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라디오 인프라팀 김시업 기술감독

[인터뷰] OBS 라디오 인프라팀 김시업 기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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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기술 2024년 12월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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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라디오 인프라팀

김시업 기술감독

 

OBS 라디오는 이전 경기방송의 FM 99.9㎒를 이어받아 2023년 3월 30일 정식 개국하여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경인 지역의 청취자들을 위해 방송 중이다.

SFN 방식을 채택하여 경인 지역 어디든 99.9㎒, 단일주파수로 청취 가능해 주목을 받았던 OBS 라디오는 <굿모닝 OBS>, <돈키오테>, <뮤직 EXPRESS>, <오늘의 기후> 등의 프로그램으로 24시간 깨끗한 음질의 방송을 위해 총 7명의 기술인이 교대근무를 통해 불철주야 업무 중이다.

예전 경기방송 시절부터 라디오 업무에 힘써온 김시업 기술감독을 만나 업무 환경과 관련 이야기를 하기 위해 수원에 위치한 OBS 라디오를 방문했다.

 

1.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OBS 라디오 인프라팀의 김시업입니다. 저는 다른 방송사에선 TV쪽에서 오디오 파트로 3~4년 정도 근무했고, 라디오만 OBS 라디오 전신인 경기방송에서 10년, OBS 라디오에서 1년 7개월 정도 됐으니까 약 12년 정도 됐네요. 그 정도면 약간 건방짐을 더해서 – 선배들께서 동의하실진 모르겠지만 – 라디오 준-장인이라고 소개를 해도 될까요?

 

2. OBS 라디오 개국 당시 상황
당시 경기방송지부 집행부 3명과 보도국 기자 몇 명은 2022년 7월에 먼저 입사해서 개국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다른 동료들과 9월에 OBS에 입사해서 준비단에 합류하게 되었고요. 9월부터 11월 공사 시작 전까진 부천 OBS로 출근했습니다. 입사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이라면 출퇴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웃음) 제가 집이 수원인데 집에서 지하철로 2번 갈아타고 버스로 30분 정도를 더 들어가야 하니까 도착까지 2시간 10분~2시간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처음엔 다른 방법이 없어 그렇게 다녔는데, 경기방송 동료 중 저랑 처지가 비슷한 2명이 더 있어서, 그들과 카풀을 했죠. 자차로 오더라도 차가 막히면 오래 걸리니까 아침 일찍 출발해서 회사에 8시쯤 도착했으니 1시간 정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했던 시점에선 연주소, 송・중계소 관련해서 공사업체 선정 작업은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에 출근 후 관련 서류들 살펴보면서 공사 시작 전에 추가하거나 제거할 부분 있는지 체크했습니다. 그때 방송시스템 세부 내역서나 시방서를 한 4~5번씩은 봤던 거 같아요. 그렇게 10월까지 다니다가 11월 중순부터 공사가 시작됐으니까, 11월 초부터 수원 연주소 공사 현장으로 출퇴근하면서 개국의 부푼 꿈을 안고 출퇴근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웃음)

 

3. OBS 라디오 개국을 위해 애쓰신 점
원래는 10월쯤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었는데,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한 달 정도 늦춰졌습니다. 그렇게 11월에 공사가 시작되고 3월 30일에 개국이었으니까,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5개월이 좀 안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송・중계소 관련해서는 TV본부에서 전담하고 있던 분이 계셨구요. 라디오 준비단으로 기술파트는 저까지 3명이었으니까, 3명으로 4~5개월이란 시간 동안 환경공사, 소방공사, 방송시스템공사, 네트워크 회선공사, 사무실 인테리어까지 처리를 해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공사를 하면서도 3월 30일에 정상적으로 방송 송출이 가능할까 내심 불안했거든요. 그래서 언젠가는 자면서 꿈을 꿨는데 첫 방송 날, 방송은 시작됐는데 라디오에서 소리가 안 나는 악몽까지 꾼 적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개국 첫 생방송을 제가 했습니다. (다행히 사고는 없었네요.)

