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방송 최근 추진 동향

지상파 UHD 방송 최근 추진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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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16강전)과 7월 5일(8강전) 그리고 14일(결승전)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월드컵 경기의 UHD 실시간 중계를 지상파 실험방송을 통해 성공적으로 마쳤다. SBS와 KBS가 월드컵주관방송사인 HBS와 계약을 통해 중계권을 구입하여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실험방송을 실시하여 안정적인 UHD 생중계 가능성을 입증하였다.

   
▲ 그림 1. 브라질 월드컵 UHD 생중계 링크 시스템 구성도

 
이번 월드컵 UHD 생중계에는 Eurovision社에서 실시간 위성 링크 전송을 맡아 전 세계에 배급을 하였으며, 국내에서는 [그림 1]과 같이 각 방송국에 설치된 위성수신 안테나로 수신하여 중계신호를 받아 별도의 해설 혹은 HD 방송 해설 음성과 한글 자막을 실시간으로 믹싱한 후, 국내 지상파 실험방송망으로 송출하였다.
HD 방송 못지않은 다양한 앵글과 선수 클로즈업 화면, 골이나 중요장면에 대한 실시간 리플레이 등이 제공되었으며, 환호하는 관중석의 장면은 마치 현장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을 선보였고, 이를 통해 UHD 방송이 향후 스포츠 중계의 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었다.
영상품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수신성능 측정을 실시하여, HD 방송보다 우수한 실내 수신 능력을 입증하였다. 여의도와 목동 소재 빌딩과 강남 소재의 가정집에서 실내 안테나를 통해 실험방송 기간에 원활한 실내 수신이 됨을 검증하였다.
만일, 앞으로 실시간 영상압축 인코더의 성능이 개선된다면, 전송 데이터 용량을 최소화하면서 영상의 품질 유지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송신 신호의 Robustness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그림 2. 생중계 중인 PD와 자막요원
   
▲ 그림 3. 실시간 자막이 삽입된 UHD 생중계 화면
   
▲ 그림 4. 관중들의 표정까지 모두 묘사되는 UHD 방송의 뛰어난 화질

한편, UHD 방송으로 우리와 경쟁을 하고 있는 일본은 ‘차세대방송 추진 포럼(NexTV-F)’을 구성하여 ‘SKY Perfect JSAT corporation’이 소유한 CS 위성을 이용하여, 6월 2일부터 4K UHD 방송을 시작하고 있다. UHD 방송 채널을 “채널 4K”로 명명하였고, 매일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6시간 동안 NHK와 각 방송사가 제작한 약 15개의 4K UHD 콘텐츠를 활용하여 반복 방송 중이다. 이 실험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셋톱박스와 HDMI 2.0 케이블이 필요하며, 일반 시청자는 UHDTV와 별도의 위성수신 안테나, 그리고 셋톱박스를 갖춘 후, 차세대방송 추진 포럼 콜센터에 신청하여 선별적으로 선정되면 시청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일본도 마찬가지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4K UHD 방송을 공개장에 시연을 통해 실시했으며, 우리나라와는 달리 모두 3~4일 뒤 녹화 중계 형태로 방송을 하였다. [표 1 참조]

경기 대진

 
경기 시간(현지시간)
4K 방송시간(일본시간)
제작
C조예선 1차경기
*일본 vs 코트디브아르
6 14 ()
22:00
6 18 ()
17:00
NHK*
**16강전
콜롬비아 vs 우루과이
6 28 ()
17:00
7 1 ()
17:00
Sony**
**8강전
프랑스 vs 독일
7 4 ()
13:00
7 7 ()
17:00
Sony**
**결승전
독일 vs 아르헨티나
7 13 ()
16:00
7 16 ()
17:00
Sony**

 

[표 1. 일본 브라질 월드컵 UHD 실험방송 일정표] 

* 예선 1차 경기는 FIFA와 NHK가 별도 계약으로 8K 슈퍼 하이 비젼으로 제작되고, 광통신 망으로 전송되어 4K로 다운 컨버젼 된 후 방송됨

** 16강, 8강, 결승전 3경기는 FIFA와 SONY의 계약에 의해 4K로 제작되어, 통신 위성을 통해 4K 회선 청약을 한 중계권자의 국가에 전달됨

일본의 4K UHD 방송은 방송 영상의 원활한 전달과 일본 자막 및 해설 제작으로 인해 Live 방송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녹화 UHD 방송을 공개 시연 행사를 통해 일반인이 시청할 수 있도록, 동경 소재의 마루노우치 빌딩 1층에 마련된 ‘마루 큐브’에 ‘4K Sony BRAVIA 85인치 TV’ 3대를 설치하였다. 이외에도 총무성 로비, NTT 도코모에 마련된 별도의 전시실 등 제한된 공간에서 시청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4K UHD 방송으로 일본과 경쟁을 하던 우리나라는 이번 월드컵 UHD 방송을 계기로 일본도 실시하지 못한 UHD 지상파 생중계를 선보여, 우리 지상파 방송사의 앞선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그림 5. 동경 마루노우비치 빌딩의 ‘마루 큐브’ 퍼블릭 뷰잉 행사 장소

