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Y TV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 DTC 경쟁, 넷플릭스와 경쟁자

PAY TV 스트리밍 서비스 시대 DTC 경쟁, 넷플릭스와 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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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주 EBS 기술기획부 정책연구위원

미디어 분야에서 OTT(Over The Top)는 기존 미디어에 대한 보완적인 존재로 해석해왔지만, 현재 OTT가 시장의 판세를 뒤바꾸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OTT 사업자들은 미디어 환경과 이용자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자신만의 서비스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넷플릭스가 국내외 미디어 시장에 가져온 스트리밍 열풍이 점차 다른 사업자에게 확산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에 도전을 하고 있다.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직접 전달해서 도달률을 높이고, 나아가 시장 점유율과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과연 새로운 도전자들은 넷플릭스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주목할 경쟁자, 월트 디즈니의 반격
미디어 시장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신규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페이TV(Pay TV)가 주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해 DTC(Direct to Consumer) 경쟁이 더 치열하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중에서도 월트 디즈니 사(Walt Disney Company, 이하 디즈니)가 준비하고 있는 ‘디즈니 플러스(Disney+)’의 반격이 주목된다.

디즈니는 인기 콘텐츠인 ‘마블 시리즈(Marvel series)’와 ‘스타워즈(Star wars)’를 포함해서 넷플릭스에서 모든 콘텐츠의 라이선스 계약을 철회했다. 올해 11월부터 디즈니는 새로운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디즈니(Disney), 픽사(Pixar), 마블(Marvel), 스타워즈(starwars),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그림 1.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 라인업 / 출처 : Disney plus web page
그림 1. 디즈니 플러스(Disney plus) 라인업
/ 출처 : Disney plus web page

디즈니 플러스는 기존 콘텐츠보다 가족 지향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자사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넷플릭스에서 가족적인 콘텐츠를 이용하던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또한 플랫폼 가격 정책에서도 6.99달러($)로 넷플릭스의 구독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또한 디즈니 플러스는 기존 콘텐츠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디즈니는 처음 1년 동안 10개의 오리지널 영화와 스타워즈에서 만달리안(Mandalorian)을 분사한 35개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비스 론칭 5년 뒤에는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더 확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미디어 포스트 리포터는 디즈니 플러스의 가입자에 대해 론칭 이후에 약 500만 명이 될 것이며, 서비스 5년 후에는 약 5,000만 명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가 있다.

그림 . 디즈니 플러스의 서비스 전개 예상도 /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web page
그림 . 디즈니 플러스의 서비스 전개 예상도
/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web page

디즈니는 신규 플랫폼 이외에 기존 플랫폼 서비스와 자사의 계열사를 재정비하며 새로운 플랫폼 전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디즈니는 미디어 네트워크와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DTC 플랫폼 서비스를 서로 유기적으로 활용해서 영화,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영역의 제작에서 서비스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는 대형 얼라이언스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미디어 네트워크는 디즈니 채널(Disney Channel), abc, 프리폼(freeform), ESPN, FX,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이 있고,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튜디오, 디즈니 내추럴, 루카스필름, 블루스카이 스튜디오, 20세기 폭스 등이 속해있다. DTC 서비스는 디즈니 플러스, ESPN 플러스, 훌루가 포함된다.)

그림 3.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주요 미디어 계열 /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web page
그림 3.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주요 미디어 계열
/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web page
그림 3.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주요 미디어 계열 /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web page
그림 3.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주요 미디어 계열
/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web page

디즈니 플러스의 약점은 DTC 서비스 간의 번들 서비스를 제시해서 보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콘텐츠 유형에서 보면 뉴스나 스포츠 같은 실시간에 기인한 콘텐츠들은 여전히 텔레비전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훌루를 통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훌루는 월트 디즈니, 컴캐스트, 21세기 폭스가 만든 웹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인데, 라이브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비디오 서비스와 결합해서 제공한다. 즉 훌루에서는 TV 프로그램을 실시간 스트리밍 형태로 시청하거나 비실시간 형태로 즐길 수가 있다. 훌루도 넷플릭스처럼 지난 1월에 가격정책을 변경했는데,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요금은 7.99달러에서 5.99달러로 낮추고 라이브 TV 스트리밍 패키지는 12%를 인상해서 44.99달러로 책정했다. 훌루의 가격 정책은 넷플릭스를 의식한 것처럼 보이는데, 광고 기반의 스트리밍 요금을 기존 가격 보다 낮춰서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어 플랫폼에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낮은 구독료를 제시해서 더 많은 스트리밍 구독자를 확보하고 나아가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반면, 훌루는 라이브 TV 스트리밍 패키지에서 가격을 인상했는데, 그간 이용자에게 인기 있는 TV 결합 패키지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ESPN은 최근 ESPN+를 통해 스포츠 중계를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간 전송하며 스포츠 중계에 대한 이용자들의 시청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디즈니가 DTC 서비스 간의 번들 가격을 제시할 경우 이용자들은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새로운 반격을 준비하는 경쟁자들
디즈니 플러스 이외에도 여러 플랫폼 사업자들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워너 미디어(Warner Media)는 작년에 AT&T에 854억 달러에 인수되며 HBO NOW, 워너브라더스(Warnerbros), 시네맥스(Cinemax) 등의 패키지 형태를 구축하고 있다. 워너 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번 하반기에 베타(beta) 버전을 론칭할 계획이며 2020년 초에 정식으로 오픈될 예정이다. 또한 NBC 유니버설도 2020년 상반기에 스트리밍 서비스의 출시를 예고했는데, NBC 전략은 무료 버전과 구독 버전의 두 가지 전략을 통해 이용자들에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서 유연한 서비스 정책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마존은 기존에 월정액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이외에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아엠디비(IMDb)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엠디비는 영화와 텔레비전 콘텐츠를 혼합해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애플은 애플 TV 앱을 통해 전달되는 자체 스트리밍 콘텐츠 서비스 인 애플 TV 플러스(Apple TV Plus)를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타사 기기와 스마트 TV 및 회사 제품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애플 TV 플러스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Oprah Winfrey),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JJ 에이브람스 (JJ Abrams)와 같은 유명인들의 콘텐츠가 포함될 예정이다.