공사가 진행되면서 소소한 문제들은 많았는데 2가지 정도가 기억에 남네요. 먼저 스튜디오 내부 소음문제가 있었는데요. 방송동 건물이 노후화 정도도 심하고 층고도 낮아서, 상층부로 지나는 공조 배관으로 팬코일 모터진동음이 전달돼서, 스튜디오 내부까지 소음이 전달되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당시 천장 공사로 흡음・방진 시공을 하고 흡음텍스로 마무리한 상태였는데도 녹음실 1개소, 생방스튜디오 2개소에서 진동소음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공사 소음 때문에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스튜디오 간 방음 벽체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어느 정도 차음이 되니까 들을 수 있더라구요. 내부 환경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발생한 이슈라서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천장을 다시 뜯어내서 진동음 측정부터 다시 해봤죠. 심한 부분에 폴리에스터 흡음 충진재로 감싸고, 그 위에 방진 고무판으로 감싸는 추가 차음 작업을 한 다음, 다시 측정해보고, 같은 공정으로 추가 차음 작업을 몇 번 반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OBS 라디오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OBS 라디오
OBS 라디오 개국 1주년 기념사진
OBS 라디오 개국 1주년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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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준비하면서 자료를 찾다 보니까 그때 힘들었던 내용을 일기장처럼 메모장에 적어 놓은 게 있더군요. 짧게 요약하면,

1. 설계 단계부터 면밀하게 건물 소음 관련 조사할 것
2.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방・흠음 충진 재료, 두께, 음향 타공판의 형태를 공사업체와 충분히 논의할 것
3. 천장 흡음텍스 취부 전 소음이 심한/적은 시간대를 각각 골라 최소 3일간 음향테스트 실시하기
4. 아니다 싶으면 환경공사 사장님께 매달리기
5. 이후 음향디퓨저, 베이스트랩 등으로 어쿠스틱 룸 최적화 작업하기

다음으로 오디오카드(Digigram ALP222e) 이슈가 있었는데요. 송출시스템에서 송출 단말 역할을 하는 AIR라는 장비(Maxnine) 인스톨 후, 주기적으로 오디오 출력단에서 디스토션이 발생하는 이슈가 있었습니다. 관련해서 오디오카드도 바꿔보고 OS와 관련 프로그램들도 리뉴얼 해봐도 문제 해결이 안 되더라구요. Digigram 본사에 문의해 본 결과, 윈도우와 오디오카드 펌웨어 간 발생한 오류로 해당 오디오카드(Digigram ALP222e)를 OBS 라디오가 처음 납품받은 거라 자신들에게도 처음 보고된 오류로 판단된다는 내용이었어요. 관련해서 Digigram 본사에서 펌웨어 업데이트 파일을 받아서 문제를 처리했던 일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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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전 경기방송과 현재 OBS 라디오의 시스템적으로 다른 점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전파환경이 달라진 거겠죠. 경기방송에선 다른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FM 전파를 MFN(복수 주파수망) 구성으로 – 99.9MHz, 95.5MHz, 100.7MHz 주파수로 – 송신하는 방식이었는데, OBS에선 FM 전파를 SFN(단일 주파수망) 구성을 통해 99.9MHz, 단일 주파수로 송신하는 방식이니까요. 처음에 FM SFN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좀 놀랐습니다. 제 얕은 지식으론 일반적인 FM 전파환경에서는 중첩이나 멀티패스 같은 감쇠 요인들이 많아서 SFN 구성이 불가하며, SFN 구성은 정교하게 동기화된 Orthogonal 한 OFDM 환경에서나 가능한 건 줄 알았거든요. 당시 TV본부 SFN 관련 담당자께선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페이딩 현상도 없고, 전파가 중첩되는 지역에선 오히려 증폭되는 걸 확인하셨다고 하셔서 신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OBS 라디오의 주조정실
OBS 라디오의 주조정실
OBS 라디오의 메인 스튜디오
OBS 라디오의 메인 스튜디오
DJ 스튜디오 내부의 음향장비들
DJ 스튜디오 내부의 음향장비들
메인 스튜디오의 부조정실
메인 스튜디오의 부조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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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가지를 뽑자면 – 아마도 폐국이 아니었다면 장비를 교체했을 거 같긴 한데 – 신호 처리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경기방송에선 생방스튜디오 3개, 녹음스튜디오 4개 중, 생방스튜디오(글라스 스튜디오) 1개소만 유일한 디지털 장비를 갖춘 스튜디오였고, 나머지 스튜디오들은 아날로그 장비로 내구년한이 한참 지난 장비들이었던 것에 비해, OBS 라디오에선 48kHz 16bit 포맷의 풀디지털 신호로 셋업돼 있습니다. 설계 당시엔 48kHz, 24bit 고해상도 오디오 포맷으로 셋업하려 했었는데, 제작/송출 단말(맥스나인)들이 최대 48kHz 16bit까지만 지원이 된다고 해서 전체 오디오 해상도를 낮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녹음실 중 1실을 라디오 녹음과 TV 제작 겸용으로 사용
녹음실 중 1실을 라디오 녹음과 TV 제작 겸용으로 사용