 
그런데 이러한 성공적인 우리나라의 지상파 UHD의 실험방송에도 불구하고, 7월 2일 TTA(정보통신기술협회, 민간표준화단체)에서 열린 표준총회에서 지상파 UHD 방송의 표준안이 부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지상파 UHD 표준은 작년 12월 3일에 열린 TTA 운영위원회의 ‘표준화 후보과제’ 채택 심사에서 이유 없이 탈락한 아픈 기억이 아물기도 전에, 이번 7월 2일 총회에서도 표결투표수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이통사 3사의 반대에 의해 지상파 표준안이 부결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TTA는 기업 규모와 납입하는 구좌수에 따른 투표권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과반수 정도의 투표권을 보유한 통신 3사는 자사 이익에 반하는 기술이 표준화되는 것을 막는 행동을 하였고, 이에 강력히 항의하는 방송협회에서 긴급 성명서와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 성명서에는 국민들에게 우수한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 표준화 조차도, 사업자의 이기적인 욕심에 인해, 지상파 방송의 미래가 가로막히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TTA의 불합리한 의사결정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담았다.

국내에서 이러한 비합리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7월 4일 유럽에서는, DVB(유럽 방송표준화 단체) 표준이사회가 개최되었고, 여기서 신규 영상 압축기술인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  기술을 UHDTV phase1 표준으로 승인하였다. 우리나라가 유럽보다 2일 먼저 ‘DVB-T2와 HEVC’ 기술을 결합한 UHD 표준을 승인할 수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번 DVB 표준 이사회의 결정으로, 이전까지는 유럽 디지털 방송에 MPEG-2 방식과 H.264 방식만 DVB 표준에 준용되어 있어 사용됐었는데, 앞으로는 HEVC를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지상파에서도 UHDTV 방송 전송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문을 열었고, 더 진화된 Phase 2로 진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게 되었다. 즉, 현재 우리나라가 지상파에서 실험방송으로 사용 중인 DVB-T2 전송방식과 HEVC 영상 압축방식 조합이, 유럽에서는 공식적으로 UHDTV phase 1표준으로 불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아직 표준화조차도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 안타까운 현실이다.

