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정우진 & 이관원 메인 PD

[방송人 사심인터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정우진 & 이관원 메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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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정우진 & 이관원 메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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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원 PD(좌), 정우진 PD(우)

SBS 화제의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굉장히 독특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골목을 백종원 대표가 방문하여, 출연하는 식당의 음식과 서비스 등을 평가하며 개선에 개선을 거듭한다. 그 식당에 맞는 메뉴가 무엇인지,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통해 음식, 서비스, 장사 모든 면에서 처음과 다른 식당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단시간에 일취월장할 수는 없겠지만 프로그램의 방향은 명확하다. 왜 안 되는지 알려주고, 왜 잘되는지 알려주는… 백 대표의 지식과 경험, 노하우가 빛나게 되는 순간이다. 방영이 거듭될수록 시청자들도 저마다의 의견을 쏟아내는 등 프로그램의 기획과 방향에도 영향을 주며, 비난과 응원, 관심과 냉대가 버무려진다. 골목마다 역사를 만들고, 늘어나는 인기와 시청률 속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정우진, 이관원, 두 메인 PD를 만나 연출과 속사정에 대해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정우진, 이관원 PD님(이하 정 PD, 이 PD), 방송과기술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 PD : 안녕하세요. 이관원 PD님과 동기로 같이 첫 메인 연출을 맡고 있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정우진 PD입니다.
이 PD : 안녕하세요. SBS 예능본부의 이관원 PD입니다. 음악과 힙합을 사랑하며 SBS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어 아직은 어리고, 젊습니다.(웃음) 백종원의 3대천왕 때는 조연출,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는 2rd 연출이었고,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으로 첫 메인 연출을 맡게 되었습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1주년을 맞았습니다. 소감을 들어볼까요?
정 PD : 먼저, 프로그램이 이렇게 인기 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주시기 때문에 기쁘기도 하고, 맘고생도 많지만 다른 음식 관련 프로그램과 달리 장사를 하는 법을 다루기 때문에 백종원 대표(이하 백 대표)님의 진심과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느끼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조심하려고 합니다.
이 PD : 금요일 방송에서 수요일 방송으로 방영 시간대가 옮겨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관심과 격려가 더 많아졌고, 논란도 많지만 많은 시청자분의 관심이라 생각합니다. 예능프로이지만 요식업을 주제로 하며 그만큼 실생활과 면밀하기에 편집과 자막 등을 더 신경 쓰는 등 방송 제작에 있어 더욱 신중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방송될 골목 섭외 시 사전 조사를 어느 정도 하는지와 출연 섭외 등 촬영 단계까지 진행을 설명해주신다면?
이 PD : 지난 1년간 방송을 하며 전국의 골목 상권 200여 군데를 조사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 방영 중인 경희대 골목은 6개월 전부터 지켜보고 있었고, 보통 짧게는 1~2달 전부터 저희가 손님으로 가장하여 음식 맛도 보고, 주변 상권도 생각하면서 방송에 적합한 골목인지 물색하곤 합니다. 이때 가장 어려운 점이 출연 섭외인데, 저희 생각만큼 방송을 허락하는 경우가 드문 것 같습니다. 10곳을 섭외하면 1~2곳 정도가 방송에 응하는 편인데, 개인적인 사유나 그 밖의 이유 등으로 방송 출연을 불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골목이 저희 방송에 적합한지, 출연하시는 분들의 출연 의도가 적절한지 판단하여 섭외 및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연자들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섭외 자체의 어려움으로 레벨에 상관없이 받고는 있는데, 저희 프로그램이 기존의 맛집 프로처럼 음식의 조리부터 완성된 후를 조명하는 것이 아니고,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만들고 그 후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알아보기에 좀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방송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정 PD : 사전에 굉장히 조사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기획 및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방송이 거듭될수록 기존 기획에 덧붙여 가며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매회 논란의 소지가 좀 있는데, 보통 한 골목당 5주 정도 방송을 하고, 2주째 분량이 방송될 즘 촬영은 거의 마무리가 되는 편입니다. 아마 이 인터뷰 내용을 보실 때쯤에는 프로그램 진행과 노하우 관련 저희의 설명이 나갔을 시점이라 많은 오해가 풀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출연 섭외는 저희 작가분들이 몰락한 상권, 신생 상권 등의 자체 분류를 하고 매주 9~10개의 골목을 다닙니다. 서울 시내 골목은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지만 여러 가지 제약 조건들이 있어서, 저희 생각만큼 수월하게 섭외가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런 점이 좀 어려운 힘이 드는 부분인데 더 철저하고, 신중한 준비를 통해 개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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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처럼 프로그램을 한 명이 이끌어가는 경우는 많이 없는데, 어떤가요?
정 PD : 이관원 PD도 마찬가지인데, 저희는 요리 프로그램을 연출할지는 예상도 못 했었습니다. 당연히 음식에 대한 조예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죠. 출연자분들을 도와주고 싶어도, 어떤 부분을 어떤 식으로 도와야 될지 모르고, 오직 백 대표님만이 가능한 부분이라 본인의 노하우와 경험으로 의견을 내시고, 솔루션을 전하는 등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백 대표님도 일반인이고, 출연자분들도 일반인이기 때문에,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예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전 주 상황으로 그다음 주 촬영을 하기에 이런 상황에서 대본으로 진행을 할 수도 없는 거니까요.

