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식 SBS 뉴미디어개발팀 부국장
병신년이 밝았다. 빨간 원숭이의 해라고 한다. 물론 상상이겠지만 엉덩이만 빨간 것이 아니라 몸이 빨간 원숭이도 있나 보다. 그만큼 귀한 한 해가 밝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지상파는 UHDTV 플랫폼용 주파수를 받아서 새로운 희망을 새겼다. 일 년 전 ‘2015년 지상파 방송기술 Hot 10 Issue’의 글에서 ‘주파수 할당이 올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발표가 날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사이비 점쟁이 같아 보일 테지…’ 라고 썼더니 정말로 휴가철 즈음에 발표가 나서 스스로도 놀란 경험이 있다. 올해도 그러한 ‘기운’을 받아서 이슈가 될 만한 토픽을 선정하고 그 전망을 해본다. 하지만 한 번 ‘기운’을 받은 것은 ‘소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일 터이니 올 연말에 이 글을 다시 보는 만행(?)만은 정말로 하시지 않기를 바란다.
UHDTV 방송
지상파는 2013년부터 4K 실험방송을 실시 중이다. 2015년에는 ATSC 3.0의 국내 표준화를 추진하였으며, 700MHz 대에서 5개의 채널을 확보하였고 평창올림픽 한 해 전인 2016년 2월에 표준화 완료 및 본방송 실시 예정이다. 각 사별로 지난 연말에는 UHD 본 방송을 추진할 TF나 전담팀을 구성하였다. 방송 표준이 거의 ATSC 3.0으로 정해졌으니 무려 15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한미공조인 것 같다. 하지만 ATSC 3.0 표준으로 송출에 필요한 Head End 시스템은 개발이 다 된 것이 아니어서 올 상반기에는 MUX, MMT 장비 등의 개발이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본방송 이전까지의 실험방송에서 현재의 DVB-T2 장비는 ATSC 3.0 서비스 장비로 교체될 것이다. 방송사 별로 해당 장비나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으므로 어려움은 좀 있겠지만 주요 장비는 올 상반기 중에 대부분 개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적어도 ATSC 3.0의 핵심기술만큼은 ‘날으는 그 무언가’처럼 미국에 기술이전 요구를 강하게 할 것 같지는 않다.
2017년 2월 UHDTV 본 방송 계획에 따라올 한해는 UHDTV 방송망을 구축하는 데 노력을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력 송신소 이외에도 일부 중계소가 신설되거나 장비 보강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난 연말에 LDM 실험이 좋은 성과를 보인 만큼 LDM 채택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 측면에서는 UHDTV에서 HDTV가 나온다고 인식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장비 간 인터페이스 면에서는 지난해에 결론이 안 났지만 SDI(12G)가 될지 IP가 될지는 올해도 결론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대규모 방송장비 메이커에서는 IP 방향으로, 중소규모의 업체는 SDI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SDI ↔ IP간 변환해주는 장비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올해 NAB가 지나도 오리무중일 것 같으며 가을의 IBC 전시회 즈음에는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IoT/IoE
IoT(Internet of Things)는 해가 지나면서 IoE(Internet of Everything)란 용어로 대체되고 있다. IoE는 모든 사물이 Internet에 연결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내재된 용어이다. 그 근거의 하나가 5G 시대의 도래이다. 사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었다고 하더라도 모두 다 Wi-Fi에 연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동통신망의 속도는 IoT의 생명이다. 5G는 최대 20Gbps 정도의 전송속도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이나 중국은 2018년에 5G 시범서비스를, 일본은 2020년 상용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시점은 각각 평창올림픽, 러시아 월드컵 및 도쿄올림픽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이전 3G/4G 시대의 전개상황을 고려하면 이 시기는 좀 더 앞당겨질 것 같다. 따라서 이러한 데이터 전송속도를 수용하는 장비의 개발도 빨라질 전망이다. 방송사에서는 이미 IoT화 되어 있는 송출시스템과 함께 제작환경도 IoT화 할 것이다. 현재 SD급과 HD급 중간 화질의 LTE 중계는 수년 내로 UHD급으로 진화할 것이다. 예능에 많이 사용되는 관찰카메라 등도 녹화와 동시에 전송이 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실시간으로 제작 현장에서 스트리밍 되는 영상을 받아서 바로 편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방송사에서는 이렇게 속도감이 있는 편집이나 생방송이 가능한 환경구축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에는 여러 가전기기에 IoT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생각만큼 활성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 가정에서는 스마트TV가 IoT Hub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대비해 방송사에서도 IoT Hub가 방송사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
모바일 방송