   
▲ 그림 6. 프랑스 NRJ UHD 지상파 실험방송

여기에 더불어, 유럽은 본격적으로 DVB-T2와 HEVC 영상압축방식 조합을 사용하여 본격적인 UHD 실험방송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테니스 경기를 지상파로 실험방송을 실시했고, 최근 7월 1일부터는 유럽의 음악 유료방송 전문채널인 ‘NRJ’에서 위성이나 케이블과 같은 유료매체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TDF(프랑스 지상파 송출 사업자)와 함께 에펠탑에서 DVB-T2와 HEVC 조합으로 지상파 UHD 실험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송출전력은 1KW로 올해 말까지 CSA(프랑스 방송규제기관)로부터 허가를 받아 다양한 실험을 수행 중이다. NRJ가 보유한 뮤직비디오 4K 영상과 기존 HD로 제작된 음악 영상도업 스케일링하여 송출 중이며, 이번 실험방송을 통해 NRJ가 보유하고 있는 HD 콘텐츠의 UHD 방송 활용 가능성도 검증할 계획이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방송사인 BR(Bayerischer Rundfunk, 독일 공영방송사인 ARD의 지역관계사)과 방송 연구기관인 IRT가 DVB-T2와 HEVC 기술을 이용한 실험방송을 7월 10일부터 뮌헨에서 실시 중이다. 독일 뮌헨의 ‘Freimann’과 ‘Ismaning’ 지역에 DVB-T2 송신 사이트를 각각 설치하여 1개 주파수(채널 43번, 650MHz)로 SFN을 구성하여 방송을 실시 중이며, 고정 수신뿐만 아니라 이동수신 테스트도 병행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2010년부터 DVB-T2의 현장실험을 통해 전송방식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이미 완료하였으며, 이번 실험은 UHD 영상 전송이 가능한 ‘HEVC’ 기술을 도입하여 자동차회사, 가전사, 방송장비제조사 등과 함께 이동수신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유럽의 사례에 힘입어, 국내에서는 다시 지상파 UHD 표준안을 TTA 임시총회에 상정하기로 최근 결정하였다. 지난 정기 총회에서 통신사들의 반대 의견 중 “국제표준이 없다”, “글로벌 하모나이제이션을 고려해야 된다”등의 내용이 DVB 표준이사회에서 UHDTV Phase 1 표준 승인과 우리와 동일한 방식으로 프랑스 등 유럽에서 실시 중인 지상파 UHD 실험방송 등에 인해 통신사들의 주장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9월에 열릴 TTA 임시총회에서 다시 재상정된 지상파 UHD 표준안의 표결결과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본질적으로 살펴보면, 국내에서 지상파 UHD 방송의 시작이 늦어지는 이유는 주파수를 둘러싼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도 주파수 용도를 지정하지 못하고 있고, 주파수와 기술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지상파 UHD 정책을 수립할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결정을 미뤄오고 있는 정부에게, 최종 주파수 용도 결정을 앞두고 방송용과 통신용에 이어 재난통신용이라는 주파수 할당을 고민하게 되었다.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재난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력한 대응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줬고,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국가안전처’라는 별도의 재난/안전 담당 조직을 구성해 앞으로 국민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새로운 방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별도의 TF를 구성하여 추진 중이다. 지난 10여 년간 계속 무산되었던 “국가재난안전 통신망” 구축이, 이번에는 강력한 정부 의지에 의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안행부에서 추진하던 재난통신망 구축을 이젠 미래부로 옮겨 “재난TF”를 구축하였고, 여기서 재난통신망에 필요한 기술방식과 주파수를 선정한 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하지 않고, 바로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재난통신망은 별도의 망을 사용하는 자가망 형식으로 우선 구축한다는 가닥을 잡고 있고, 이때 사용할 기술방식으로는 ‘PS-LTE(Public Safety LTE)’를 사용할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이 재난망 구축사업에 약 1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당장 ‘15년부터 자가망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사업자 제안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재난 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숭고한 자세보다는, 국가적인 재난망 구축이 마치 신규 수익사업이라도 되는 듯 이통사 간에 치열한 사업 수주 경쟁을 하고 있고, 여기에 제조사는 장비를 팔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으며, 정부는 망 운영을 위해 새로운 산하기관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어, 각 주체별로 이해관계에 따른 자기 이익만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국가재난망은 대형사고 발생 시 재난 담당자들인 경찰, 소방과 같은 인력과 관련 공무원들, 산하기관원들이 일원화된 의사소통을 통해 체계적인 재난대응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재난에 관련된 상황을 잘 알아야 하는 국민들이 사용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태풍, 지진과 같은 대형 재난 시에는 별도의 재난망으로 재난구조 인력 간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먼저 국민들이 정확히 사태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동시에 알리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즉, 재난 시에는 통신망도 중요하지만 방송망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재난 발생 시 국민들에게 가장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전파할 수 있는 차세대 재난 ‘방송망’ 구축도 이번에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하여 UHD 방송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방송사별로 UHD 실험방송을 실시 중이다. 이러한 방송사들에 차세대 UHD 방송이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도록 재난방송으로서의 공익적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재난 매체로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것도 정부 입장에서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방송매체가 재난 발생 시에 정보 전달자로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였던 수많은 사례가 그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12년에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뉴욕 등 대도시의 820만 가구가 1주일간 대중교통이 끊기고, 정전과 통신두절로 피해를 입었을 때, 사망자 수는 20여 명 수준으로 재산 피해 규모 대비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주요 방송사의 긴급 재난방송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까운 일본에서는 ‘11년에 동북부 지역의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와 원전폭발이라는 복합적인 대규모 재난 발생 시에도 당시 피해 지역 주민들의 91%가 방송을 통하여 최초 재난정보를 접했다는 조사 결과 사례도 있다.

다시 말해 재난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 중에 방송이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영향력이 높은 매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재난 시에 위험에 처한 국민들이 긴급 방송을 손쉽게 시청할 수 있도록 새로운 차세대 방송기술 도입이 검토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주파수 할당도 재난통신망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국민의 안전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UHD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고, 현재의 HD보다 수신이 훨씬 용이한 지상파 UHD 방송을 더 이상 ‘국제 추세 반영’과 ‘신중한 검토’라는 명목으로 앞길을 막고 지연시키는 행위는 되풀이되어선 안 될 것이다.

앞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실시할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의 UHD 생방송과 함께 정부와 관련 기관의 지상파 UHD 방송에 대해 달라진 입장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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