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OBETA) 회장
전국의 방송기술인 및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2015년 을미년(乙未年) 청양띠가 저물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 붉은 원숭이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붉다라는 색깔의 의미는 활력이 넘치고 따뜻하다는 의미이며 원숭이는 영리한 동물을 의미합니다. 방송기술인 여러분의 가정에도 태양과 같이 따뜻하고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길 기원하며, 지혜롭게 목표하신바 꼭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는 시점입니다. 작년에 SKT라는 거대 통신 그룹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통신 및 방송 산업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 Netflix와 같은 서구 거대 OTT 사업자가 국내에 진입하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고 통신 사업자들도 다양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플랫폼에서도 지상파에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RF라는 기본 플랫폼을 가진 지상파도 다채널이나 UHD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IP 기반과 모바일 기반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급변하는 시청자 소비 패턴과 성향을 따라 잡기 힘겨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IT의 발전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넘어 사물인터넷으로 불리는 IoT와 웨어러블 기기의 등장으로 시간과 공간으로부터의 구속을 점차 허물고 있으며, 정보 전달 속도 및 저장 공간의 확장으로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기술은 거의 모든 서비스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를 넘어 디지털 시대가 점차 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VR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라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속속 관련 장비와 콘텐츠가 발매되고 있습니다. 이 VR 역시 향후 방송 및 방송기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다양한 그리고 급진적인 변화 속에서 방송 역시 그 변화의 기로에 있는 것입니다.
2016년도는 진정한 UHD/4K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UHD 수상기 가격은 HDTV 수준에 접근했으며 4월에는 ATSC의 물리적 계층 규격이 완료됨으로써 상반기 말 부터는 DVB-T2와 비교 송출 시험이 가능할 것입니다. 송출 포맷이 결정되면 연말부터는 배정받은 UHD 채널로 조금씩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바로 8K로의 다음 단계의 진출보다는 장비 발전 추이와 예산의 효율적 사용 때문에 4K의 심화 기술인 HDR, HFR이 더 발전할 것 같습니다.
UHD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상파든 유료방송이든 경계를 떠나 관련 정부 부처나 가전사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할 것이며 그 수혜는 모든 국민이 고품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유료 방송 위주의 방송관련 비대칭 규제를 완화하고 UHD 전환 특별법을 제정해 UHD 산업이 잘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 일환으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지상파가 UH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수신료 현실화나 광고 규제 완화, 방송발전기금 지원 등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며 수신기에 안테나를 내장시켜 전원만 꽂으면 직접 수신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국방송기술인 연합회 회원 여러분!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세계적 자본이 같이 경쟁하는 이 시대에 우리 방송기술인의 위상과 처우도 많은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효율성과 생산성만 고려하다 보니 많은 엔지니어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장비 발전으로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도 방송장비를 다루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방송기술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타 직종도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그 잠재적 위험은 동일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 방송기술 없이는 방송을 생각할 수 없고 UHD라는 실용적 차세대 서비스가 태동하려는 이 시기에 인터넷망과 결합한 무선 플랫폼은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하여 세계적으로 UHD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우리 방송기술인들의 역량을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 한해도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UHD 산업 활성화와 엔지니어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UHD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비롯해 KOBA 콘퍼런스, 미래 방송환경을 다양한 각도로 고찰하는 월드미디어포럼, 예비 방송기술인에 대한 지침서 발간, NAB와 CCTV와 같은 단체와의 협력 강화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연합회원사의 단합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준비할 것입니다. 또한 월간 방송과기술을 더 내실화하고 격주간지 방송기술저널을 통해 방송기술 정책을 제시하여 협회원들의 목소리를 높이겠습니다. (사)방송기술교육원을 통해 방송 제작기술과 송신시스템, 미래 창조 혁신기술 등의 교육 과정을 실시할 것이며 더 많은 협회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지역교육과 해외교육을 늘리겠습니다.
올 한해도 작년처럼 저와 연합회 집행부, 사무처는 여러분의 손과 발이 되어 견마지로의 수고를 마다치 않고 열심히 나아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연합회에 변함없는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리며 회원사 여러분의 가정과 직장에 건강과 행운이 언제나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