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그린웨이와 일자산

강동그린웨이와 일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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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종류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 자연공원과 도시공원으로 나눌 수 있다. 오늘 걷는 길은 근린공원이 많아서 공원에 대한 이해를 먼저 돕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자연공원이라 함은 국립공원, 도립공원, 군립공원을 말한다. 그러면 도시공원이란 무엇일까?

도시공원은 도시계획법에 따라서 도시계획시설로서 설치되는 녹지지역, 풍치지구 등의 공원 및 녹지를 말하며, 도시내부 또는 주변에 조성하는 후생적 조원(厚生的造園)으로 시민의 레크리에이션을 위하고 도시생활자에게 생활의 윤택함을 주기 위한 것이다. 도시공원은 도시 내의 오탁(汚濁)된 공기를 정화하고 화재가 번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며, 재해 발생 시는 피난장소로도 이용된다. 또 도시의 미관을 더하게 하고 어린이들의 놀이터, 청소년의 교화대책(敎化對策)에도 도움을 주며, 가각녹지(街角綠地)와 가로수 등의 도로공원, 도시주변의 경승지(景勝地)를 이용한 시외공원 등 현대 도시계획에서 중요한 시설로 되어 있다.

도시공원의 종류는 도시 내의 기간공원(基幹公園)으로서 거주구(居住區) 기간공원, 아동공원, 근린공원, 지구공원(地區公園) 도시 기간공원, 종합공원과 운동공원으로 나뉜다.

그 외 공해 및 재해대책 녹지로서 완충녹지(緩衝綠地) ·재해방지녹지가 있으며, 특수공원으로서는 풍치공원(風致公園) ·동식물공원 ·역사공원 등이 있다. 또한 대규모 공원으로서 광역공원(廣域公園)과 레크리에이션 공원을 들 수 있다.

출처 : 공원의 종류(용동공원 조성을 위한 시민의 모임에서 발췌 정리)

 

그 중에서 근린공원[近隣公園]이란?

인근 주민의 레크리에이션, 특히 정적 레크리에이션의 장소로 설치하는 것으로, 인근주민은 어느 때나 이용하면서 산책을 하고, 휴식하고, 독서를 즐기고, 음악을 듣고, 혹은 집회 등도 갖는다. 근린공원에는 어느 경우에도 일반 운동경기의 시설을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하며, 그와 같은 시설이 공원의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 공원은 본래의 사명을 잃고 운동공원화되고 만다. 근린공원에 설치되어야 할 주요 시설로는 자유광장, 수림, 잔디밭, 화원, 풍치원, 마을회관 등이 있다.

<체육대학사전 이태신저에서 발췌>

 

   
 

강동그린웨이는 강동구의 ‘둘레길’이라 할 수 있으며 그 길이는 25km이다. 강동그린웨이는 여러 개의 근린공원을 끼고 있는 장점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길은 서울시내에 있으면서 공원이라고는 하지만 꽤 난이도가 있는 길이다. 거리는 13km ~ 14km밖에 안 되지만 4시간은 족히 걸리는 길이다. 하지만 여러 개의 근린공원을 거치고 일자산을 지나자면 나름대로의 매력을 지닌 산길이 전혀 무료하지 않다.

5호선을 타고 명일역에서 내려 3번 출구를 나와 직진하면 아리수 정수장 앞까지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아리수 정수장이 나오면 살짝 우측으로 틀어서 아주 어설프고 긴가민가한 길로 접어든다. 입구가 조금 지저분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고덕산 길로 접어들면 금방 지나온 길은 잊게 된다. 산이라고 하기엔 아주 낮지만, 산 입구에는 소방시설을 갖추어 놓아서 화재 시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아름숲 입구에는 철문이 버티고 있어서 좀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이곳은 사유지임을 뜻하는 것이고, 한 번도 이 문을 잠근 적은 없다고 한다. 고덕산 정상 부근에 전망대와 휴식 장소 겸 운동시설들이 있어서 조금 전의 당혹스러웠던 일들은 다 잊게 된다. 전망대에서는 강동대교와 팔당 쪽을 바라볼 수 있으며 짙푸른 한강물이 회색에 절은 도시의 냄새를 말끔하게 씻어준다.

