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하이브리드 라디오, EBS 반디

처음 만나는 하이브리드 라디오, EBS 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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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호 EBS IT운영부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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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인터넷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반디’
EBS 인터넷 라디오 앱인 ‘반디’는 2006년 7월에 PC용으로 첫 출시되었다. ‘반디’라는 명칭은 ‘Beyond Analog and Digital’에서 온 이름으로, 출시 전 사내 공모를 통해 채택되었다.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iOS와 Android용으로도 개발되어, 현재까지 EBS의 인터넷 라디오 플랫폼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EBS FM 라디오의 오디오 스트리밍 채널과 ‘반디 게시판’이라고 명명된 전용 게시판 서비스 등 약간의 부가 서비스로 시작하였지만, 이후 보이는 라디오와 인터넷 전용 외국어 학습 채널 등 확대를 거듭했다.

최초의 PC용 반디 (2006.7), 첫 iOS용 반디 (2011.8), 첫 Android용 반디 (2012.3), 반디 버전 5 (2018.7)
최초의 PC용 반디 (2006.7), 첫 iOS용 반디 (2011.8), 첫 Android용 반디 (2012.3), 반디 버전 5 (2018.7)

2018년 7월에 공개된 ‘반디 버전5’는 이러한 기존의 반디를 뛰어넘어, 또 하나의 인터넷 전용 외국어 학습 채널과 문학 전문 채널을 추가하고 EBS의 모든 라디오 AOD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반디’에서 EBS 라디오의 모든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여 명실상부한 EBS의 대표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의 확대와 함께 애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최초의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원형 이미지로 네모 위주의 기존 앱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했으며, 움직이는 듯한 그러데이션 이미지는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감각적인 On/Off와 채널 전환 또한 직관적이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주어 많은 사용자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새로운 어학 및 문학 채널 신설
새로운 ‘반디’가 새롭게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반디 전용 어학 채널을 ‘EBS 외국어1’로 개명하고, 새로운 ‘EBS 외국어2’ 채널을 신설했다는 점이다. ‘EBS 외국어1’은 어학 전문 채널로서 반디에서만 들을 수 있는 전용 콘텐츠를 방송하며, ‘EBS 외국어2’는 FM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 중 교재가 있는 프로그램을 선별하여 방송하는 역시 반디 전용 채널이다. 따라서 어학 프로그램이 집중되어있는 아침과 저녁에 EBS FM 방송을 듣기 어렵다면, ‘EBS 외국어2’ 채널에서 들을 수 있다.
그리고 EBS에서만 들을 수 있는 문학 전문 채널 ‘책 읽어주는 라디오’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BS 라디오는 ‘책 읽는 라디오’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오랫동안 문학 작품을 낭독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왔으며, 마니아 층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이제는 반디 전문 채널 ‘책 읽어주는 라디오’를 통해 많은 청취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 문학 작품을 더욱 폭넓게 접할 수 있다.

‘반디’에서 EBS의 모든 AOD를!
EBS의 라디오 콘텐츠는 어학과 문학, 교육 등 전문적인 분야에 집중되어있어, 실시간 방송뿐만 아니라 AOD의 수요도 상당히 높다. 이러한 청취습관에 대응하여 AOD 서비스를 확장했다. 이를 통해 현재 방송 중인 프로그램에 한정되어 제공되었던 AOD를, 종방된 프로그램을 포함하여 언제 어디서나 EBS의 모든 오디오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하며, AOD 접근성을 확대했다.
AOD는 추천과 검색, 청취의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체 개발한 개인화 추천 알고리듬을 넣어 사용성과 접근성을 확대하고 만족감의 극대화를 꾀했으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개별 콘텐츠와 팟캐스트까지 검색할 수 있다. 또한 EBS의 AOD 콘텐츠가 어학에 집중되어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구간 반복, 빨리 감기, 배속 변경, 책갈피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춘 기능성 플레이어를 탑재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인 어학 공부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자막 서비스 등 고급 기능을 탑재했다.

