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군의 B급 잡설 – ROTARY 엔진 – 파란(波瀾)의 삼각날개 Part 1

C군의 B급 잡설 – ROTARY 엔진 – 파란(波瀾)의 삼각날개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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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재에서 엔진의 토크와 마력에 관해 매우 어설픈 설명을 드렸습니다. 엔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 가지 꼭 알려드리고 싶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로터리 엔진(Rotary Engine)입니다. 현재 일반적인 자동차 엔진은 피스톤의 상하 운동을 크랭크축을 통해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자동차 엔진이 피스톤 엔진은 아니었습니다. 터빈 엔진과 로터리 엔진이 존재했습니다. 터빈 엔진은 제가 아는 한 시판 차량에 장착된 적은 없고 실험용으로만 존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로터리 엔진은 다릅니다. 실제로 일본의 마즈다(Mazda)에 의해 일반 시판 차량에 장착되어 오랜 기간 시장에 존재했고 르망 24시간 레이스의 정상에 오르며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마즈다(Mazda)에 의해서 다시 한 번 부활의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습니다.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제패하고 시판 차량이 꽤 오래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로터리 엔진이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은 로터리 엔진의 구성도입니다.

   
▲ 그림 1. 로터리 엔진 구성도 / 출처 : launchstalker.com

[그림 1]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피스톤 엔진보다 구조적으로 굉장히 간단하고 부품수도 적습니다. 우리의 고정관념에 따르면 엔진은 항상 복잡하고 정교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런 간단해 보이는 구조로 엔진이 작동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 감을 잡기 위한 키는 [그림 1]의 ‘출력축’의 ‘로터가 장착되는 위치’와 ‘로터’에 있습니다. 그림에서 잘 보일지 모르겠지만 로터는 중심에 원형의 구멍이 있는 삼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삼각 로터의 구멍이 출력축에서 편심이 되어 있는 로터의 장착 위치에 자리한 다음 하우징 안에서 [그림 2]와 같이 흡입‧압축‧폭발‧배기의 과정을 통해 출력축을 회전시키는 것이 기본적인 원리입니다.

   
▲ 그림 2. 로터리 엔진 동작원리  출처 : www.popularmechanics.com

로터리 엔진의 흡입‧압축‧폭발‧배기의 각 과정을 단계별로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주목할 점은 로터가 출력축에서 편심이 되어 있는 굵은 원통을 회전시키는 방식입니다. 출력축의 편심 된 굵은 원통 부분은 로터와 고정이 되어 있지 않고 베어링으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로터가 하우징 안에서 회전할 때 이 편심이 된 부분을 지렛대 삼아서 출력축을 회전시키게 됩니다. [그림 2]의 중심부에 보이는 작은 톱니는 출력축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하우징 부분에서 뻗어 나온 것으로써 출력축에는 베어링으로 물려 있습니다. 로터 내부의 큰 톱니는 하우징의 작은 톱니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렇게 하우징과 로터의 톱니가 물려서 로터의 원활한 회전을 가이드 하게 됩니다. 로터는 편심이 되어 하우징 내부에서 회전하기 때문에 로터가 회전함에 따라 로터의 각 면과 하우징 벽 사이의 공간이 계속 변합니다. [그림 2]의 흡입‧압축‧폭발‧배기 각 단계에서 푸른색으로 표시된 공간을 따라가며 보도록 하겠습니다. 흡기 시에는 공간이 최대로 확장되고 압축을 통해 공간이 최소화되었을 때 폭발이 일어납니다. 이어서 폭발에 의해 로터가 회전력을 얻으며 공간이 최대로 열린 상태에서 배기가 시작되고 공간이 최소화되며 배기가 완료됩니다. 

   

