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많은 미디어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트렌드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드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대부분의 미디어 트렌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해왔고, 특히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사회적 관계망 유형의 소셜 미디어에서는 젊은 세대의 문법이 콘텐츠에 녹아들며 이용자 사이에서 수차례에 걸쳐 공유와 확산, 그리고 재생산을 반복하며 퍼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유사한 속성이나 패턴이 형성되며 많은 미디어 이용자의 관심을 얻기 시작하면 비로소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다. 이후 트렌드는 각종 온라인 광고와 마케팅에 활용되며 메가 트렌드로 발전하고 모든 세대로 확산하게 된다.
이처럼 미디어 트렌드의 생성과 확산은 젊은 이용자의 관심과 그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최근까지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출생한 MZ세대가 젊은 이용자를 대표하며 미디어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모든 미디어 전략이 MZ세대의 취향과 가치를 반영하며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새롭고 이색적인 소재로 재미를 추구해왔다. 이제야 MZ세대에 익숙해졌건만, 미디어 트렌드를 이끌어갈 다음 주역으로 잘파(Zalpha) 세대가 거론되며 또 다른 변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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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의 등장
미디어 트렌드의 중심이 MZ세대에서 잘파세대로 옮겨가고 있다. MZ세대는 미디어 트렌드를 비롯한 각종 트렌드를 이끌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 잘파세대와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처음으로 인터넷 검색 키워드로 잘파세대가 등장했고, 이후 언급량 증가하며 새로운 마케팅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잘파세대에 대한 관심은 인터넷 검색량 추이와 뉴스 보도 추이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먼저 인터넷 검색 추이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네이버에서 잘파세대라는 키워드의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올해 2월(4주)부터 검색량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5월(4주)에는 검색량이 다른 주에 비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잘파세대와 관련된 뉴스 보도 추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를 이용해서 2022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검색한 결과, 2023년부터 뉴스에서 잘파세대라는 용어가 언급되기 시작했고, 뉴스보도는 총 52건으로 집계되었다. 구체적으로 잘파세대에 대한 뉴스는 2월에 처음으로 보도되었고, 4월에는 보도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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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 누가 이 용어를 만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미국 액세서리 회사 클레어스(Claire’s)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 크리스틴 패트릭(Kristin Patrick)이 10대 고객들을 잘파세대라고 표현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직 잘파세대라는 용어는 낯설고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미 우리는 그들이 누군지 잘 알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그들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을 뿐이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00년대 후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에 출생한 알파세대를 결합한 세대 간의 조합을 의미한다. 즉 MZ세대에서 Z세대를 따로 분리해서 알파세대와 조합하여 잘파세대라는 새로운 세대 조합을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 잘파세대의 등장은 미디어 트렌드의 견인차로서 MZ세대의 역할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그동안 미디어 이용과 방향을 주도해 온 MZ세대도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게 되면서 더 이상 젊은 이용자를 대표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젊은 이용자를 대표할 새로운 대상으로 잘파세대가 부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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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의 특성
잘파세대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 태어나서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또 능숙하게 활용할 줄 안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며 자라온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다. 그래서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잘파세대는 최신 기술을 저항감 없이 빠르게 받아들이는 디지털 친화적인 특성을 보인다. 더 나아가 잘파세대에게 오프라인과 온라인,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는 중요하지 않고, 또 특별히 구분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잘파세대는 현실과 인터넷의 가상을 넘나드는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 세대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잘파세대를 하이브리드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기성세대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아날로그 미디어가 잘파세대에게 새롭고 독특한 감성 미디어로 받아들여진다.
