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과 삶
김 부 현 YTN 제작기술국 뉴스기술1팀 음향감독
지난 2024년 1월, YTN에 새롭게 합류한 김부현 신입사원은 원하던 음향 엔지니어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뉴스 생방송의 음향 제작은 앵커와 기자들의 마이크와 인터컴 등 각종 방송 장비의 사전 점검과 세팅을 기본으로, 오디오 콘솔을 실시간으로 운용하며 명료한 방송 음향을 구현해내야 한다.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남들이 듣기 편안한 오디오’를 믹싱하며, 선배들 사이에서 ‘믿고 맏길 수 있는 후배’로 기억되기 위해 스스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김부현 음향감독을 만나보았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YTN 제작기술국 뉴스기술1팀 김부현입니다. 2024년도에 입사하여 제작기술팀에 약 7개월 근무 후, 현재는 뉴스기술팀에서 음향 보직을 맡으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2년간 타 회사에서 근무하다 방송기술 분야에 몸담고자 이직 준비를 하였고, 운 좋게 YTN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방송과기술’에 신입사원으로서 글을 올렸던 게 기억나는데, 다시 인사드리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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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서 및 직무 소개
제가 현재 소속한 부서는 뉴스기술1팀으로, 기술, 영상, 음향감독이 한 팀을 이루어 24시간 뉴스 생방송을 진행하며, PD, 서버, 그래픽, CG, 프롬 등 부조 내 스태프들과 협업을 이루며 뉴스 제작에 임하고 있습니다. 음향 담당자로서 저는 생방송 중 AMU 운용을 중심으로 장비 점검, 유지 보수, 신호 관리 등 전반적인 오디오 품질 유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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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엔지니어 직무는 본인의 선택이었는지
오로지 제 선택이었습니다. 수습 해제 이후, 당시 국장님께서 따로 부르셔서 원하는 부서를 물어보셨을 때, 망설임 없이 음향 파트를 말씀드렸어요. 빠르게 현업에 투입되고 싶었고, 음향 엔지니어로서 제작기술팀과 뉴스기술팀을 모두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음향은 파고들수록 매력적인 분야라고 생각해요. 배울 게 많고,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여지도 크기 때문에 제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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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방송 음향 업무 전 준비 사항
우선, 스튜디오 내부의 마이크와 인이어 세팅을 점검합니다. 저희는 생방송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앵커와 출연진 모두 쌍핀 마이크를 착용하며, 예비의 예비 마이크까지 삼중으로 준비해 항상 대비하고 있습니다. 무선 마이크 모니터링 시스템(Wireless Workbench 6 소프트웨어)을 통해 무선 마이크의 RF 레벨, 배터리 잔량, 주파수 간섭 여부, ON/OFF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간혹 마이크를 켜지 않고 입장하거나, 무선 마이크 사용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AD가 따로 없는 저희 시스템상 음향 엔지니어가 직접 부조에서 사전 확인하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1, 2 부조 내 설치된 메인 AMU(Studer 사의 OnAir 3000)와 SUB AMU(Soundcraft 사의 Si performer)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프로그램별로 저장해 둔 Snapshot을 불러오고, MIC, 전화, DDR(영상/그래픽 표출 장비), 서버 등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합니다. 헤드라인에 사용되는 이펙터 사운드는 MP3 Player에 관리하여, 이 또한 사전에 체크합니다.
마지막으로, 생중계 시 사용할 중계 및 외신 소스, 기타 부조로 유입되는 외부 신호 음향 품질을 사전에 확인하고, 신호분배실과 실시간으로 연동 상태를 점검하고 조율합니다.

