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 그 의미 있는 도전

방송기술, 그 의미 있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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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인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너무나 가슴 뛰는 일들이 많고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방송 기술인이 되기까지 많은 역경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방송기술인이 되려면 많은 역경과 시련을 견뎌야 한다! 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역경과 시련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간략하게 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꿈과 현실의 딜레마? 답은 모두 내 안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을 때, 저 또한 방송기술인의 길을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국 채용이 많지 않고 워낙 소수만 채용하기 때문에 그 기회가 저에게까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음 기회를 기다리기까지는 주변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어떤 일이든 해야만 했고 다행히도 어느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맡겨진 일을 하나하나 수행하고 열심히 배워 나갔습니다. 불어나는 통장의 잔고를 보며 뿌듯해하기고 승진도 하게 되어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진정성을 가지고 정말 최선을 다 하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미뤘던 계획들을 하나씩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학창시절 가졌던 고민거리들을 꺼내서 실험을 시작하였습니다. 실험 장비들을 구입하고 회로를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전공 책을 들춰내고 심지어 수학 정석까지 다시 꺼내어 공식을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모든 순간에 최선을

그렇게 하나씩 실험의 노하우가 쌓이게 되고 많은 것들을 몸으로 터득하게 됐을 때 kbc 광주방송의 채용공고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kbc 광주방송의 채용 공고만으로도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뻤습니다. 제2창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열정과 패기만 있으면 된다는 선배님들께서 직접 출연하신 TV Spot이 너무나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서류전형에 통과하고 한 번의 시험과 세 번의 면접을 치르는 과정이 저에게는 무척 소중했고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종합격자 명단에 제 수험번호를 확인하며 가슴속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수천 번 외친 것 같습니다.

 

음악과 사진, 값진 경험에서 발견한 진로

가볍게 취미라고 하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전문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밴드에서 기타연주를 하고 수많은 공연을 하면서 장비나 이펙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기타 연주나 이펙터가 방송기술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할 수도 있지만, 기타 이펙터 보드를 구성하려면 각 이펙터의 기능을 파악하고 신호의 흐름과 임피던스를 생각해야 하고, 라이브 무대에서 실수 없이 활용하기 위해 루프채널을 따로 둬야 하고 사용 빈도수가 높은 것과 낮은 것을 구분하고 더욱 견고하게 제작하여야 했습니다. 또한 아날로그 장비와 디지털 장비를 조합하여 최적의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주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집안에 있는 2Deck 카세트 플레이어를 활용하여 레코딩을 시작하였습니다. 조금 더 높은 퀄리티와 편안함을 바라게 되었고, 마침내 미디 장비를 구입하고 Cakewalk에서 Logic 9.0까지 정말 다양한 오디오 프로그램들을 사용했습니다. 여러 가지 장비를 연결하고 마스터 건반을 눌렀을 때 신호가 들어온 것을 확인하면 그게 그렇게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사진 찍는 취미 또한 영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래전 낡은 펜탁스 필름 카메라를 다루면서 사진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나중에 가장 저렴한 DSLR 카메라를 구입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던 것 같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찰나의 순간을 담으며 셔터속도, 조리개, 심도 등등 기계적으로 중요한 개념들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국에 입사하기 위해 일부러 많은 경험을 하거나 장비를 구입했던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고 노력하면서 제 관심사가 무엇이고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것이 방송기술로 모였고, 그 순간부터 방송국 입사를 희망하게 되었습니다.

 

경험과 이론의 연결고리는 책, 신문, 인터넷

사실 경험으로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론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전자공학이 전공이지만 경험과 이론을 접목 시키는데 많이 부족했었습니다. 그때부터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되짚어보고 시중에 판매되는 음향, 영상, 방송기술 관련 서적을 구입하여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장인석 씨가 저술한 ‘Recording Art’와 ‘The Recording’은 음향 신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서 발간한 ‘디지털방송기술총람’을 읽으면서 디지털 방송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었습니다. 물론 영어를 번역해야 하는 일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방송기술계의 현안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시청자 또는 미디어의 소비자로서 바라는 점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고 통신기술과 방송기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융합되어 가는지에 대한 신문 기사나 자료들을 모아가며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자료가 쌓일수록 핵심이 무엇인지, 이해가 충돌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방송기술에 대한 의견을 묻는 논술과 기본적인 개념을 묻는 약술 형 시험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면접 준비, 자신의 장단점 파악이 중요

실무면접을 준비하면서도 예상 질문의 List를 작성하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기계적으로 준비하기보다 개념을 머릿속에 그리고 실제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딪쳤던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의견을 정리해나갔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제 자신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반성할 부분은 반성하고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더욱 집중하였습니다. 면접 당일에도 유창하고 막힘없이 답변하는 것보다는 질문에 집중하고 면접관님들이 정확히 저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집중하였습니다. 기술국 선배님들께서 직접 면접에 들어오셔서 실무와 인성적인 것들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미래의 엔지니어에게 던지는 질문은 제가 공부한 것 보다 훨씬 앞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실수도 많이 한 것 같은데, 정말 성실히 면접에 임했습니다.

 

불평과 불만, 포기로 인해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입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일들로 인해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는 환경까지 갔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재미있는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더욱 힘을 냈던 것 같습니다. 불평할 시간에 책을 보자고 생각하니, 정말 책 볼 시간이 많아졌던 것 같습니다. 어떤 도전이든 의미 있는 경험입니다. 인생의 어느 한순간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없으니 부디 실패로 인해 마음 상하지 마시고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단계이니 포기하지 마세요.

   
 

 

 

 

                                                                                                                        

< VOL.202 방송과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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