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을 잡아라!!! – TMR(Time Machine Replayer)

지나간 시간을 잡아라!!! – TMR(Time Machine Rep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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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국 YTN 기술연구소

TMR
YTN이 개발한 일명 타임머신, TMR은 녹화와 동시에 영상을 재생 가능하며 이후 녹화된 영상도 녹화가 종료되기 전까지 재생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부조에서 방송을 하다 보면 중계 대기 상태에서 실제로 중대 발표가 시작됐어도 곧바로 중계를 하지 못하고 앞부분이 이미 지나간 상태에서 방송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 수신 영상을 부조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Ingest가 완료된 영상을 NLE로 편집한 후에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절차적인 딜레이가 불가피하다.

그림1
이런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YTN 연구소에서 라디오용으로 개발한 ‘지연 재생기’를 활용하려 했지만, ‘지연 재생기’는 영상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오디오를 사용하는 라디오의 특성상 HD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사실 HD용으로 개발을 하였으나 재생 중 특별한 이유 없이 간헐적으로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여 HD를 포기하고 SD로만 운영하게 된 것이다. 또, 재생에 필요한 최소 지연 시간이 약 1분 정도 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지연 방송은 힘든 상태였다. 이런 문제들은 ‘지연 재생기‘의 기능 개선 없이 절대로 부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지연 재생기‘를 개발할 당시 해결하지 못했던 숙제를 다시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구조를 바꾸는 것 외에는 길이 없다고 느껴졌다. 보통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엔진이라 하면 가장 중요한 핵심 기능을 하는 모듈(소프트웨어 덩어리)을 말하는데 이런 엔진을 다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기존의 ‘지연 재생기‘의 기본 파일 포맷은 ’XDCAM 422 50Mbps‘인데, 압축률은 높으나 ‘MPEG2 Long GOP’ 형식의 압축을 하다 보니 지연 시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그에 비해 ’MPEG2 I-Frame’의 경우 프레임 이미지만 압축하고 GOP 압축을 하지 않아 지연 시간이 짧다. 뿐만 아니라 ’XDCAM 422 50Mbps‘의 경우 파일 구조는 ’MPEG2 I-Frame’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CPU 사용량이 높아 디스크에 써질 때도 지연 시간이 크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TMR의 기본 파일 포맷을 ’MPEG2 I-Frame AVI’로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 결과 HD화 한 것뿐만 아니라 딜레이도 5초로 당기는 개선 효과를 보았다. 그와 동시에 화면을 조금 더 직관적으로 개선했고 전체적인 화면의 크기도 더욱 크게 조정하였다.

그림2

TMR을 개발하면서 기존의 이름이 너무 직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Time Machine’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그런데, 기능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어 ‘Replayer’를 붙이자는 의견을 받아들여 TMR이라는 이름으로 부조에 설치되게 되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설치하고 나면 두 가지 걱정이 앞선다. 혹시나 사용자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것과 업무를 잘못 파악해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나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TMR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조에 설치 후 걱정은 더욱 커졌고, 사용 중 불편을 느낄만한 사항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실제로 사용하기 전까지 거의 매일 같이 프로그램을 수정해 패치를 하였다.

일반적으로 개발 완료 후 일정 기간 테스트를 거치고 사용하게 되는데, 테스트 기간 없이 단 몇 일 만에 ‘제20차 이산가족 상봉’에 사용하게 됐다. 이후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하여 같은 시간에 여야 당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이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라이브 중계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TMR을 이용해 시차 중계로 방송했다. 여야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이슈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균형감 있는 방송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TMR 개발이 완료되기까지 아이디어를 주신 기술국장님, 개발과정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연구소장님, 설치 및 실제 사용 과정에서 도와주신 기술국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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