   
 

   
 

   
 

길은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흙길이며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마른 나뭇가지와 풀들이 억세어서 위험하니까 야들야들한 풀들이 무성한 초여름부터는 맨발로 걸어도 좋겠다. 걷다가 두더지가 파 놓은 굴 같은 것이 있어서 자세히 보니 군 벙커였다. 모양이 어설프고 심란했다. 중간 중간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쉬어 가기도 좋다. 깨진 거울과 낡아서 글씨만 겨우 보이는 시계가 있는가 하면 어느 옛 임이 편히 쉬시는 산소가 양지바른 곳에 있다. 산소는 양지바르고 습기가 없어서 걸음질꾼들이 쉬어가거나 점심을 먹는 장소로 잘 이용하는 곳이다.

 

   
 
   
 
   
 

   
 

고덕산을 지나 샘터 근린공원으로 접어들었다. 이 길은 아카시가 많아서 아카시 꽃이 만발하면 그 향기에 취해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단다.

하지만 몇 해 전에 태풍 곤파스(순간 최대풍속 24~32m/s)로 아카시나무 등 1.600여 그루의 나무가 쓰러지는 피해를 입으면서 근린공원을 내 집 정원처럼 여기던 주민들의 상심이 컸었지만, 이들은 넋 놓고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한 그루의 나무를 정성들여 심었고, 나무에는 자신의 이름표를 붙여 운동도 할 겸 이곳에 와서 나무가 자라는 것을 지켜본단다. 이리하여 ‘강동 아름 숲’이 다시 탄생하게 됐고 우리는 이 길을 행복하게 걸을 수 있게 됐다.

 

   
 

   
 
   
 

샘터 근린공원을 지나 방죽 근린공원에 닿았다. 길은 역시 순탄하고 부드러운 흙길이다. 고덕산과 샘터 근린공원에서 너무 노닥거렸나보다. 해가 노루꼬리만큼 남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길은 지나온 길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서 속도를 내기에 좋았고 덕분에 등줄기에 땀이 촉촉하게 배었다. 방죽 근린공원 끝 부분에 마장이 있어서 어린이들이 승마를 배우고 있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말 엉덩이에 커다란 기저귀가 달려 있어서 조금 우습기도 했다. 마장을 지나 한국 구화학교를 지나 길을 건너면 오늘 걷는 근린공원으로서는 마지막 코스인 명일 근린공원이다.

 

   
 

고덕(高德)과 명일(明逸)은 산으로 부르기엔 너무 낮은 덕분에 山대신 고덕(高德)과 명일(明逸)이라는 높은 이름을 받은 한 마을의 뒷동산이다. 명일 근린공원길의 특징은 봄이면 애기똥풀 꽃들이 샛노랗게 피어서 멀리서 보면 흡사 유채꽃으로 착각할 정도란다. 산딸기도 엄청나게 많단다. 산딸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면 눈 가는 곳마다 빨간 꽃들이 흐드러지게 핀 것처럼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단다. 물론 따먹을 수도 있단다. 가시가 날카로운 며느리배꼽도 천지란다. 도대체 며느리가 얼마나 미웠으면 만인이 보는 들판에 핀 꽃에다가 그 깊고 깊은 곳에 갇힌 며느리의 배꼽이라 하였는가!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한 남자를 가운데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숙적의 운명은 내일도 이어지겠지. 뿐만 아니라 도회지에 인접한 산에서는 보기 드문 찔레가 있는가 하면 붉은 클로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봄꽃들이 피어 있어서 학생들이 생태 견학을 오기도 한단다.

