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지상파방송 디지털 전환의 시급한 과제

2012 지상파방송 디지털 전환의 시급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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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이 목전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이해당사자들의 관심도는 낮다.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매출과 직결되는 미디어렙이나 지상파재전송 협상과 달리 직접적인 수익성과 관련성이 낮고 정부 역시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외부적 위협요인과 비교하면 정책적 우선순위가 한참이나 아래다. 시청자들 역시 자신들과는 거리가 먼 방송사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사업쯤으로 간주하며 무관심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점은 디지털 전환의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우리 정부가 내놓은 디지털 전환의 목표는 고화질(HD) 방송서비스의 제공과 매우 추상적인 디지털방송 활성화 지속 추진이 고작이다. 2006년 당시 정통부는 디지털방송 활성화를 위한 추진과제를 발표하면서 디지털전환 추진의 필요성을 시청만족도 제고를 통한 시청자 복지 증진, 경제성장의 동인 두 가지를 제시했다. 시청만족도 제고를 통한 시청자 복지 증진은 디지털방송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청자복지를 증진한다는 것으로 현재보다 3 ~ 4배 선명한 고화질 ․ 고음질의 실감방송과 데이터방송, T-Government, VOD 등 양방향방송서비스 제공, 다채널화를 통한 시청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맞춤형 방송을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전업체의 디지털TV 판매에 최우선으로 한 정책 추진이 이뤄짐으로써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방송사와 시청자들의 설 자리는 사라졌다.

디지털전환 초기, 정부는 국내외 TV 시장의 육성과 관련 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삼성, LG와 같은 가전사 중심의 정책을 추진했고 이로 인해 가전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이제는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면 회수되는 지상파방송사들의 아날로그 주파수 대역을 통신사업자들의 서비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파수 재배치를 통해 아날로그 지상파방송 대역을 통신사들이 확보하면 통신사들 역시 4G 서비스에 활용함으로써 적지 않은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무려 108㎒의 주파수 대역을 재할당하면서 최소 수천억에서 조 단위의 주파수 경매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서는 규제기관인 동시에 이해당사자다. 정책추진의 공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디지털 전환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방송사나 시청자가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 가전업체, 통신사업자라는 비판적 목소리가 대두되는 배경이다.

 

   
 

이러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 1월 20일 연말 디지털전환 추진을 위해 최종적인 디지털전환 정책방안과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의결했다. 우선 방송통신위원회가 확정한 디지털방송 활성화 및 2012년도 아날로그방송 종료를 위한 정책방안은 디지털전환 시범사업 결과와 1년 앞으로 다가온 아날로그 지상파방송의 종료를 고려해 그동안 디지털방송 활성화와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 기반 마련이라는 기존의 두 가지 정책목표를 구분하여, 2012년에는 전 국민의 TV 시청권을 보장하면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을 차질 없이 종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2013년 이후 DTV 보급 확대, HD 방송프로그램 편성비율 확대, 유료방송의 디지털전환 등 디지털 방송 활성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방통위의 정책방안에 따르면 2012년 말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앞두고 올 1월부터 아날로그방송 직접수신 가구에 자막고지가 시행된다.

