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2009년 당시 시세 0원이었던 비트코인은 2010년이 되어서야 겨우 0.0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 2013년경 반짝 1000달러를 돌파한 뒤 2017년 12월 8일 17,069달러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날 비트코인 1개당 2479만7000원이라는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사실 국내에서 더 뜨겁습니다. 2017년 6월 기준 국내 비트코인 거래량은 약 4000억 원으로 세계 2위 규모이고,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0% 이상이 원화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란 무엇인지, 암호화폐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인 ‘블록체인’과 기술적 확장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2009년 1월, 나카모토 사토시(가명)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창안한 비트코인(Bitcoin)은 블록체인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암호화폐(cryptocurrency)의 한 종류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암호화폐는 약 740개 정도이며, 이 중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이 가장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주식처럼 별도의 거래소를 통해 자신의 계좌를 개설한 뒤 구매할 수 있습니다. 주식과 다르게 거래는 24시간 가능합니다.
| 블록체인 기술의 이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가능하게 만든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은 무엇일까요? 핵심은 전통적 거래에서 필요한 중앙기관(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없이 ‘개인 간 거래(P2P)’를 한다는 점입니다. 각 개인이 거래 참여자이면서 동시에 다른 거래의 보증인이 되어 함께 거래장부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장부’, ‘분산원장’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블록’은 10분간 이루어진 거래를 한 단위로 만든 묶음입니다. 거래와 관련된 정보(날짜, 시간, 참여자, 거래의 양 등)는 장부에 기록되며, 새로운 거래정보를 담은 블록이 시간순으로 계속 연결되기 때문에 이 기술을 두고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개인 간 거래를 보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네트워크 내의 각 노드(사용자)는 완전한 블록체인 사본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복잡한 수학법칙에 기초해 채굴자에 의해 원본과 동일함이 ‘검증’됩니다. 수학법칙은 각 노드가 자동적이고 지속적으로 장부의 현재 상태에 동의하도록 하고, 그 속의 모든 거래를 ‘보증’하는 기능을 합니다.
이때, 거래의 승인과 보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학연산을 풀기 위해서는 컴퓨팅 파워와 전기를 소모해야 하는데, 채굴자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비트코인 시스템은 채굴자에게 새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을 주는 것으로 보상을 합니다. 채굴자는 A에게서 B로 비트코인을 보내는 과정에서 필요한 컴퓨터 연산 작업을 수행하며 블록체인에 저장된 거래기록이 맞는지 확인해 거래를 승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비트코인의 생성 구조 때문에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지금의 기업형 채굴시스템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 ICT 시대,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 가능성
하지만 비트코인을 단순 암호화폐로서의 기능으로만 보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확장 가능성이 매우 열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일반적으로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퍼블릭(Public) 블록체인과 기업이나 기관이 자신들의 니즈에 맞춰 설계한 프라이빗(Private) 블록체인으로 구분됩니다. 세계 각국은 중앙집중식 보안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술 개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높은 보안성, 거래내역의 투명성, 빠른 처리 속도 등의 장점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청산‧결제 시 제3자 검증 불필요, 계좌 조정 및 분쟁 해결절차 축소, 해킹 등 금융사기 방지 측면에서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규제 산업인 금융 시스템에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핀테크 스타트업 R3는 고객 또는 자산의 기밀성을 보호해야 하는 금융 산업에서 블록체인의 근간인 ‘공개적인 데이터 검증구조’는 적용될 수 없고, 거래의 합의 또는 검증하는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거래 처리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에서 빠른 속도가 생명인 금융 거래에서 블록체인의 한계가 뚜렷함을 지적했습니다. 또 비트코인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현재로서는 결제의 완결성을 법적, 기술적으로 100%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융산업에 적합한 분산원장을 별도로 개발 및 공개한 바 있습니다.
1억 단위로 쪼개어 단위마다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비트코인은 인증된 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암호화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정부에서 지급한 복지보조금이나 회사의 소모품비, 급여 등이 미리 프로그래밍해 둔대로 지급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도 있겠습니다.
| ICT 시대,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 가능성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와 관련된 금융 산업에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이 일상화된 시점에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이 더 효과적으로 발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IoT가 일상 깊이 들어올수록 기존의 중앙집중형 인프라가 관리․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에는 한계가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드론으로 주문한 물건을 배송받는다고 했을 때, 드론이 수취인을 확인하는 것과 물류창고에 물건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그동안 장부에 기입된 거래 내역을 통해 자동적으로 파악하는 자동물류시스템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는 어떨까요? 많은 사람들은 자율주행차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IoT 시대의 우려되는 해킹 가능성 역시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소유권, 금융, 보험 등 차와 관련된 거래 사항 일체를 추적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이러한 블록체인의 추적성에 주목한 서비스도 속속 개발 중입니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암호화 메신저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기존 중앙 집중화된 인프라 비용 부담을 줄이고, 여러 채널에서 전송된 정보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장점 때문입니다. 중국의 월마트 역시 식품의 추적성(이력관리)을 높이는 시험을 IBM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식품과 관련된 공급업체, 생산소, 검수자 등의 중요 정보를 통합시켜 관리 비용을 낮추고, 문제가 되는 식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미디어 산업에서 블록체인은 어떻게 적용될까요? 아티스트는 자신의 작품을 블록체인 기반의 음악 생태계에 출시해 데이터와 이용 조건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고, 작품에 대한 로열티를 실시간으로 분배받을 수 있게 됩니다.
| 비트코인의 가격보다 가능성을 봤으면
이렇듯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에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에 중개인 또는 중개업소 등 신뢰할만한 제3자의 보증을 필요로 했던 우리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바꿀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과 관련된 정책적 기반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전면적인 도입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상당히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블록체인이 보편화된다면 현재 각 분야의 신뢰 구조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키게 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도 비트코인의 가격보다 가까운 미래에 펼쳐질 블록체인의 기술적 확장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 참고자료
– ICT SPOT ISSUE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2016-12호)
– 국내외 블록체인 기술 사례 및 적용분야 연구 (한국인터넷진흥원, 2017.01.04.)
–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의 미래 (IT뉴스, 2017.07.24)
– (동영상) 비트코인에 대해 알아보자! https://youtu.be/wgK0lAytixI
– (동영상) What is Bitcoin Mining? https://youtu.be/GmOzih6I1zs
– (동영상) The real value of bitcoin and crypto currency technology
https://youtu.be/YIVAluSL9SU (한글번역 https://youtu.be/87Gii10Z4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