DMB는 아직까지는 지상파 방송의 대표적인 모바일 방송이다. 하지만 2014년부터 안드로이드 계열의 국내 스마트폰이 방수 및 방진기능을 채택하면서 DMB 안테나를 이어폰이 대체하는 형태로 출시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I-Phone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DMB를 수신하기가 간단하지만은 않게 되어 버렸다. 저화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DMB는 안테나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사이 IPTV 업계에서는 모바일 서비스를 결합상품으로 속속 출시하면서 DMB의 입지는 점점 어려워지게 되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상황이지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하였다. 기존 DMB 동영상 코덱인 H.264에 비해 최대 2배의 압축률을 가진 코덱인 H.265(HEVC)가 작년 12월 표준으로 제정된 것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존 방송망으로도 고화질 서비스가 가능하여 DMB 화질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특위(지상파특별위원회)는 DMB에 HEVC 코덱을 적용하기 위하여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하였으며, 신규 수익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스마트폰으로 DMB를 수신하는 경우 화질개선이 크게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피쳐폰과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기존 H.264만 수신이 가능한 단말들에 대한 호환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해당 단말을 보유한 시청자가 DMB를 외면해주기를 바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SHVC(Scalable HEVC)는 대역폭이 크게 감소하지 않으므로 올해 내에는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EVC 코덱은 더 떨어질 데가 없는 DMB 시청률에 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향후 스마트폰 메이커들의 일부 비용 부담이란 난관은 있지만, 상생(?)의 차원에서 해결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4K UHDTV를 직접 수신하는 스마트폰 단말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선택과는 별개로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평창올림픽을 Mobile 4K로 시청하고자 하는 요구사항이 많아지면 그 개발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방통위에서도 지난 연말에 UHD 주파수를 활용한 HD 모바일방송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어떤 경우라도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지상파 동영상 포털
2014년 하반기부터 지상파 방송사, 종편 3사 및 ‘CJ E&M’은 YouTube에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대신 수익배분 비율에 합의한 Naver와 Daum Cacao에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내 자식은 내가 제일 잘 아는 법’이라서, 아무래도 직접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VoD 서비스를 하는 비즈니스에 대해 고민하여 왔다. 그 결과로 지상파 자체의 동영상 포털을 기획하게 되었다. 현재는 지상파 방송사별로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아카이브 콘텐츠 변환작업을 하고 있으며, Open API를 채택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서 적절한 장면 메타데이터를 생성하여 원하는 장면 등을 쉽게 검색하거나 추천할 수 있게 기획하고 있다. 메타데이터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는 폐쇄회로자막이 있다. 현재 방송되는 프로그램은 거의 모두 다 장애인을 위한 폐쇄회로자막(Closed Caption) 데이터가 삽입되어 있다. 이전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도 상당수는 폐쇄회로자막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타 매체에서 제작한 콘텐츠에 비해 우월성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모든 시스템이 준비되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지상파 자체의 동영상 포털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에 서비스되던 pooq과의 연계도 기획되고 있으니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더욱 다양화될 전망이다. 어찌 되었건 자체 유통 플랫폼을 하나 더 소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할 것 같다. Netflix에 국내시장은 넘보지 말라고 전하라.
부가서비스
지금도 HDTV를 통해서 데이터방송이 서비스되고 있다. 그러나 단방향으로 인해 한계가 있어왔고, 꾸준하게 양방향 서비스로 거듭나기를 노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작년에는 IPTV의 양방향 기능을 이용한 T-Commerce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IPTV 채널에서 상품판매 및 정보제공 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올해는 다른 유료 플랫폼에서도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ACR(Automatic Contents Recognition)은 워터마크를 활용하여 시청 중인 콘텐츠를 알아내고, 그 내용에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현재 차방포럼에서 표준화를 추진 중이며 올 초에 완성이 될 것이다. 올 하반기에 비즈니스 모델이 수립되면 가전사와 적용 여부 협의를 할 예정이다.