뉴스 생방송 음향 업무의 까다로운 점
아무래도 생방송 음향은 특성상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미리 체크해 보는 습관을 기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경험상 ‘쎄하다’ 싶을 때는 실제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더라고요. 예를 들어, 기자 연결 전에는 반드시 오디오 테스트를 수행해야 하는데요. PFL(Pre-Fader Listen)로 인풋 소스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는데, 기자 인이어에 PD콜이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기자가 스튜디오 상황을 듣지 못하고 말을 시작할 수 있는 사고로 직결되는 거죠.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또한, 사전에 PFL로 체크한 오디오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판단이 들면, 이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 소스를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런다운(Rundown, 실시간 운영용 스케줄표) 변경은 일상이고, 비처럼 쏟아지는 사건/사고의 속보, 생중계에 항상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부조 내 모든 스태프 간의 정보 공유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도 필수입니다. 장비 운용 못지않게, 사람 간 소통도 음향 사고를 막는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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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위해 노력하는 점
뉴스 생방송의 오디오는 정보 전달이 핵심인 만큼, ‘명료성’이 생명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목소리 톤, 마이크 특성, 스튜디오 환경, 발성 습관 등 변수가 많이 잇따르기 때문에 항상 똑같은 세팅으로는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앵커와 출연진마다 각 레퍼런스를 정리해 두고, EQ, 컴프레서, 레벨을 섬세하게 조절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날 사람의 음성 컨디션이나 제 귀의 감각에 따라 조정해 가보면서 말이죠. 톤을 대역별로 돌려보며 귀의 민감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고, 출연자들이 타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의 음색과 비교해 제 믹싱이 어떤 방향으로 들리는지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직 음향 관련된 세미나나 교육이 많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요. 방송기술교육원에서 주최한 ‘방송기술의 정석’ 교육을 듣고, 방송기술 실무 기반을 배워볼 좋은 기회도 있었습니다. 또한, 매회 개최되는 ‘KOBA’에도 참석해서 방송기술 동향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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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업무의 근무 방식
현재 저희 뉴스기술1팀은 24시간 보도채널인 만큼 24시간 교대 근무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술, 영상, 음향이 각 한 팀을 이뤄 7개의 주간 조와 야간 조 3팀으로 구성되어 3개월씩 근무 순환이 이뤄집니다. 저는 현재 오전 근무(04:30~12:30)를 담당하고 있고, 선배들이 오프닝을 담당하시면 이후 교대를 하여 뉴스의 한 포맷의 클로징까지 이어받는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음향뿐만 아니라 기술, 영상 업무의 근무시간과 방식도 이와 동일합니다.
또한, 저희는 시스템 과부하 방지와 돌발 상황 발생 시 예비 부조로 빠른 전환이 가능하도록 1, 2 스튜디오와 부조정실을 시간대에 따라 번갈아 가며 운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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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업무의 보람과 성취감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항상 염두에 두는 기준은 ‘남들이 듣기 편안한 오디오’로 믹싱하는 것입니다. 제가 듣기에 편안한 음색과 톤이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전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을 항상 갖고 있죠. 그렇게 선배들에게 여러 자문을 구하면서 돌아오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업무의 보람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더불어,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가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고, 그런 뉴스의 한가운데에서 오디오를 송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저에겐 매우 큰 성취감과 자부심으로 느껴집니다.