방통위는 전국을 9개 권역으로 나눠 1월부터 아날로그방송 직접수신가구 대상으로 자막고지 방송을 매일 시행하고 정부지원 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막방송은 KBS1 ․ 2, MBC, EBS, 민방에서 동일시간대에 시행된다. 1 ~ 2월에는 화면비율 30% 이내 크기로 자막이 나가고 12월까지 50% 이상 비율로 자막이 고지된다. 7월부터는 디지털방송 수신기기 보급률이 98% 이상의 정부지원 완료단계 지역을 대상으로 가상종료도 추진한다. 가상종료는 권역별로 하루 2차례 시행되며 다양한 시청패턴을 가진 시청자들이 고지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매일 다른 시간대에 이뤄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자막방송 고지와 관련한 문제점은 첫째, 보급률 98% 이상 지역에서 자막방송의 크기를 50%씩 내보내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오히려 자막방송의 크기를 줄이고 대신 화면의 위와 아래에 지속해서 노출시키는 형태로 자막방송을 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자막방송과 관련해서는 시청자들의 민원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는 자막방송의 대상이다. 자막방송의 대상을, 직접수신을 하고 있는 아날로그TV 보유자로 한정할지, 아날로그TV를 보유한 모든 시청자로 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으로 자막방송을 시행하게 되면 아날로그TV를 보유한 대다수의 케이블TV 가입자들은 디지털전환 정보의 전달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고 만다. 궁극적인 디지털전환은 아날로그TV를 디지털TV로 교체하는 것이다. 지상파 직접수신세대만의 디지털전환이라는 접근법에서 벗어나 아날로그TV 보유자 모두에게 디지털전환의 필요성을 알리는 자막이나 홍보내용이 전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지털전환이 완료된 후, 유료방송 이용자가 지상파 직접수신으로 변경 시 적절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게 된다면 이는 시청자들의 선택권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과 디지털 컨버터를 통해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아날로그TV로 다운컨버팅을 실시해 케이블TV 가입자들이 볼 수 있게 해준다면 결과적으로 향후 재전송 협상 등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편, 디지털전환 완료 후 회수되는 700㎒ 대역 중 각각 20㎒씩 전체 40㎒를 통신에 우선 할당하는 주파수 활용계획인 소위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700㎒ 대역의 일부를 할당해 줌으로써 향후 이 대역의 통신사업자 이용의 물꼬를 텄다. 물론 현행 방송용 주파수 이용은 디지털전환 이후 회수되는 아날로그 지상파방송의 주파수 대역의 재배치를 통해 700㎒ 대역을 통신용 주파수로 활용한다는 것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복안이다. 회수되는 아날로그 지상파방송 주파수 대역을 통신용으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방송용으로 계속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700㎒ 대역의 통신서비스 이용과 관련해서는 간섭발생에 대해서도 엄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디지털방송으로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과 700㎒ 대역은 인접해 있기 때문에 자칫 간섭 효과가 발생하게 되면 지상파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이 큰 피해를 당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아날로그 지상파방송 주파수 대역의 회수와 이 대역의 주파수 경매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에서조차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TV 방송국이 주파수를 포기하고 TV 주파수 대역이 무선 브로드밴드 서비스에 이용될 경우 주파수 간섭으로 지상파방송 수신에 문제가 생겨 미국 전체 가구의 15% 정도를 차지하는 안테나를 이용한 지상파방송 시청자들이 불이익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NAB에 따르면 특히 동부의 뉴욕 북부 지역과 동부 캐나다 접경 지역에서는 국가 간 주파수 사용 조약에 따라 미사용 중인 주파수를 재할당할 수 없는 제약이 있어 FCC가 재할당을 시행할 경우 지상파방송의 중단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디지털방송 전환으로 국내 가전사가 글로벌 가전업체로 성장한 배경을 생각하면 차세대 디지털방송을 위해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방송통신위원회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삼성, LG와 같은 가전업체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디지털TV뿐만 아니라 차세대 디지털방송서비스의 핵심이라 불리는 3DTV, UHD방송, 스마트TV 등과 같은 신규단말의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동시에 방송서비스가 병행되어야 한다. 지상파방송의 주파수 확보는 보다 큰 방송산업의 활성화와 가전업체의 매출 증진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700㎒ 대역을 통신용으로 이용하기에 앞서 객관적이고 냉정한 분석이 요구된다.

 

방송통신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점차 글로벌화되어 가는 추세 속에서 방송은 국가 정체성의 확립과 문화발전의 버팀목이다. 미래는 콘텐츠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통신산업이 과도하게 통신부문에 편중된다면 앞으로 국가의 경쟁력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제라도 디지털전환을 계기로 통신사업자와 가전업체 중심적 정책추진에서 탈피해 방송의 공익성이라는 관점에 입각한 정책의 추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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