5. 예전 경기방송에서는 맡았던 업무
경기방송에서도 OBS 라디오에서와 마찬가지로 송・중계소, 부조정실, 주조정실, 중계, 공개방송 업무를 맡았습니다. 제가 2010년 입사 당시엔 그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 외의 업무가 추가되더라구요. 회사 차량 관리, 소방설비 관리 같은 업무들이 말이죠. 맡은 업무 중 가장 자괴감을 들게 했던 일은 ‘중계차 운전’이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한 번은 사측에서 중계차 운전까지 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관련해서 비슷한 시기에 기술팀 선배께서 징계를 받은 적이 있었거든요. 기술팀 업무가 아님에도 회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운전을 했던 선배인데 징계까지 받는다는 것이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시 징계위원회가 꾸려졌고, 노측 대표단 일원으로 참석하면서 대형차 운전 경험이 없는 자가 중계차 운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항변했었고, 그 일 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징계위 이후엔 기술팀 사원들에게는 중계차 운전은 더 이상 시키지 않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화가 나죠. 당시 대통령도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었는데 말이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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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경기방송의 정파와 OBS 라디오 개국 전까지 공백 기간에 하셨던 일
이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얘기라 쉽진 않겠네요. (웃음) 경기방송에서 정파 후 해고되면서 처음엔 경기방송 노조 사무실을 24시간 점거하며 투쟁을 했었습니다. 당시엔 경제적인 문제로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사측에서 노동조합 사무실을 폐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투쟁 초기엔 일주일에 몇 번씩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투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투쟁에 실효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너무 자주 하면 근처 주민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고,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없겠다는 생각에 ‘수요집회’라고 특화시키며 힘을 집중시키기로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이유로 조합원 개개인이 조금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던 중에 카톡으로 대출금 거치 기간이 만료돼서 다음 달부터 원리금 납부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알림톡을 받았습니다. 원리금이 당시엔 감당하기 힘든 금액이었고, 매달 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개인파산이란 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방통위 앞에서 경기지역 신규방송사업자 공모를 촉구하는 수요집회와 천막농성 시절 사진
방통위 앞에서 경기지역 신규방송사업자 공모를 촉구하는 수요집회와 천막농성 시절 사진

 

