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체 도 넘은 마케팅 ‘눈쌀’

케이블 업체 도 넘은 마케팅 ‘눈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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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주부 박현란 씨는 최근 시청하던 케이블 TV 계약이 종료되자 IPTV를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에 케이블 회사에 전화를 건 박씨는 계약 해지를 요구했으나 업체에서는 “지금 보고있는 방송은 아날로그 케이블인데, 우리와 계약 연장을 하면 3개월 무료시청을 하게 해주고 디지털 가입자로 전환하면 성인방송을 무료로 보게 해주겠다”고 전해왔다. 주부 박씨는 그저 기가막힐 따름이었다.

최근 IPTV의 공세에 밀려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케이블 업체 마케팅이 도를 넘고있다는 지적이다. 위에 소개한 박 씨의 사례 외에도 케이블을 끊겠다고 하면 방송 연장 약속에 현금으로 무마하는 작태를 보이는 것은 장난 수준이다. 이제는 전국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일부 케이블 업체들이 아날로그 가입자를 디지털 가입자로 전환시키려 ‘사기’행각을 벌였던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실 사업적인 부분으로 보면 케이블 TV의 이 같은 발악이 이해는 된다. 지난해 IPTV 가입자는 1분기 398만3,000명에서 4분기 491만9,000명으로 93만6,000명이 증가한 반면 케이블 TV 가입자는 1분기 1,500만5,000명에서 3분기 1,495만7,000명으로 4만8,000명 줄어든 것이다. 이에 케이블 업체들은 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자신들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사업적 분수령으로 삼고 고가의 상품으로 고객들을 무리하게 유치하려 혈안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케이블 업체의 편법이 녹아든 소망과는 달리 해당 업체들의 디지털 전환률은 낮은 편이다. 각 업체의 올해 디지털 전환 목표를 보면 CJ헬로비전과 씨앤앰은 20만 명을, 현대HCN은 6만 명, 씨앰비는 7만 명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낮아진 수치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날로그 가입자를 유치하던 시절 맺은 공동주택 및 아파트에서 맺은 ‘단체계약’ 때문이다. 당시에는 공동주택의 대표단이나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밀월’을 맺고 해당 상품을 팔았기에 영업 이익을 얻었지만 현재 고가의 디지털 상품을 또다시 같은 방법으로 팔기에는 상황이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케이블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직접수신가구에만 집중되는 정부의 디지털 전환 지원 대상이 유료 플랫폼에도 어느 정도 미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유료 플랫폼 사업자의 ‘볼멘 소리일 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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