 넘어 정밀 공학 기반의 기술 혁신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 계기였다. 전시장에서는 브랜드별로 특화된 고출력 빔 성능과 섬세한 광학 제어 기술이 돋보였으며, 공장 견학에서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과 철저한 테스트 공정을 통해 하드웨어적 신뢰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중국산 조명 기기가 기존에 저렴한 대신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한참 뛰어넘어 하이엔드 방송 제작 환경에서도 충분한 안정성을 확보했음을 일깨워 주었다.

글로벌 시장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되며 장비의 개성이 다소 모호해지는 흐름 속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신뢰도와 우리 제작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선별해내는 냉철한 안목이다. 기술적 본질을 꿰뚫어 보고 쇼의 화려함을 예술적 감동으로 승화시키는 조명감독의 역량이야말로 대한민국 미디어 콘텐츠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한국방송조명협회원들과 찍은 사진들
한국방송조명협회원들과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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