당시엔 어떻게든 지속적인 수익원을 구하는 게 시급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입사 지원을 하고 합격 후엔 사정을 얘기하고 – 수요일에 집회가 있어서 그날만은 출근이 불가하다는 – 양해를 구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제안이었던 거죠. 그러다 ‘커뮤니케이션북스’라는 출판사에서 오디오북 PD(기술 PD로 오디오북에 대한 기획, 녹음, 편집, 믹싱을 담당)로 입사 지원을 했었습니다. 최종합격 후 방문한 자리에서 사정을 얘기했죠. 가만히 듣고 계시던 회사임원의 얼굴이 굳어지며 사장님과 얘기를 해보겠다며 일단은 돌아가라 하시더군요. 힘들겠거니 했는데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합격 소식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수요집회도 참여할 수 있었고, 개인파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집행부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기류가 이상하다며 투쟁 강도를 더 올려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판사 일을 더 유지할 수 없겠더라구요. 상황을 얘기하고 그만둬야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출판사 사장님께서 “그런 일이 있을 땐 얘기하고 갔다 오고 주말 같은 때 출근해서 근무 총량만 지켜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저한테는 너무 고마운 분이셨습니다. 그렇게 몇몇 분들의 따스한 배려로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경기방송 투쟁 기간에도 조합원들이 역할을 나눠 활동한 시절 사진. 선전 영상 등 미디어 제작 스탭(촬영, 편집, 녹음 담당)으로 유튜브를 통해 제작 콘텐츠 업로드 작업 진행
경기방송 투쟁 기간에도 조합원들이 역할을 나눠 활동한 시절 사진. 선전 영상 등 미디어 제작 스탭(촬영, 편집, 녹음 담당)으로 유튜브를 통해 제작 콘텐츠 업로드 작업 진행


7. 직업을 바꾸실 생각은
전 지금 하는 일을 좋아 하구요. 아마 직업을 바꾼다 해도 비슷한 직종에서 일할 거 같긴 합니다. 제가 팔랑귀라 다른 사람들 말에 동화가 잘 되는 편입니다. 한 번은 경기방송 해고되고 지인과 술 한잔하는데 본인은 회사 다니면서도 스마트팜으로 제테크하고 있다고 식량 산업의 미래는 스마트팜에 있다며 적극 추천하더라구요. 시골 땅에 한우 목장을 지어서 스마트폰으로 소밥도 주고, 건강 체크도 하고, 아프면 알고리즘으로 지역 수의사에게 알림 메시지도 보내줘서 주사도 맞히고, 직접 내려갈 일이 거의 없다며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귀농하면 지자체에서 지원금도 준다면서요. 그 얘기를 아내에게 했다가 그런 건 아무나 하냐며 사업 같은 건 소질 없으니까 절대 그런 생각하지 말라더군요. 그 말도 맞는 거 같아서 바로 생각을 접었었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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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OBS 라디오 기술감독의 업무는
업무는 크게 송・중계소, 부조정실, 주조정실, 중계차 운용, 공개방송 업무로 나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송・중계소 업무는 라디오 기술인력 1명을 TV본부로 파견해서 TV본부와 함께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연주소에선 팀장을 제외하고 5명의 기술인력들이 부조정실, 주조정실, 중계차 운용, 공개방송 업무를 순환 분장해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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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업무를 하시면서 집중하시는 점
라디오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무음 송출에 굉장히 민감해집니다. ‘무음 = 사고’니까요. TV본부에서 오신 엔지니어분들이 몇 분 계신데 아무래도 영상신호가 주류라서 그런지 오디오 무음에는 저보단 덜 민감한 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무음에 본능적으로 예민해지는 건 아마도 라디오 하시는 분들이면 비슷할 거 같아요. 그 때문인지 성격도 좀 변한 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랑 얘기할 때 ‘마’가 뜬다고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엔 얘기하다 마가 길게 뜨면 뭐라도 채우고 싶은 강박(?) 같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회식 자리에서 마가 많이 뜨면 과음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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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교대근무 방식과 어려움