HBBTV 2.0과 유사하게 UHD 부가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및 시범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사들의 부가서비스 적용 여부 역시 하반기쯤에 진행될 것 같다.
OHTV(Open Hybrid TV)는 2012년부터 본방송에 적용되어 왔다. OHTV의 장점은 Channel-bound Service라는 점이다. 즉, 채널 전환 시 해당 채널 방송사의 서비스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다른 서비스에 비해 접근성이 쉽다. 현재, OHTV 서비스가 적용되는 DTV 모델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추후 OHTV VoD 서비스는 위에 언급한 지상파 동영상포털과 연계되어 파괴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VR/AR
한 조사에 의하면 올해 VR(Virtual Reality) 시장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30억 불, AR(Augmented Reality) 시장규모는 10억 불이라고 한다. 같은 조사에서 2018년에는 각각 150억 불 및 300억 불, 2020년에는 300억 불 및 1200억 불이라고 예측하였다. 예측은 어느 정도 장밋빛 환상이 반영된 것이지만, 2020년 시장규모가 그 반만 된다고 하더라도 적은 것이 아닐 것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쥬커버그는 차세대 비디오로 VR을 지칭할 정도이고, VR 개발을 위해 Oculus라는 회사를 사들이기도 했다. 구글은 저렴한 카드-보드 타입의 VR 헤드셋을 제안하기도 하였으며 삼성도 기어VR을 시판 중에 있다. VR 영상은 YouTube 등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도 있다. 현재의 지상파 표준으로는 방송사가 360° VR 영상을 송출할 수는 없지만, 시장의 크기를 감안하여 제작기술에는 참여할 것이다. 특히 GoPro 등으로 촬영한 VR 영상의 편집(Stitch)에는 3DTV나 4K UHD 편집의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방송사 특수편집 Staff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적으로는 방송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이 되어 제작된 VR 영상이 이벤트나 테마파크 등에 활용될 것이고, BBC나 NY Times처럼 인터넷판 다큐나 뉴스영상으로 서비스될 수도 있을 것이다.
AR은 가상체험이라는 면에서 이미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어 왔지만, Google Glass에서 보듯이 사생활 침해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논란이 적은 내비게이션, 교육, 게임 등의 분야에서 각광을 받을 것이다. 방송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스포츠중계, 일기예보, 선거방송 등에 사용되어 왔다. 특히 AR의 일종인 가상광고는 스포츠중계에서 필수적인 광고의 하나가 되었다. 다만 원래는 중계 카메라와 연동된 3차원적 광고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시스템의 복잡성에 의해 대부분 2차원적으로 서비스되는 점이 좀 아쉽다. 수입원의 하나로 자리 잡은 스포츠 중계방송에서의 AR은 올해에도 그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니까.
MCN
MCN(Multi Channel Network)은 더 이상 이전의 인터넷방송 수준이 아니다. 수년 사이에 MCN 진행자인 BJ의 인기가 크게 올라가고, 나름 팬덤문화가 형성이 되면서 MCN은 새로운 문화 및 비즈니스가 되어 버렸다. 심지어 대통령 이름은 몰라도, 유명 BJ 이름은 꿰고 있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별풍선’의 시장이 커지면서 플랫폼 사업자와 저작권 협회 사이에 소송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미 국내에도 5,000개 이상의 인터넷방송이 YouTube나 AfreecaTV 등의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으며, 여기에 서비스되는 채널들을 소유한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에는 MakerStudio나 AwesomenessTV 등이 MCN 기업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MakerStudio는 월 평균 동영상 재생횟수가 65억 회로 전체 Youtube 트래픽의 5%를 차지한다고 하며, 2014년 디즈니에 인수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아TV, 트레져 헌터, 비디오 빌리지 등이 있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사도 직접 MCN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추세다. K본부의 “Yettie Studio”나 M본부의 “SMC(Smart Media Contents)”와 같은 브랜드 이름으로. 아직은 방송사들이 1인 방송 직접 제작이나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 제작 중 어느 쪽에 치중할지 명확하지 않으나, 기 보유한 제작역량과 노하우, 시설, 기술 및 다양한 포맷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MCN 시장에 진입·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내에 그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에 별풍선 맛을 좀 보려나.