업무를 위해 배우거나 필요한 점
음향은 주관적인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음색이나 톤을 만들 수 있으면서도, 뉴스라는 장르 특성상 전달해야 하는 명확성과 객관성 또한 반드시 담겨있어야 하죠. 그래서 저는 다양한 앵커, 출연진들의 목소리를 만져보며 귀의 감각을 키우고 있고, 동시에 음향에 대한 기초 이론도 꾸준히 학습 중입니다. 현업을 하다 보면 기초 이론을 소홀히 하게 되거나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오디오 신호 체계, 방송표준법상 지켜야 할 오디오 레벨 등 이론적 지식이 탄탄해야 현장에서도 안정적이고 일관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기준을 지키는 그 틀 안에서 주관적인 영역을 확장해 나가며, 저만의 좋은 음색을 만드는 스킬을 찾기 위해 서적을 이용해 공부하고, 유튜브나 ChatGPT를 활용해 많은 궁금증을 해결해 나가는 중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응 플로우도 미리 숙지하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면서 사고 대응력 또한 기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중계 현장에 투입되어 중계차를 탔던 경험
제가 처음으로 중계 현장에 투입됐던 건, 작년 과천에서 열린 YTN배 경마대회였습니다. 당시 저는 제작기술팀에 속해 있었는데, 중간에 중계팀이 병합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계 현장에 참여해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정신없이 선배들의 뒤를 쫓으며, 케이블 세팅부터 장비 연결 방식과 라인 결선의 흐름이라든지, 현장 소스들이 어떤 경로로 부조까지 유입되는지를 체득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고,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세팅을 마치고 첫 중계 ‘큐’ 사인이 떨어지는 순간, ‘아, 지금, 이 음향이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구나.’라는 실감을 처음으로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첫 라이브를 경험했던 그 긴장감과 책임감은 녹화 제작물에 임했을 때보다 더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고, 이후 몇 차례 더 중계 현장을 경험하면서 생방송에 대한 감각을 빠르게 익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뉴스 제작 환경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계 현장에서의 경험들
업무 관련 에피소드
한 번은 기자와 전화 연결 중, 기자 음성이 너무 작게 들어오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게인을 최대로 증폭했지만, 레벨이 여전히 부족했고, 그렇게 과하게 키운 전화 음성이 스튜디오 내 라우드 스피커를 통해 앵커 마이크에 전달되면서, 루프가 생기고 하울링이 발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후에는 단순히 디지털 게인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페이더와 Make-up Gain을 조합해 전체 인풋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으로 개선했습니다. 또한, 스튜디오 내 라우드 스피커 출력도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정하여 피드백 루프(하울링)의 재발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하울링 사고가 한 번도 없었고요. 저로서도 게인 스테이징(Gain Staging)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운 계기였던 것 같아요. 이렇게 몸소 체감하는 사고들을 통해서 두 번의 실수는 반복시키지 않도록 특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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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에 입사한 지 1년여가 지난 신입사원으로서의 소감
입사 첫해에는 제가 학교에서 이론으로 접했던 내용은 물론 밀접한 연관이 있지만, 실무 현장에서 연관 지어 생각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방송 장비 이름을 외우는 것조차 낯설었고, 방송사 시스템과 제작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에 질문하는 것도 망설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스터디를 하며 부족한 점을 채워가고, 선배들과의 유대 관계도 형성해 가면서 이제는 궁금한 점이 생기면 주저 없이 질문하고, 소통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회사 안에서 성장통을 온몸으로 겪으며 기술인으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선배들에게 ‘믿고 맏길 수 있는 후배’가 되기 위해 스스로 더 많은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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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나 취미
요새 베이스를 배우고 있습니다. 베이스 특유의 저음이 매력적이라, 시작하게 됐어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아직은 서툴지만, 최근 회사 내 밴드 동호회도 들었기 때문에 합주를 위해 꾸준히 연습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내년에는 작은 공연도 열어볼 계획이라 개인적으로 큰 즐거움과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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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은 방송기술 업무
뉴스 음향 엔지니어로 적응될 때까진 제가 맡은 분야에만 매진해 왔다면, 현재는 주변의 흐름도 둘러볼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기술감독, 영상감독 업무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전반적인 방송 흐름을 더 잘 이끌어 나갈 수 있고,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체계라서 더 비슷한 호흡으로 완성도 높은 생방송을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나아가서, 현업의 전체 흐름을 파악해 놓으면 추후 시스템 개선 문제나 효율화 방안에 대해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기술인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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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
최근 방송 시스템과 장비 전반에서 노후화 문제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라이브에선 장비의 안정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장비 및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단순한 수리나 유지 보수만으로 해결되지 않고, 중장기적인 시스템 리뉴얼 계획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한 오퍼레이터가 아닌, 엔지니어로서 시스템 구조를 개선하고, 효율성과 안정성이 높은 장비의 전환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또한,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방송 환경에 어떻게 접목할지도 고민 중입니다. 아직까진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뉴스 특성상,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운용하려는 방식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작은 개선 의견 하나가 부조 전체의 효율을 바꿀 수 있다는 걸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기에, 계속해서 실무를 통해 기술을 배우고,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