OBS 라디오 근무 형태는 주조정실의 경우, 주 최대 52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5조 3교대 형태로 순환시키고요. 여기에 부조정실 전담 1인을 일주일 단위로 순환시키니까, 정확히는 4조 3교대에 부조정실 전담 1조로 순환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주조정실 근무 시간 중에 야간 조의 경우, 18시~익일 10시까지 16시간을 근무하는 근무조가 있는데, 이런 근무 형태로 3개월 정도는 괜찮았던 거 같은데요. 누적된 피로 때문인지 그 이후부턴 오전 10시에 퇴근하면, 점심 먹고 오후 6시까지 자고, 저녁 먹고 11시부터 또 자고, 다음 날 오전 늦게까지 자게 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잠의 총량은 정상적인 근무 때보다 훨씬 많아지는데, 잠의 질은 떨어져서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할까요? 빨리 적응해야 하는데, 적응이 잘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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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업무 전후로 하는 일
저희는 마이크로웨이브 기반 STL 장비는 TV본부에서 점검을 하고 있어서 라디오 주조정실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 점검하진 않고요. IP 기반 STL 장비(MPX 엔코더, 멀티캐스팅용 스위치, MSPP)에 대한 점검은 라디오 주조정실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 외 근무 시에 루틴처럼 하는 업무라면 먼저 송출 단말(AIR)에서 녹음방송이나 SB 타임 이벤트에 정상적으로 음원이 업로드됐는지 체크하고요. 완료되면 기계실에서 송출 관련 장비들(MCFS, PIC, OPTIMOD, Sync Generator 등)을 체크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들은 정상 작동하는지, 송출/제작 서버(주・예비) 이벤트 뷰어 확인해서 특이점이 있는지 확인하고 혹시나 있을 방송사고에 대비해서 1차 쿠션용 비상송출단말과 2차 쿠션용 CD 플레이어까지 스탠바이하면 주조정실 근무 준비 완료입니다.

부조정실 근무 준비는 게스트가 없는 날은 특별히 할 일은 없구요. 게스트가 많은 날은 게스트 규모에 따라 마이크 세팅하고, 악기가 있는 경우엔 악기 특성에 맞게 – 기타, 키보드, 퍼커션 등 – 보조마이크, DI 박스 등을 준비합니다. 저희 방송국 같은 경우엔 뮤지션들이 시작하기 30분 전쯤 도착해서 스탠바이하기 때문에 리허설은 사치더라구요. 솔로 가수면 MR과 보컬 밸런스만 맞추면 되지만 밴드가 들어올 경우엔 첫 곡 라이브 할 때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야 해서 많이 예민해집니다.
야외 오픈스튜디오 있을 땐 중계차 점검을 하는데요. 라디오 중계차가 부천 TV본부에 있어서 부천까지 가야 합니다. 중계차 풀세팅해서 AMU, 마이크, 오디오 플레이어, 이팩터, LED 스크린, UPS 등 체크하고 확성까지 해봅니다. 생방송일 경우엔 방송 하루 or 이틀 전에 차량을 현장으로 이동시켜 연주소와 중계차 IP 코덱 간 신호 체크까지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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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OBS 라디오의 기술감독으로서 보람과 힘든 점
지역 방송사들이 비슷하겠지만 넉넉하지 않은 예산과 인력으로 구성원 대부분이 투자 대비 효율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런 상황에서도 OBS 라디오 내부적으로 서로 격려하고 나눠가는 분위기로 힘든 상황을 상쇄해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서로 힘이 되는 동료들이 있는 게 OBS 라디오에서의 가장 큰 보람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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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OBS 라디오 입사 후 2년간의 변화
글쎄요. 입사 후 개국까지는 새로운 방송국이 생겨서 새로운 JOB터가 생긴 거니까 큰 변화라면 변화인데, 그 이후부턴 별다른 변화가 있진 않았던 거 같아요. 뭐, 이렇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원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도 변화라면 변화겠네요. (웃음) 아무쪼록 각 사 기술인협회 회원님들께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고요. 협회원님들이 혹시나 수원 OBS 라디오에 오시면 수원 통닭거리에서만 먹을 수 있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치킨인가 갈비인가~’ 수원 왕갈비 통닭을 사드리겠습니다. (웃음)

