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사에 한번 도전해보실래요

정보통신기술사에 한번 도전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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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L801487처음 방송과기술에 원고제안을 받고 무슨 글을 써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회사 편집위원과 이런저런 대화 끝에 정보통신기술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정보통신기술사 도전기 등에 대해 작성하기로 결정하고 다른 방송기술인들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1. 그럼 먼저 정보통신기술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정보통신기술사란?
정보통신기술사란 해당 기술 분야에 관한 고도의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에 입각한 응용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국가기술자격법 제10조에 따라 기술사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말합니다.

2) 정보통신기술사의 직무?
과학기술에 관한 전문적 응용능력을 필요로 하는 사항에 대하여 계획/연구/서례/분석/조사/시험/시공/감리/평가진단/시험운전/사업관리/기술판단(기술감정을 포함한다)/기술중재 또는 이에 관한 기술자문과 기술지도가 해당됩니다.

국가직무능력 표준 수준과 산업현장-자격-학위 비교

3) 현재 정보통신기술사 배출현황?
현재 국내에서 배출된 정보통신기술사는 540여 명이고, 이 전문가들은 학계와 산업계, 연구소, 정부기관 등에서 정보통신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4) 정보통신기술사 자격조건
관련 자격조건 및 검정과 관련된 사항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www.cq.or.kr)에 접속하면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2. 다음으로는 저의 정보통신기술사 도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1) 정보통신기술사를 준비한 이유
2000년 방송국에 입사하여 방송기술에 입문한 저는 다른 분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경험해서 선배가 되면 이것저것 후배들의 고민도 들어주는 넉넉한 선배가 되어야지 하면서 평범하게 회사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04년 12월! 회사생활 5년 차이던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OBS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ITV가 정파 되면서 실직하게 되는 일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방송사 직원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회사가 문을 닫아 실직되어 거리에 나앉은 경험을 가지고 있을까요? 아마도 2004년도 당시까지는 그리 많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입사 당시 신입공채 약 200:1 정도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해 이제는 정년퇴직 할 때까지 편하게 직장생활하면 되겠다~ 라고 생각했던 나의 작은 소망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엇인가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작은 이때부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당시에는 명확히 정보통신기술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2년 6개월 만에 ITV 구성원들은 OBS에 입사하게 되었고 OBS는 개국에 맞춰 방송제작시스템을 기존의 TAPE 기반이 아닌 파일기반의 네트워크방송시스템(NBS)으로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VCR을 서버들이 대체하고 편집기도 NLE가 대세가 되었으며 모든 방송제작 과정이 네트워크기술과 자동화된 기술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축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기존 방송기술에만 국한되었던 기술력으로는 새롭게 구축되는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지게 되었고,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업체들이 얘기하는 것들에 대한 판단 근거들이 미약했고, 애초 설계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에도 이론적 경험적 근거들의 빈약으로 방송시스템 구축에 많은 애를 먹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는 방송기술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운영하는 방송시스템 정도는 기술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또한 손쉽게 설계하고 변경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새롭게 구축되는 방송시스템은 나의 기술력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인 것 마냥 허탈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시스템 구축 과정이었지만 저에게는 아주 큰 교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빠르게 변화 발전하고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방송기술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엔지니어의 모습을 갖추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심각하게 했습니다. 또한 그 파도가 거세게 오더라도 옆으로 빗겨서거나 피하지 말고 부딪쳐 보자라는 생각과 다시는 그와 같은 오류를 겪지 않기 위해 꾸준히 새로운 기술에 대한 습득을 하루라도 놓치지 말자고 약속했던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정보통신기술사를 준비하게 되었던 동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2) 정보통신기술사 준비과정
정보통신기술사는 정보통신분야의 최고 권위 있는 자격증에 걸맞게 정말 방대한 양을 습득해야 하고 신기술 및 관련 기술동향도 꾸준히 이해하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루에 4시간 이상은 공부한다’ 라는 목표를 정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시간을 지키고자 노력했으며 조금이라도 남는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충분히 활용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학습은 먼저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관련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에 충실했고 그 이론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로 나만의 서브노트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 서브노트를 중심으로 복습을 병행했으며 변화되는 기술동향과 활용 등에 맞게 3차례 정도에 걸쳐 서브노트를 수정보완 했던 것 같습니다.

3) 꿈에 그리던 정보통신기술에 합격하다
2014년 3월 1차 필기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너무도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다는 2차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월 2차 시험을 접수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저에게 큰 고민거리가 존재했습니다. 그것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중계 출장이었습니다. 저의 보직은 중계차 영상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면접시험 때 저는 진도에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민이 생겼지만 과감히 2차 시험을 포기하고 다음 회차에 2차 시험을 잘 준비하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세월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10월 2차 면접시험.. 20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질문이 끊임없이 밀려들어 왔고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또박또박 대답하고자 했으며 솔직히 대답하고자 했었던 것 같습니다. 모르면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더 준비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했고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최대한 넓게 대답하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2014년 10월 24일! 당당히 104회 정보통신기술사에 합격했으며 당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3. 글을 마치며
2014년을 보내고 2015년을 맞은 우리 방송 엔지니어들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과제가 놓여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존에 주를 이루었던 방송기술들의 가치가 점점 저평가되고 있으며 ICT 기술이 점점 중요시되는 상황에 우리 엔지니어들이 놓여 있는 것입니다. 방송사 내에서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통신기술 발전이 기존 방송기술을 조금은 지나간 기술로 치부하는 면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저력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조금만 준비하면 그리고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새로운 영역이 발굴되고 새로운 직군이 방송기술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좀 더 경쟁력 있는 무엇인가를 원하거나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의 흐름을 선도하고 싶다면 과감히 정보통신기술사 도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정보통신기술사가 되는 과정은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하는 지난하고 힘든 과정입니다. 하지만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조금은 타이트한 생활 속에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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