잘파세대는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기술 기반 미디어 환경에서 적응 능력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그들은 대부분이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들로서 디지털 지식, 사회적 선량함, 의지력, 경제적 탄력성과 같은 특성을 보이며 기술에 정통한 부모와 주변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디지털에 대해 배우며 성장했다. 즉 잘파세대는 학교 공부를 비롯하여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디지털 기기가 필요한 세상에서 항상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자라 온 것이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고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접하며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연령이 낮은 알파세대는 메타버스, AR, AI 등 새로운 첨단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를 실생활에서 끊임없이 이용하면서 융복합 디지털 미디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이전 MZ세대에서 특히 밀레니얼 세대도 온라인을 잘 활용했지만, 그들은 필요에 따라 학습과 체험을 통해 지식을 체득했을 뿐,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밀레니얼 세대는 아날로그 시절부터 디지털 전환을 거쳐 지금의 가상융합 환경에 이르기까지 시대 변화에 따라 스스로 혁신해 온 디지털 트랜스펄러(Digital transferer)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밀레니얼세대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이를 곧바로 받아들이지 않고 수용과 확산까지 어느 정도 숙려기간이 필요했다. 반면, 잘파세대에게 새로운 기술이나 환경은 일상에서 늘 경험해왔기 때문에 크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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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의 미디어 이용
이제 미디어 시장에서는 MZ세대가 아니라 잘파세대를 사로잡는 방안이 필요해졌다. 잘파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SNS, 디지털 미디어와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잘파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인스타그램, 쿠팡 순으로 조사되었고,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가 364억 분, 카카오톡 106억 분, 인스타그램 81억 분 순으로 유튜브 사용 시간이 가장 많았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잘파세대는 주로 엔터테인먼트, SNS 앱을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리서치(2022) 조사에도 잘파세대는 디지털 동영상 81%, SNS 74%의 접촉률을 보여 다른 매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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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였다면, 잘파세대는 디지털 온리(Digital Only)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디지털 플랫폼과 콘텐츠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세대와 비교할 때, 잘파세대가 디지털 수용에 관대한 편이라서 오히려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세우는데 수월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 네이티브인 잘파세대는 디지털 세상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이전보다 치밀하고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디지털 세상에서 성장한 만큼, 잘파세대의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의 선별은 더 깐깐하고 흥미를 잃으면 가차 없이 다른 대상을 향해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잘파세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잘파세대는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가 명확하고 그 가치에 따라 생각과 행동을 결정한다. 한마디로 ‘나’ 중심의 개성과 개인의 선호도가 어느 세대보다 더 강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잘파세대는 자기 자신을 콘텐츠화해서 능동적인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기도 하고, 디지털 미디어 이용에서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차별화 경험을 더 기대한다. 또한 각종 미디어 플랫폼에서 일상과 관심사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이와 관련된 커뮤니티를 자발적으로 형성하지만, 그 관계는 느슨한 연대를 지향한다. 이러한 점을 보면 잘파세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과 자존감이 높고,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해서 스스로 상품화하여 경제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관계적 측면에서 긴밀한 유대보다는 느슨한 연대를 선호하는데, 이는 특정 관심사와 흥미를 위주로 함께 즐기는 것은 선호하지만, 그 이상의 불필요한 사적인 관계는 맺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면 관계를 끊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파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므로 잘파세대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은 그들이 하이브리드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방위적 연계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연계전략은 현실과 인터넷의 가상을 넘나들어도, 기성세대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아날로그 미디어를 새롭고 독특한 감성 미디어로 재탄생시켜도 상관없다. 잘파세대를 사로잡을 방법과 범위는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그들의 선호는 분명하게 들어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 미디어 전략에서 잘파세대가 선호하는 인기 콘텐츠 IP를 활용하여 동일한 세계관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 프렌차이즈 형태의 시리즈물을 개발하고, 팝업스토어, 콜라보 굿즈 등을 통해 노출과 수익의 다각화를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할 것이다.
MZ세대는 가고 잘파세대가 온다. 온라인과 스마트폰이 일상인 그들이 이끄는 미디어 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그리고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이제 잘파세대에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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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나스미디어 (2023. 6). 2023 상반기 Media Trend Report.
매일일보 (2023. 4. 25). [기획] “MZ도 이젠 옛말”…잘파세대, 소비 트렌드 이끈다.
모비인사이드 (2023. 5. 8). [엠포스 마케팅PICK] MZ세대 다음 잘파세대의 부상.
아이보스 (2023. 5. 15). 요즘 젊은이는 잘파세대라고 부른다며?.
와이즈앱 (2023. 5. 9). 잘파세대가 가장 많이, 오래, 자주 사용하는 앱.
한국경제매거진 (2023. 2. 28). 카드뉴스] 이제 MZ 아닌 ‘잘파세대’가 대세? “잘파 (Zalpha)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