   
 

   
 

이제 그 이름도 유명한 일자산을 가 볼까! 일자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큰 길로 내려와서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횡단보도에는 그린웨이라고 크게 써 놓고 화살표까지 그려져 있다. 길을 건너면 강동그린웨이라는 글씨와 화살표가 또 있어서 길 찾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서울 어디에나 그렇듯이 인도에 자동차를 개구리주차해서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일자산 입구까지는 화원이 많아서 아름다운 꽃들을 보며 눈이 호강을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즐겁다. 화원에는 계절이 없다. 사철 피는 꽃들과 열매들로 가득하다. 길가의 화원을 지나 조금 안으로 들어가니 시골집의 정원 같은 농원이 나타났다. 풀과 꽃들만 본 눈 속으로 갖가지 조형물들이 들어왔다. 시멘트 투성이의 도시에서 목재집을 보면 새로운 것처럼 자연만 보다가 조형물을 보는 것 또한 새롭다. 옹기와 강아지, 맷돌 등 인위적인 것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있지만 조화를 이루어서 보기에 꽤나 괜찮다. 일자산으로 오르는 길은 공원을 조성 중이라서 좀 어수선하지만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금방 눈이 띈다.

   
 

   
 

일자산은 능선이 길게 한 일(一)이어서 그렇게 부른다. 꼭대기에 오르면 둔촌 이집(李集) 선생이 숨어들었던 둔굴이 있고 지금은 말라버린 옹달샘도 있다. 마루로 된 둔굴 쉼터가 넓게 마련되어 있어서 바닥에 주저앉아서 쉬어도 좋을 듯싶다. 고려말기 대학자였던 이집은 신돈을 비판한 후 부친을 등에 업고 영천으로 피신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곳 일자산에서도 은둔했었나보다. 그 후로 호를 둔촌(遁村)으로 하였고, 이 동네 이름이 둔촌동이 되었단다. 해맞이공원에는 둔촌선생의 기념비가 있는데 그 내용은, ‘후손에게 금을 광주리로 물려주는 것보다 경서를 가르치는 것이 더 낫다’ 고 씌어 있다. 둔촌선생 다운 가르침이다.

   
 

저물녘 해맞이 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에는 보름달이 두둥실 떠 있다. 발아래는 오색불빛이 점점이 빛나는데, 그 불빛아래 숱한 사연 이글거리고 있겠다. 일자산 끝자락의 등성이에서 바라본 서쪽하늘이 불타고 있다. 사람도 마지막 숨을 몰아쉴 때 반짝 정신이 든다더니, 저 서산을 불태우는 태양도 남은 힘 다하여 하루를 마감하나보다.

   
 

저물었다. 헤드랜턴을 켜고 부지런히 앞만 보고 올림픽공원까지 가야겠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여름이었는데 일자산 길이 끝나도록 햇빛 없는 그늘 길이었다. 그만큼 나무가 우거지고 길은 맨발로 걸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흙길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 힘들면 중간에 내려올 길이 많고, 안내판이나 화살표가 아주 잘 돼 있다. 오늘의 코스를 마무리하면서 독자님들께 팁 하나 드려야겠다.

   
 

 

Tip : 강동구 도심 속 일자산 자연공원 내에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기자는 취지로 개장한 강동 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이 있다. 강동 그린웨이 가족캠핑장은 라퓨마 텐트가 49동이나 설치된 가족 캠핑장과 자가 텐트 설치 및 주차 가능한 오토캠핑장(8동만 가능)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침낭과 세면도구만 가지고 가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편의시설과 화장실은 관리 사무소건물에 함께 있다.

강동 그린웨이 가족캠핑장 이용 요금 안내

오토 캠핑장(자가 텐트 설치시) – 21,000원(4인 기준)

가족 캠핑장(설치 텐트 이용시) – 20,000원(4인 기준)

 

교통정보 : 전철 5호선 명일역 하차, 3번 출구. 명일역행 버스

코스 : 명일역-고덕산-샘터근린공원-강동아름숲-방죽근린공원-명일근린공원-천호대로횡단- 일자산-올림픽공원역.

 

< 방송과기술 VOL.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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