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 책을 읽고 나서

그래도 계속 가라
조셉 M. 마셜 지음 / 유향란 옮김

+ 조영준 EBS 교육방송연구소 부소장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있다.
나도 남들이 보기에 안정된 첫 직장에서 쭉 편하게 지낸 것 같지만 굴곡이 적지 않았다. 조직에 순응하기보다는 직장생활에 맞지 않게 이상주의자적 성격이 발동하여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권력에 자주 맞서곤 했다. 젊은 혈기에 피아를 너무 구분하고 살았는데, 일각에선 오히려 피아도 구분 못하는 부족한 놈으로 낙인찍힌 것 같기도 하고……. 이럴 때 나를 잡아준 것이 바로 책이었다.
힘들 때 읽어볼만한 책으로 조셉 M. 마셜의 “그래도 계속 가라(Keep Going)”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저자인 조셉 M. 마셜은 아메리칸 인디언의 후손으로서 인디언의 전통적인 삶과 철학에서 길어 올린 지혜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어느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인생의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내 놓아 수많은 독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늙은매”라는 이름을 가진 늙은 인디언 노인과 아버지가 없는 어린 인디언이 나누는 잔잔한 대화가 전부인데, 가끔씩 읽다보면 많은 위안이 된다. 여기에 몇 가지 늙은 인디언의 어록을 소개한다.

“살다보면 기쁜 일만큼이나 슬픈 일도 있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으며, 일어서는  것만큼이나 넘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단다. 배부를 때가 있으면 배고플 때도 있고, 좋은 일과 마찬가지로 나쁜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지.”

“삶에 용감하게 맞서지 않으면 경험을 얻을 수 없을 테고, 경험을 얻지 못하면 아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 아는 것이 없으면 지혜도 얻을 수 없지 않겠니?”

“강하다는 것은 네가 아무리 지쳐 있더라도 산꼭대기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을 의미한단다. 산꼭대기를 향해, 해돋이를 향해, 희망을 향해 내디딘 연약한 한 걸음이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더 강하단다. 계속해서 가거라.”

젊을 때 내가 열심히 살면 남들보다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고 누구나 그것을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을 품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삶에서 많이 깨어졌고 그때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내가 열심히 했고 성과도 냈는데 내가 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세월이 흘러 이 책에서 젊은 시절 풀지 못한 많은 답을 찾았다.

“살다보면 기쁜 일만큼이나 슬픈 일도 있고, 이길 때가 있으면 질 때도 있으며”

그 이후로는 나는 많이 담담해졌다. 내가 지더라도 남이 잘했음에 대해 수긍을 하게 되었고, 내가 최선을 다했어도 내가 질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항상 준비할 수 있었다. 다만 나는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한발 더 내딛으려 애쓸 따름이다.
특히,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