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아리랑국제방송 오디오 감독

[인터뷰] 홍기훈 아리랑국제방송 오디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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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과 삶

홍 기 훈 아리랑국제방송 오디오 감독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는 오디오 파수꾼

생방송을 위해 부조정실의 근무자들은 한 치의 오차 없는 준비를 바탕으로 제작 시간 내내 집중하며 방송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라도 방송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조정실에서 오디오를 책임지고 있는 홍기훈 감독은 미세한 소리 하나에도 집중하며, 시청자에게 안정적인 음향을 전달해 오고 있다.
완벽한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는지 아리랑국제방송을 찾아 홍기훈 오디오 감독을 만났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아리랑국제방송 기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기훈이라고 합니다. TV 주조정실을 시작으로 종합편집 특수영상실을 거쳐 현재 뉴스 부조정실(이하 부조)에서 오디오 감독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파트를 거치며 연차도 제법 쌓여 중견 기술감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센터의 막내 역할도 하고 있답니다.
평소에는 집과 소소한 일상을 사랑하는 평범한 ‘집돌이’이고 겁 많은 성격이지만, 라이브 방송의 콘솔 앞에 앉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예민하고 꼼꼼하게 역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긴장감이 감도는 생방송 현장에서 시청자분들께 좋은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뉴스 부조정실의 오디오 업무

뉴스 라이브의 전반적인 오디오를 책임집니다. 마이크 테스트, 취재 현장의 MNG, 전화 연결, 출연자 화상 연결, 통역 부스 확인, VCR PACKAGE, BGM 및 효과음 등 방송에 나가는 모든 소리를 레벨 기준에 맞게 믹싱하여 시청자분들에게 가장 명료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체크할 것이 많다 보니 생방송 전 준비 시간에는 굉장히 바쁩니다. 업데이트된 패키지 확인, 외부망 테스트, 앵커 및 출연진 마이크 테스트 등 짧은 시간 안에 모두 이상 없는지 확인해야 하며,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마음을 졸이며 해결하며 준비합니다.
생방송 시 부조는 베테랑들이 진행하다 보니 겉보기엔 차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늘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평일 일반 편성의 라이브는 완성된 포맷이어서 덜 한 느낌이 있지만, 특별 수중계같이 변칙적인 생방송 때는 공기부터 차갑습니다. 특히 저는 겁이 많고 소심해서 손에 땀을 많이 쥐는 편입니다. 이제 근속연수가 제법 되었는데도 여전히 그러네요. 라이브… 무섭습니다. (웃음)


업무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점

라이브로 제작을 하고 있기에 사고 없는 방송이 우선이겠네요. 실시간 진행되고 있어 ‘사고 없는 방송’, 즉 무사고가 최우선입니다. 비디오 사고만큼이나 오디오 사고는 시청자의 뉴스 몰입과 정보 전달을 뚝 끊어버리기 때문에 치명적입니다. 비디오 감독도 해본 결과 오디오가 더 민감하게 다가오므로, 오디오 사고는 소리의 민감함 때문인지 조금만 흐트러져도 바로 인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리는 눈보다 빠르다?’ 그런 상황이 오면 진행 중인 모든 분이 저를 보고 계십니다. 이때 정말 도망치고 싶어요. (웃음)
이를 위해 방송 전 수십 번의 장비, 신호 체크를 통해 어떤 돌발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처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강심장이 되세요. 저는 하루하루 불태웁니다.


뉴스 생방송을 위한 준비와 마무리

방송 전 유/무선 마이크, 앵커 및 게스트 마이크 위치 조정, 외부 연결(외부 수신망, MNG, 화상, 전화) VCR 등을 꼼꼼히 체크합니다. PD의 특이사항 및 요청을 확인하며 미리 조율하고, 라이브 시작 카운트를 기다립니다. 방송이 시작되면 큐시트 흐름에 맞춰 오디오 소스들을 제어합니다.
방송이 종료되면 라이브 중 스튜디오의 이상 유무 등을 진행팀과 재확인하며 방송 장비를 점검한 뒤 다음 근무자를 위해 세팅을 초기화하고, 특이사항을 인수인계합니다.