‘반디 버전 5’의 AOD 화면(좌), ‘반디 버전 5’의 기능성 플레이어와 자막 서비스(우)
‘반디 버전 5’의 AOD 화면(좌), ‘반디 버전 5’의 기능성 플레이어와 자막 서비스(우)


국내 방송사 최초 하이브리드 라디오 애플리케이션

그런데 ‘반디 버전 5’가 출시와 함께 방송계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은 것은 ‘하이브리드 라디오’라는 점 때문이었다. ‘하이브리드 라디오’란 지상파 FM을 수신하여 라디오를 청취하면서, 관련된 부가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의 스마트폰은 FM 수신 기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해두었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7년 8월 말에 2018년 신모델에서 라디오 수신을 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LG전자와 협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LG는 한발 앞서 지난 2017년 여름부터 새로운 모델에 FM 수신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2018년에는 삼성도 이에 합류했다. 현재 이 두 회사의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기본탑재 앱을 통해 FM을 수신하여 라디오를 청취할 수 있다.

‘반디 버전 5’의 FM 수신
‘반디 버전 5’의 FM 수신

EBS는 이러한 스마트폰의 지상파 FM 수신 기능을 ‘반디 버전 5’에 적용하여, 국내 방송사 최초로 ‘하이브리드 라디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브리드 라디오는 FM 수신이 무료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트리밍을 청취할 때보다도 배터리 소모가 현저히 적으며, 재난 등으로 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FM 수신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특히 ‘반디 버전5’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청취하다가 네트워크가 불안정해지면 자동으로 FM으로 전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재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하지만 현재 FM 기능을 앱에 적용할 수 있는 API를 LG만이 공개하고 있기에, 하이브리드 라디오를 경험하는 사용자는 LG 최신폰 사용자로 제한되어있다.

하이브리드 라디오의 개념
하이브리드 라디오의 개념
스트리밍 접속 불가 시 FM으로 자동 전환
스트리밍 접속 불가 시 FM으로 자동 전환


하이브리드 라디오 개발

현재 하이브리드 라디오가 가장 활발하게 서비스되고 있는 나라는 미국으로, ‘NextRadio’라는 앱을 통해 미국의 많은 라디오 방송을 FM을 수신하여 청취하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들은 미국의 NAB(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가 정한 FM 수신 표준 API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 API는 ‘PILOT FM Radio SDK’를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삼성과 LG의 스마트폰 역시 이 API를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대로 LG는 SDK를 사용하여 API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두었지만, 삼성은 아직 불가한 상황이다. ‘PILOT FM Radio SDK’는 홈페이지(fmradiosdk.nabpilot.org)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개발에 적용할 수 있으며, 라이선스 키를 받아 배포할 수 있다. ‘PILOT FM Radio SDK’가 제공하는 기능은 다음과 같다.

‘PILOT FM Radio SDK’가 제공하는 FM 수신 관련 기능과 함수
‘PILOT FM Radio SDK’가 제공하는 FM 수신 관련 기능과 함수


한국 하이브리드 라디오 서비스의 숙제

EBS가 시작을 끊은 국내 하이브리드 라디오 서비스는 업계에서 큰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 사용자의 반응은 그다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국내에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삼성의 스마트폰이 FM 수신 API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삼성 스마트폰도 미국에서 NextRadio로 하이브리드 라디오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공개한다면 ‘PILOT FM Radio SDK’로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과 하이브리드 라디오가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이브리드 라디오의 장점은 앞서 언급한 대로 FM 수신이 무료라는 점, 배터리 소모가 적다는 점, 인터넷 불가 지역에서도 청취할 수 있다는 점 등인데, 배터리 용량이 충분한 최신 스마트폰과 인터넷 무제한 요금제가 일반화된 국내에서는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특징이 되지 못한다. 삼성 스마트폰의 API 공개와 함께, 하이브리드 라디오만이 제공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개발하는 데 모든 방송사가 머리를 맞대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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