▲ 그림 3. 엔진내부 각 공간에서의 작용

출처 : www.popularmechanics.com

 
로터의 각 꼭짓점은 항상 하우징 벽과 밀착되어 각 공간을 차단하고 있으므로 [그림 2]처럼 로터의 모든 면과 하우징 벽 사이에는 끊임없이 흡입, 압축 및 폭발, 그리고 배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로터가 1회전 할 때 폭발은 3번 일어납니다. [그림 2]보다 상세한 동작 과정이 궁금하신 독자께서는 YouTube에서 Rotary Engine으로 검색하시면 다양한 동작에 관한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로터리 엔진의 동작에서 흥미로운 또 한 가지는 로터가 1회전 할 때 출력축은 3회전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또한 YouTube의 동영상을 보시는 것이 제일 이해가 빠르지만 그림과 글로 설명을 드릴 수밖에 없으니 C군의 설명에 독자 여러분의 상상력을 더하여 로터와 출력축의 운동을 머릿속에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림 2]도 완벽한 그림이 아니고 오차가 있는 그림이다 보니 독자 여러분의 상상력이 더욱 절실합니다. 그림[2]의 흡입 부분 로터의 약 5시 위치에 있는 하얀 점을 주목하기 바랍니다. 흡입-압축-폭발로 이어지며 하얀 점은 약 120도 정도 위치가 변하였습니다. 이때 출력축에서 편심이 되어 로터와 연결된 큰 원통 부분은 1회전을 하였습니다. 로터 1/3 회전에 출력축 1회전 및 압축‧폭발 1회, 다시 말해서 로터 1회전에 출력축 3회전 및 압축‧폭발 3회가 로터리 엔진의 동작 특성입니다. 조금 더 부연하면 [그림 3]처럼 임의의 순간에 로터리 엔진 내부의 하늘색 공간에서는 흡기작용이, 붉은색 공간에서는 폭발작용이, 녹색 공간에서는 배기작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림 4]는 실제로 일본의 마즈다(Mazda) 자동차가 개발하여 일반 시판 차량에 장착한 로터리 엔진의 사진입니다.

   

▲ 그림 4. 마즈다의 로터리 엔진

출처 : 마즈다 자동차

로터리 엔진의 구조와 동작 원리를 아주 대충 알았으니 피스톤 엔진과는 어떻게 특성이 다른지 비교해보겠습니다. 우선 로터리 엔진은 출력축 1회전에 1폭발이 있습니다. 이는 크랭크 2회전에 각 실린더에 1번의 폭발이 있는 피스톤 엔진에 비해서 굉장히 연속적이고 부드러운 토크를 낼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로터 1회전에 출력축이 3회전을 하므로 로터가 3000rpm으로만 회전해도 출력축으로부터 9000rpm을 쉽게 얻어낼 수 있습니다.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회전으로 바꾸는 일반 엔진에서 9000rpm은 고도의 정교함과 기술을 적용해야 가능한 회전영역입니다. 높은 rpm은 높은 마력과 연결이 됩니다. 그러므로 로터리 엔진은 일반 피스톤 엔진에 비해서 쉽게 고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피스톤 엔진에 비해서 작고 가벼워서 자동차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기가 좋습니다.

이렇게 좋은 점만 있다면 이미 로터리 엔진이 피스톤 엔진을 누르고 시장을 장악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로터리 엔진은 태생적으로 [그림 5]와 같이 삼각형 로터의 꼭짓점 부분에 판 모양의 실(Seal)을 삽입하여 하우징의 벽면과 기밀을 유지합니다. 이 기밀이 잘 유지되어야 각 로터의 면과 하우징의 벽이 만드는 공간에서 원활히 흡입‧압축‧폭발‧배기가 일어납니다. 만약 이 실(Seal)과 하우징 사이에 틈이 있다면 폭발 시 압력이 새어나가 흡입이나 배기에 영향을 주고 출력을 떨어트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실(Seal)은 로터의 회전으로 인해 항상 하우징의 벽면과 마찰을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 실로 인해서 [그림 6]과 같이 하우징 벽면이 손상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이는 복구가 불가능한 손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로터리 엔진은 장시간 사용 후 하우징과 실 등을 교환하는 대대적인 수리를 해야 합니다.

   
▲ 그림 5. 로터리 엔진의 실(Seal) / 출처 : www.speed-industries.ch
   
▲ 그림 6. 로터의 실(Seal)과 하우징의 마찰로 인한 손상  출처 : www.rx7club.com

결국 소형‧경량, 고출력‧고회전이라는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마모로 인한 문제 때문에 로터리 엔진에 가장 많은 열정을 쏟은 마즈다 자동차도 스포츠카나 고가의 고성능 차량에만 로터리 엔진을 적용했습니다. 유지비나 기름값에 상대적으로 둔감하며 고성능을 추구하는 소비자 층을 타깃으로 했던 것입니다.  
 
그럼 다음 호에서는 로터리 엔진의 탄생과 마즈다 자동차의 운명을 건 로터리 엔진 실용화, 그리고 르망 24시간 제패 등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여러분 모두 로터리와 마즈다의 팬이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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