생방송 전 마이크와 시스템을 살펴보는 홍기훈 오디오 감독
생방송 전 마이크와 시스템을 살펴보는 홍기훈 오디오 감독


생방송 중 돌발상황에 대처했던 경험

라이브로 진행하다 보니 돌발 변수가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요. 방송 중 갑작스러운 게스트의 재채기로 빛보다 빠르게 페이더를 내리거나, 분명 방송 전 확인 때 문제없었던 장비가 무응답 상태에 빠지거나, 연결 신호가 끊기는 등 저를 괴롭게 하는 일들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최근엔 라이브가 들어가고 타이틀에서 앵커로 넘어가자마자 무선 마이크 수신기가 운명(?)하셔서 저를 무척이나 당황하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테스트는 문제가 없었는데 방송이 시작하자마자… 다행히 마이크 시스템은 메인/백업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큰 사고 없이 백업으로 라이브를 진행했습니다.
방송 중에도 머릿속엔 ‘뭐가 문제였지… 배터리가 빠졌나, 마이크 라인이 끊어졌나, 무선 주파수가 틀어졌나… ’의 멘붕으로 진행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마이크 수신기의 전원 부분이 문제였습니다. 겉보기에는 불도 들어오고 해서 미리 알기가 쉽지 않은 경우였죠.


업무 관련 직업병 혹은 민감한 부분

오디오 관련 일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에도 소리에 예민해지는 것 같네요. 식당이나 카페에 가서도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의 밸런스나 화이트 노이즈가 먼저 들리고, 집에서 편하게 TV를 볼 때도 타 방송사 앵커나 출연자의 마이크 팝핑 노이즈, 치찰음 같은 게 자꾸 귀에 밟히곤 합니다.


매주 근무시간 변경에 따른 적응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체력 단련을 한다.’ 이런 대답을 예상하시겠지만, 저의 경우는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고, ‘내 일이니 근무하며 서서히 적응한다..?’ 정도겠네요. 교대 근무를 하며 생활 리듬을 단번에 만드는 게 쉽지 않고, 특히 저는 올빼미형 생활 습관이 너무 몸에 배어 있어서 더 힘들고 오래 걸린 거 같네요.
팁은 아니지만, 저는 퇴근 후에도 가능하면 낮잠은 자고 있지 않습니다. 낮잠을 자면 그날 저녁 수면에 지장이 생겨 낮잠은 참으려 합니다. 그리고 아침 출근 시 알람을 굉장히 많이 설정하는데요, 혹시나 기절(?)해서 못 일어날까 봐요. 알람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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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업무의 어려운 점과 보람

업무를 하며 오디오는 ‘어렵고 민감하다’라고 느낍니다. 컨디션에 따라 다르고, 기분에 따라서도 오디오 인식에 차이가 크게 난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전 녹화에서 오디오 레벨, EQ 등 밸런스 있게 잘 맞추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스터를 보면 다르게 느끼기도 하고 아쉽게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오디오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화려한 편집 이펙트가 들어간 영상은 작업한 티가 많이 느껴지지만, 오디오는 완벽하게 나가면 당연하고 아주 작은 잡음만 섞여도 바로 귀에 거슬리기 때문에 깊이가 다른 것 같습니다.

비디오 업무도 바쁘고 보람차지만, 오디오를 하며 ‘일했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더 많습니다. 라이브에 들어가서도 콘솔을 컨트롤하며 외부 신호를 확인하고, 스튜디오 상황들을 보며 인터컴으로 진행팀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비디오 업무가 방송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하면 오디오는 진행 중에 바쁜 기분입니다.


다양한 방송기술 업무를 해오며, 기억에 남는 순간

파트마다 받아들이는 업무 난이도와 매력이 다른 것 같네요.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각 파트에서 하나씩은 있는 거 같아서 나름 뿌듯합니다. (웃음)
신입 시절을 보낸 주조정실은 백지에서 메모장(?)으로 바뀌어 나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주조정실에 있는 동안 HD 전환, UN 채널 오픈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시기라 도움이 되지 못했고, 수없이 오는 전화를 받느라 혼자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 내가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끼며, 방송 제작이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는지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종합편집 특수영상실은 제 경력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시간이면서도 뿌듯함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취업 준비 중 Final Cut Pro 자격증도 취득했고, 관심도 있던 파트라 잘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창의력 부족으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행히 같이 일하는 선배님의 많은 노하우 전수와 머리를 쥐어 짜내 만든 영상의 결과를 보며 흡족해하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특수영상실 근무 당시 사진
특수영상실 근무 당시 사진
특수영상실에서 제작했던 영상들
특수영상실에서 제작했던 영상들


현재 진행형 중인 뉴스 부조는 저에게 있어 가장 오랜 시간 머물고 있고, 가장 액티브한 장소입니다. 앞선 두 파트는 좀 정적이었는데, 지금은 분주하고 서두릅니다.

