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는 일에 대해 망설이고 있는 당신이라면 2013년 새해에는 버킷리스트 작성에 도전해보자. 훗날 하고 싶은 일도 못해보고 ‘머뭇머뭇 거리다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당신의 앞에 하얀 종이가 한 장 놓여 있다. 그 종이에 인생을 살면서 반드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한번 쭉 나열해 보자. 일상적이고 소소한 일이든,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생의 대업이든 간에 일단은 부담 없이 써본다. 그 다음 이 목록을 더욱 구체적으로 써서 실현가능한 목표들로 채워 넣는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인생에서 내가 꼭 해야 할 일들의 목록’ 이것이 바로 ‘버킷리스트’이다. [출처] 새해를 여는 나만의 ‘버킷리스트’ 만들기|작성자 Mrㅡ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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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며칠 전 버킷리스트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선배님의 제안 받았다. 사실 평소에 버킷리스트에 관한 관심도 없고, 써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쓰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머리를 굴려본다. 생활하다 보면 ‘ ~ 사고 싶다. ~ 해보고 싶다.’라는 떠오르다 지나치는 생각들은 많지만, 막상 버킷리스트라는 틀 안에 하고 싶은 것을 적으려니 내가 무얼 해보고 싶었는지 머리에서 떠오르지 않았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찾아본다. 다른 이들의 버킷리스트. 뭔가 있어 보인다. 멋있다, 로맨스가 넘쳐흐른다. 100개가 되는 사람도 있다. 존경스럽다. 왠지 그들의 것을 따라 하게 될 것만 같다.
영화를 본다. 모건 프리먼과 잭 니콜슨 주연의 버킷리스트. 참고는 뒷전이고 영화에 빠져 보는 걸로 끝나버렸다. 이번엔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주머니에 종이와 펜을 준비했다. 출퇴근 길,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음악을 들으며 걸을 때, 친구들과 수다 떨 때. 무엇인가 하고 싶은 것이 생각나면 바로 적어보자는 계획이었다.결국, 적다 보니 많지 않지만 하고 싶은 일들이 적혀있었다.
이제 버킷리스트를 통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1. 기타 마스터하기
집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위치를 조회해 보니 1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기다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밴드 음악이다. 밴드 음악의 각 파트악기는 모두 매력적이지만 그 중 기타가 가장 좋다.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허공에 기타를 치곤했고, 기타 솔로만 반복하며 듣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잠시 밴드를 시작했고, 기타를 쳤다. 기타를 쳤는데 왜 버킷리스트에 기타 마스터하기를 썼을까?
우리 밴드는 오합지졸이었다. 그저 음악이 좋다고 무작정 따라 하기 바빴고, 엉터리 연주에 쓴맛을 보기도 했다.
지금은 기타를 치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다시 기타를 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인생을 살면서 악기 하나 프로처럼 연주하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쉽지 않다는 취업을 하니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겨서일까. 다시 한 번 해보고 싶다. 지금은 그저 몇몇 코드밖에 기억나지 않지만,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
2. Cafe 창업
대학 3학년 때 친구와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사진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동호회 분들과 사진을 찍고 카페에 들어가 담소를 나누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여러 카페를 다니게 되었고, 커피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다. 당시 학교 성적도 좋지 않았고, 취업에도 관심이 없을 시기여서 친구와 나는 동업을 해서 카페를 차리자 라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자격증 취득 후 카페를 차리기 위해 여러 가지 알아봤지만, 창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아 버렸다. 지금 난 취업을 했고, 친구는 부모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내가 현 직장에 취업한 것은 큰 행운이고, 자부심도 있지만, 가끔 그 친구의 카페에 들를 때면 부러울 때가 있다. 나중에 내가 은퇴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 오면 그땐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 직접 볶아낸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예쁘게 만든 카페라테를 제공하면서 말이다.
3. 매일 일기쓰기
‘클로즈드 노트’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일기가 적힌 노트를 우연히 손에 넣은 여대생이 일기 속 여자의 삶에 반응해가는 사랑 영화이다. 평은 그렇게 좋은 영화는 아니지만, 이야기를 이어주는 만년필과 다이어리라는 소재가 마음에 들어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도 일기나 다시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학교 이후 매일 일기를 써본 일이 없는 것 같다. 옛날 일기장을 열어 본다. 이제는 고민 축에 끼지도 못하는 고민과 일기를 통한 계획, 다짐들. 재미있다.
오늘부터 일기를 쓰고 30년 뒤에 일기장을 열어보면 그때도 재미있을까. 그땐 재미보다는 과거 기억들에 미소 짓지 않을까 한다.
오늘부터라도 예쁜 다이어리에 일기를 써볼까 한다.
4. 기차여행
올해 서른이 됐지만, 생각만큼 많은 여행을 못 해본 것 같다. 마음먹고 여행을 갔더라면 꽤 많이 갔을 시간인데 게으름을 피워서일까 여행을 갔다 왔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작년부터 1년에 한 번은 여행을 떠나자고 생각을 했다. 지난겨울에는 혼자 통영과 거제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대학 시절 고속버스를 타고 통학을 했다. 통학 중에 몇 번의 생리적 트러블을 겪게 돼서일까? 고속버스 타는 것이 징크스가 되어버렸다. 후에는 기차를 타고 통학을 했다. 그래서일까 기차는 마음이 편하다. 화장실도 있고, 도착 시간도 정확하고 말이다. 무엇보다 자동차만 보이는 고속버스와는 달리 풍경이 보여서 좋다.
철길을 따라 움직이는 기차를 타고 내가 못 가본 곳을 가보고 싶다. KTX도 좋지만,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제 기차 여행을 시작해보자.
5. 한 달에 책 한권씩 읽고 감상문 쓰기
언제나 알고 있었지만, 오늘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글을 정말 못 쓴다는 것을.
생각하는 대로 글이 써지지 않는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확실히 글을 잘 쓰는 것 같다. 문장력도 뛰어나고 글에 재치가 있다. 책이랑 친하지 않은 결과 나는 글만 쓰면 잦은 두통과 고뇌에 빠진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다른 이들이게 내 글이 보인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앞으로는 책을 많이 접할 생각이다. 목표는 한 달에 책 한 권이지만 시간이 된다면 더 읽어볼 생각이다. 한 달… 한 달…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글쓰기가 지금처럼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
6. 개인 사진전 열기
취미로 사진을 찍은 지 8년이 되었다. 동호회 분들과 출사도 나가고, 혼자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곤 했다. 필름과 사진파일을 보면 꽤 많이 찍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에는 동호회 분들과 열었던 소규모 사진전도 기억에 남는다.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사진을 고르고, 액자도 만든 기억이 난다.
이제는 개인 사진전을 열어볼까 한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좀 더 사진을 찍고 내 나이가 지긋해지면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무렵부터 지금까지’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열고 싶다.
내일은 가방에 카메라를 넣고 시내를 돌아다닐까 한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몇 가지 더 있지만 이제 끝을 맺을까 한다. 글 제주가 없어 머리를 싸매며 여기까지 온 듯하다.
마지막으로 버킷리스트 영화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의 기쁨을 찾았는가?”
“자네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는가?”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내 만족을 위한 기쁨은 있지만, 인생에서 다른 사람들의 만족을 주는 리스트는 없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리스트뿐이다. 어쩌면 맡은 글을 채우기 위한 버킷리스트일지도 모르겠다.
혹시나 버킷리스트를 만드실 분이 있다면 자신의 만족을 위한 리스트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위한 버킷리스트도 같이 만들어 보면 어떨까.
더 행복한 인생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