이 PD : 백 대표님은 이번 방송을 통해 국내 요식업의 부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3대 천왕이 전국의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였다면, 이번 골목식당은 이러한 맛집이 되기까지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목적도 있고, 프로의 정신과 자세를 배우며, 습득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는 목표도 있기에 기존의 프로그램보다 연출되는 폭이 훨씬 넓은 편입니다. 백 대표님은 우리나라 요식업계에서 전설적인 분으로 백 대표님 한 명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기에 불안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김병만’이라는 출연자 없는 SBS 정글의 법칙을 생각하기 힘들 듯이 골목식장 역시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켜본 백 대표님은 방송의 모습과 일상의 모습이 비슷한 분인 것 같습니다. 인정도 많으시고, 여러 면에 관심도 많으시고, 무엇보다 엄청난 대식가입니다. 방송에서 먹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데, 방송 외에도 다른 것들은 챙겨 드시는 등 누구보다 먹는 행위와 관련된 일에 열정과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백 대표님 한 명의 경험과 노하우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다 보니 당연히 그에 따른 출연자분들의 반발과 갈등, 시청자분들의 비판과 격려 속에 솔직히 담당 PD이지만 위축되는 부분도 있고,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죠. 백 대표님도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아시기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시더라도 신중해지시고, 순화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렵고 힘든 부분이지만 더 완성된 프로그램을 위한 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골목 편과 출연하셨던 분으로는?
이 PD : 저는 이대 편의 이모님과 최근의 포방터시장 홍탁집을 꼽고 싶습니다. 이대 편의 경우 첫 방송으로 골목식당 프로그램의 정신과 목표를 그대로 담아낸 상징적인 곳입니다. 백 대표님의 팬이었지만 음식에 대한 노하우 부족으로 백 대표님과 갈등을 겪고, 이를 해소하며 극복한 케이스로 골목식당의 발판을 만든 출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홍탁집의 경우도 방향을 잡고, 음식과 장사에 있어 옳고 그름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장사에 대한 태도와 서비스가 바뀌는 등 좋은 방향으로 변했고, 프로그램의 관심을 높이는 또 하나의 계기가 아니었나 합니다.

정 PD : 골목을 꼽는다면 저는 해방촌 신흥시장 편이 생각납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권이었는데, 실력이 뛰어난 분도 계셨고, 처음 시작하는 젊은 분도 있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개성으로 촬영된 것 같습니다. 출연자분들이 촬영 후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 그렇게 뿌듯하고 보람될 수가 없는데, 그렇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출연하셨던 분으로는 성내동에서 분식집을 하시던 사장님이 생각납니다. 평범한 어머니 같은 분으로 장사의 기본을 다지게 되셨고, 사연을 듣고 촬영 편집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 상황을 경험했었습니다.

기획 의도에 더해서, 올해 특별한 방향이 있다면?
정 PD, 이 PD : 올해는 서울, 경기권을 떠나 지역을 다루어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죽은 골목상권 살리는 것에 더해, 지역 경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잘되는 집은 왜 잘되는지, 장사와 요식업에 대한 노하우 등 그러한 사례를 더 다양하게 연출하여 프로그램의 영역을 더욱 넓힐 예정입니다. 다양한 케이스와 사례를 통해 보다 풍부한 우리의 삶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등장으로 지상파 방송의 지위가 예전만 못한데, PD로서 이를 극복할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이 PD : 역시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더욱 창의적이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 촬영과 편집하는 사람으로서 관련된 분들과 협업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 PD : 최근, pooq와 옥수수의 합병에서 보듯 이런 합종과 연횡의 사례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지상파 방송사, 통신사, 외국기업, 포털사이트, 연예기획사 등 다양한 경쟁자들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위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빈번해지고, 지금까지 미디어 시장이 플랫폼 기반이었다면, 더욱 콘텐츠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개인적인 소망과 목표로는?
정 PD : 저희의 진정성을 시청자분들이 더 알아주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PD : 골목식당이 잘 되는 것과 오래갈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청자분들의 관심도 너무나 감사한 부분이지만 올해에는 연말 시상식에서는 좋은 상을 통해 스탭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또한, 골목식당을 통한 국내 요식업의 발전으로 골목골목에 맛집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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