선배님들과 대규모 부조 시스템 공사도 하고, 회의도 들어가 조율하며 나름 경력직의 모습으로 바뀌는 시간이었네요. 마침, 긴 막내 생활에서 후배들도 받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아 나도 나름 오래 일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시기는 알 수 없으나 다음에는 어떤 파트에서 일하고 있을까도 생각하게 되는군요.

2022년 7~8월경의 뉴스 부조 런칭 테스트
2022년 7~8월경의 뉴스 부조 런칭 테스트


업무 관련 에피소드

아리랑국제방송의 뉴스는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영어로 진행됩니다. 그러다 보니 기념행사, 대통령 해외 순방 같은 외부 중계는 영어로 통역을 거쳐 송출됩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라면 국내 인사만 영어 통역을 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영어 국가라면… 머리가 아파집니다. 방송 중 영어/한국 통역 채널을 확인해야 하며, 한국어 통역이라면 통역사에게만 들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통역사가 한국어 통역을 듣고 영어로 통역하기 때문이죠.
조금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였는데 영어 발음이 조금 독특해서 저는 영어가 아닌 줄 알았어요. 나름 빠르게 통역사에게 한국어 통역을 들려주었고, 영어 통역으로 방송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으니 영어였고, 결과는 영어(발음 이상한 영어)의 영어 통역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초반까진 아무도 몰랐던 건 비밀입니다. (웃음)


관심이 가는 분야나 배우고 싶은 기술

최근 유튜브를 보면 재미난 콘텐츠가 많습니다. 영상은 특별한 게 없지만, 내용이 실한 콘텐츠, AI를 활용한 영상 혹은 음악 채널들도 있습니다. 저는 AI를 활용해서 음악을 만들거나 커버하는 영상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AI 자작곡도 많이 올라와 있고, 들으면 맘에 드는 음악도 많습니다. 언젠가는 방송국에도 많은 비중을 두고 사용할 거 같고, 오디오의 질도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직은 재밌어서 보는 것으로 끝내고 있지만, AI 제작에 공부를 좀 해볼까 합니다.


취미나 삶의 활력소

저는 엄청난 집돌이입니다. 활동적인 분들은 지겨워서 외출하신다고 하는데 저는 집에서의 시간이 너무 빨리 갑니다. 집에서 특별히 무언가 하는 것도 아닌데 시간이 모자라고, 더 있고 싶습니다. 그래도 외부 활동도 좀 해야겠죠?
최근 본가에서 독립하여 저만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거리가 많이 멀어진 단점이 있지만, 저 만의 공간이 있다는 점은 참 마음에 듭니다. 집도 좋지만, 모르는 지역으로 이사 왔기에 일주일에 두어 번은 동네도 구경할 겸 지도에 저장해 둔 저만의 맛집 리스트를 격파하는 중입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이전까진 먹기 바빴지만, 이제는 사진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생각보다 많은 사진이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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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날이 너무 더워서 나만의 맛집 격파하기를 덜 하고 있습니다. 더위에 약한 저는 다시 집돌이도 전향했고, 최근엔 동기와 수다를 떨다 뽐뿌 받은 홈카페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여 세팅하는 재미로 보내고 있습니다. 부수적인 액세서리도 찾아보고, 머신 세팅도 하다 보니 주말이 그냥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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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옛 기억을 상기시키다 보니, 꽤 오랜 시간 방송국의 여러 파트를 거치며 많은 일을 해온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기분이 듭니다. 저에게는 아직 경험해 보고 싶은 ‘빈 메모장’이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겠지요.
앞으로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오디오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한층 넓히고, 기회가 닿는다면 뉴스 부조를 넘어 또 다른 파트에서도 제 몫을 다해보고 싶습니다.
더위가 슬슬 지나가려 하는데요, 여전히 집을 사랑하는 집돌이지만 조금 활동성을 키워보려 합니다. 저만의 ‘맛집 리스트 격파’도 다시 하고, 나들이도 다녀볼까 합니다. 맛집 추천 부탁드리며,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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