OBS 라디오 식구 전체 체육대회 및 야유회
OBS 라디오 식구 전체 체육대회 및 야유회

 

14. 취미와 여가를 보내는 방법
취미라면 낮에는 뛰고, 밤에는 보는 걸 좋아합니다. 쉬는 날이나 저녁 근무 때 시간을 내서 동네 한두 바퀴 뛰곤 하거든요. 다행히 집 근처에 널찍한 공원하고,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낮은 산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밤엔 혼자 산책하거나 한적한 데 가면별을 관측하며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합니다. 예전엔 딸아이랑 같이 다니면서 천체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관측을 했었는데, 요즘은 좀 컸다고 저랑 놀아주질 않아서 혼자 다니다 보니 그런 취미가 생긴 것 같아요. 도시는 빛 공해가 심해서 쉽진 않지만, 도시에서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11시 이후엔 불빛이 많이 줄어드니까 행성 관측까지는 어렵지 않게 가능하더라구요. 도시에서도 차가 많지 않고 가로등이 드문드문 있는 곳이라면 겉보기 등급 1~2등급 이하의 별들은 맨눈으로도 안시관측이 가능하니까 별자리를 그려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요즘은 딸아이가 고등학생이라 멀리 못 가니까 그런 식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성단, 성협 관측용 쌍안경, 삼각대, 삼각대 어댑터 / 장시간 관측에 의한 팔의 고통을 덜어주는 삼각대에 고정한 쌍안경 / 투쟁 기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몇몇 장비 처분 후 남아있는 행성관측용 적도의식 굴절망원경
성단, 성협 관측용 쌍안경, 삼각대, 삼각대 어댑터 / 장시간 관측에 의한 팔의 고통을 덜어주는 삼각대에 고정한 쌍안경 / 투쟁 기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몇몇 장비 처분 후 남아있는 행성관측용 적도의식 굴절망원경

 

15. 개인적인 계획
몇 해 전부터 KOBA나 음향전시회 같은 데를 가면 홈스튜디오 관련 장비들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오래전 일이지만 대학 시절 락밴드 활동할 때도 곡을 쓰긴 했었는데 취업이라는 굴레에, 가장의 무게감에, 잊고 살았던 액자 속 버킷리스트 같은 거 같아요. 너무 잊고 살아서 장비나 작곡 툴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요.
제 곡을 만들고 싶은 ‘작곡’. 죽기 전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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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특별히 할 이야기보단 이 기회를 통해 감사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OBS 라디오 개국할 때 시간이 정말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서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송사들을 견학하며 학습을 했었습니다. 당시엔 라디오 기술로 3명만 파견돼서 구축을 했기 때문에 공사가 시작되고 나서는 공사 감독을 해야 하니까 거의 1명 정도가 공사가 적은 날 겨우 시간 내서 외부 업무를 볼 수 있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 예전 방송사 선배들에게 인사도 할 겸 방문했다가 그 자리에서 담당하시는 분을 소개받아서 갑자기 방송교육 분위기로 전개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때 참 정리도 안 되고, 두서없는 질문들 로 짜증도 날법한데 친절히 답변해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저희를 품어주신 OBS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라디오 신규 사업에 부정적인 분들도 계셨을 텐데, 오랫동안 같이 지내던 동료처럼 말 건네주고 식사 꼬박꼬박 챙겨주던 인프라국 동료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EBS에서 꼼꼼하게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신 이성호·조능수 선배님께 감사드리고 싶고요. 어설픈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을 해주신 김동신 차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뭐라도 도와주고 싶어서 마음 써주신 MBC플러스의 김진호 선배님께도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OBS 라디오 전신인 경기방송 방송사 폐국 후에 방통위 상대로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을 때 저희가 당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원사가 아니라서 도움을 청하기가 곤란했는데, 흔쾌히 도움을 주신 당시 연합회장이셨던 MBC 이상규 부장님, 그리고 연합회 백선하 차장님….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죄송하구요. 당신의 따스한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라도 인사를 드려야겠어요.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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