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은 규모를 갖추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가 갖고 있는 다섯 개의 모든 전시장을 가득 메웠으며, 또한 북쪽에 있는 힐튼 호텔과 남쪽에 있는 베니션 호텔에도 부스가 마련되었다. 이와 함께 컨벤션 센터의 미팅 룸에서는 나흘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컨퍼런스가 진행되었다. 필자는 3DTV 방송시스템 기술개발 공동연구 과제의 일환으로 참석하여 주로 3D 관련 기술 및 시장 동향을 살펴보았다.
Conference on 3D
컨퍼런스는 여러 분과에서 3D를 다루었지만 Home Entertainment and Lifestyle Technologies 분과에서 ‘3D on the Go’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은 특히 흥미로웠다. 참석한 패널들은 TV에 국한하지 않고, 전화기, 카메라, 태블릿 등 다양한 기기들로 범위를 확장하여 3D가 일상생활에 깊숙이 녹아들어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여러 문제점도 토로했다. LG Mobile의 YS 장은 3D가 TV를 넘어 다양한 통신 기기들에 적용되는 데 있어서 안경 없이 3D를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드림웍스의 매너드는 무안경 3D 패널의 기술적인 문제나 제작비용이 매우 높은 3D 콘텐츠 공급부족 문제 등을 언급하며 상용화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회자인 뉴욕타임즈의 토브는 이러한 기기들의 통신이 3D를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보았다. 이외에도 3D 광고와 2D-to-3D 변환 기술, 3D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3D 기술이 확산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Exhibition on 3D
전시회에서 찾은 새로운 3D 기술로서 Sisvel 사가 내놓은 새로운 3D 콘텐츠 전송 방식인 3D Tile 포맷이 눈길을 끌었다. 이 방식은 왼쪽 영상을 유지하고 오른쪽 영상을 세 조각으로 나누어 보내는 방식으로, 기존의 frame compatible 방식이 갖는 문제점을 보완하여 원영상을 왜곡 없이 볼 수 있으면서도 원영상의 비율을 유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에서는 베트남에서 이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ESPN이 3D로 이틀간 방송을 진행한 것도 흥미로웠다. 두 개의 스튜디오 3D 카메라와 두 개의 ENG 3D 카메라, 한 개의 지미짚으로 촬영하였으며 부스에 설치된 모니터에 바로 보여주었다. 이들의 3D는 움직임이 격렬한 스포츠임을 감안하여 3D의 깊이는 깊지 않았으며, 비교적 편안하고 안정된 영상을 제공했다.
여러 제조사들이 내놓은 3DTV도 중요한 이슈였다. 3DTV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LG전자는 부스 대부분을 3D로 꾸몄다. 기존의 3DTV와 3D 프로젝터뿐만 아니라 무안경 3D 모니터도 선보여 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반면 삼성은 3DTV를 전혀 내놓지 않았다.
Sony, Toshiba 등의 일본 업계는 무안경 3DTV를 많이 내놓았다는 특징이 있었다. 좁은 시야각과 시청 거리에 대한 제약은 여전히 있었지만, 화질이 보다 선명해져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Haier, HiSense, Changhong 등 중국의 가전 업체들도 기존의 3DTV뿐만 아니라 무안경 3DTV도 내놓아 자사의 기술을 선보였지만, 품질과 디자인이 많이 떨어져 이목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스마트 기기에서도 3D 열풍이 불고 있었다. 디스플레이가 작아 시청자의 시야각과 시청 거리가 특정 범위 내에 들어오기 때문에 무안경 3D로 개발되고 있었다. 또한 3D@Home 컨소시엄 부스에서는 실시간으로 2D를 3D로 변환하는 3D-Bee라는 장치와 기존의 스마트폰으로도 3D를 볼 수 있는 부착형 필름과 콘텐츠 재생 애플리케이션 등을 선보였다.
Exhibition on Others
3D 이외에 가장 많은 부스를 차지한 품목은 스마트 기기였다. 수많은 회사들이 모바일용 공개 OS인 안드로이드를 이용하여 모바일폰과 태블릿 등을 개발하였으며 자사의 기기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하여 방문객을 맞았다. 하지만 대부분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수준이었으며, 이들을 이용한 서비스 모델로의 확장은 차기의 연구과제로 남겨두었다.
마치며
이번 CES를 통해 바라본 3DTV는 이제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었다. 또한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언제나 3D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3D 콘텐츠의 부족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는 게임이 선도하고 있지만 방송사와 같은 콘텐츠 제작사들이 더욱 노력해야할 부분이다. 3D 콘텐츠 제작기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채널 및 주파수 확보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