경쟁자에 대한 넷플릭스의 향방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텔레비전 콘텐츠 혹은 영화 콘텐츠를 단번에 시청하는 이른바 몰아보기(Binge Watching) 패턴을 만들어내며 하나의 문화적 현상을 주도했다. 많은 사업자가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축함에 따라 넷플릭스는 디즈니를 비롯한 라이선싱 콘텐츠를 대신해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 힘을 쏟고 있다. 즉 넷플릭스가 경쟁자에 대응하는 전략은 여전히 이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통해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플랫폼 파워는 동일한 콘텐츠가 서비스될 때 여실히 나타나는데, 실례로 영화 ‘머더미스터리’는 아엠디비에서는 평점 6.0을 받아 이용자에게 보통 수준의 콘텐츠로 평가를 받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3일 동안 약 3천만 뷰를 이끌어내며 선전했다. 이는 넷플릭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 설문자료에서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되어도 10명 중의 6명은 넷플릭스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플랫폼과 콘텐츠에서 많은 이용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월간 구독료를 기반으로 VOD 스트리밍 서비스에 주력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즉 넷플릭스는 이미 텔레비전에서 방영했거나 영화관에서 상영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스포츠 이벤트, 생중계, 뉴스와 같은 시의성 있게 전달해야 하는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약진을 보일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이마케터(eMarketer)에 의하면, 미국의 스트리밍 이용자 중에서 75%가 스포츠 시청을 선호한다고 알려진 바가 있는데, 이런 실시간 분야가 넷플릭스의 약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넷플릭스 가입자 추세에서 글로벌 이용자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들이 디즈니 플러스를 비롯해서 여타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넷플릭스를 계속 이용할까?

그림 . 넷플릭스 가입자 추세 / 출처 : statista (2019)
그림 . 넷플릭스 가입자 추세
/ 출처 : statista (2019)

이처럼 사업자들은 저마다 플랫폼 전략을 재정비해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미디어 영역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특히 구독모델, 양방향 미디어, 스낵 콘텐츠형 소비, 번들 서비스 등 여러 가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 반면에 기존 미디어 서비스를 위협하게 되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미 페이스북(Facebook)처럼 이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제공했지만 이용자들의 뷰포인트(View Point)를 정확히 찾아내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영화나 텔레비전 콘텐츠를 즐기길 원하며 이를 위해 주로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시장에는 커넥티드 티비, 내비게이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 형태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용자에게 콘텐츠 선택 범위를 넓혀주었다.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본격적인 경쟁 구도로 접어들면서 누가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고, 또 어떤 가격을 제시하며, 그리고 어떤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관건이 되었다.

넷플릭스는 사업 초기부터 대용량의 빅데이터 추천 서비스, 구독모델, 오리지널 콘텐츠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주도해왔다. 이런 측면에서 넷플릭스는 기술적 측면과 이용자 서비스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한 경쟁력을 지녔다. 아울러 오리지널 콘텐츠는 독특한 소재와 문화의 다양성을 반영하면서 서비스의 지속적인 이용을 유발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쟁자가이 실시간 TV 콘텐츠와 무료 서비스를 신규 플랫폼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넷플릭스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강정수 (2019). 스트리밍 서비스 전쟁과 절박한 대안 논의.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와 국내 OTT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 한국언론학회 기획 세미나 발제문.

한영주 (2019). 스트리밍 전맹의 서막, 넷플릭스 요금 정책 전략.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 18권 (2019년 1호) ISSN 2384-3195.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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