차세대 초고화질 Test-Bed 구축
지난해 말 K본부는 ‘8K UHD 전송 Test-Bed 개발’을 새 연구과제로 선정하였다. NHK를 중심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8K UHD 방송을 준비해온 일본은 위성방송에서뿐 아니라 2014년 지상파 8K 장거리 중계에 성공하였고, 작년에는 SFN 실험도 실시하였다. HDTV에서 Analog Hi-Vision을 추진하다가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8K UHD에서는 이른바 ‘굳히기’ 작전에 돌입한 느낌이다. 이에 상기 과제를 선정한 것은 늦었지만 해야만 할 선택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8K 전송 표준 제정, 8K 장비 및 Dual Band 기술 개발 등이 필요하며, 표준 제정이나 개발의 로드맵이 올해 내에는 나와 주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4K UHD만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 시각의 한계가 8K 정도라는 연구결과를 감안하면 올 한해 4K UHD 본방송을 준비하지만 8K 역시 준비는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가 아니라도 일본과 중국이, 그리고 가전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8K UHD를 준비하고 있다. ‘산 넘어 산’의 환경이지만 미래의 8K UHD 시장을 다 내줄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향후 10년쯤 후 4K UHD 방송이 대세가 되면 8K UHD 방송 적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미리미리 대비할 수밖에 없으므로, 올해 Test-Bed를 구축하는 것이 절대 빠른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vent Broadcasting
거의 대부분의 국가는 큰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방송기술을 적용해 왔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중계방송기술이 적용된 이후 지속적으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중계 등에 새로운 방송기술이 적용되었다. 가깝게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3DTV 및 Time Slice 기술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는 4K UHD 방송기술이 적용되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는 특별히 새로운 방송기술이 적용될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4G망을 이용한 간이중계도 현지 이동통신 환경에 의해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이전의 올림픽 중계방송보다는 중계 카메라가 더 많이 동원되어서 다양한 각도의 중계서비스나 슬로모션 등이 이루어질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올해 4K UHD 중계차 도입이 확실시된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주로 고정형 4K UHD 중계였던 데 비하여, 중계차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4K 중계나 제작을 시험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경험들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4K UHD 제작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4월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방송은 방송사에서는 큰 이벤트의 하나이다. 이미 각 사별로 개표방송 추진팀을 구성하여 준비하고 있으며, LTE 중계 및 실시간 그래픽 차별화 등으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이벤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짝수 해라서 방송사는 더욱 바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올해가 다행히 윤년이라 하루를 더 쓸 수 있어서 조금은 나으려나.
직접수신율 개선
DTV 직접수신율을 높이기 위해 생긴 단체인 DTV Korea는 디지털 전환이 끝난 후에도 공청장비 개선 등의 수신개선사업으로 직접수신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였지만 직접수신율이 괄목하게 상승하지는 못한 것 같다. 작년에는 EBS가 다채널방송(MMS)을 시작하여 직접수신율을 일정 부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유료방송에서도 EBS 다채널을 서비스하면서 동력이 떨어진 경험이 있다. 올해부터는 DTV Korea에서 새로운 매체인 UHDTV의 직접수신율 확대를 위한 사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UHDTV 시대에는 HDTV 때의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부터 직접수신을 유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DTV 공청시설 개선 등의 사업을 통해 Infra는 구축이 되었으니 양질의 4K 콘텐츠를 전송하면 직접수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4K UHD는 RF로만 서비스할 수 있다는 지상파의 뚝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 올 한해 방송기술 10가지 Hot해 보일 Issue에 대해 살펴보았다. 인도의 간디는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속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현대는 방향과 속도 모두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 사회가 되었다. 방향이 틀리면 아주 빨리 도태되고, 방향은 맞지만 속도가 느리면 빨리 도태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재주 많은 원숭이의 해에 방송기술계가 올바른 방향과 빠른 속도를 갖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