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킷리스트

나의 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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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에서 편집 일을 보고 있는 후배가 드디어 또 원고청탁(?)을 해 왔다. 끄~~읔!

사실 원고 청탁을 받는 일은 다들 꺼려하는 일이고, 또 귀찮은 일인 지라서…

물론, 이것은 그만큼 편집위원들의 고생이 많다는 반증도 되겠지만…

여하튼 수차례의 정중한(?) 거절의사에도, 여차저차 저차여차해서..

좌우간, 결국은 이렇게 머리를 쥐어뜯게 되었다.

 

병 주고 약 주듯, 후배가 글 쓰는데 도움이 되라고 책 한 권을 주고 갔는데…

이 책이 나에게 읽는 내내 그렇게 유익한 책이 되어 주었다.

책 읽는 것을 조금은 좋아했던 터라 크게 거부감은 없었으나, 글 쓰는데 있어서 너무 막연한 지라 겸사겸사 해서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은 바로 ‘버킷리스트’, 중간쯤 읽었을 때는 아예 내친김에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영화 ‘버킷리스트’를 보기도 했다. 물론, 내용은 전혀 다른 그저 제목만 같은 ‘버킷리스트’에 관한 영화였다. 내 경우는 책의 내용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영화 ‘버킷리스트’는 성장배경이 전혀 다른 두 사람, 자동차 정비사인 카터 체임버스(모건 프리먼)와 거부(巨富)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병원으로부터 시한부 삶을 통보받고, 2인 1실의 같은 병실을 사용하게 되면서, 죽음을 앞두고 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는 열정적이고 모험적인 모습을 긍정적이고 밝게 보여주는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영화다.

 

반면 책의 경우는 좀 달랐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조금은 유아틱(?)한 컬러에 하드커버였기에 어린이 또는 중학생 수준의 책쯤으로 보였었다. 허나,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로 꽤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이 들곤 했다. 주로 출, 퇴근길 경의선 전철 안에서 읽었다. 구절 하나하나에 동감이 갔으며, 딸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인생의 좋은 글들이 너무도 많았다. 특히, 175페이지에서 182페이지 ‘영희’씨에 관한 이야기는 등장인물 ‘태양’이도 그러했지만 참! 가슴이 너무도 아팠다. 아파도 너~~~무 아팠다. 눈물이 났다. 종교는 아직 없지만 그렇다고 무신론자는 아닌지라 신에게도 욕지거리를 해댔다.(가끔 하는 일이지만…) 전철 안에서…

책은 몇 일 전에 다 읽었다. 두 딸한테도 읽게 할 것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무겁고, 진지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진실 되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구절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버킷리스트가 무엇인가? 그저 단순히 ‘죽기 전에 하고픈 것’에만 국한되는 일일까? 앞의 책을 통해서 버킷리스트를 가졌던 사람과 그렇지 않았던 사람과는 추적조사 결과 분명 차이가 있었음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는 각자에게 있어서 곧 꿈이며, 살아가는데 있어서 최소한 인생의 어떤 좌표를 제공하고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꿈의 반대는 무엇인가! 단순히 꿈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인가!

이 책은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의 뒤를 돌아보게 하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겠다! 라고 하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그리고 보니 나의 어린 시절은 간절한 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모르긴 해도, 기도의 연속된 삶이 아니었나 한다. 아마도, 비록 어린 나이이지만 꼭 이루고 싶은 간절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무허가라고 구청 공무원들이 해머를 들고 몰려와 집의 일부분을 헐어 내려고 할 때의 위기에서의 간절한 기도, 초등학교 때 원인 모를 병으로 인해 아픈 다리가 불구가 될 수도 있다라는 의사의 말에 대한 상황에서의 간절한 기도, 중학교 영어 시간 영어 선생님께서 수업 중 갑자기 “이재문, 너의 꿈은 뭐야?” 라고 물었을 때 뜬금없이 “○○대학교에 합격하는 것입니다.” 에서부터 가장 최근의 간절한 기도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나의 기도가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나의 ‘버킷리스트’는 아니었을까!

지금도 그와 같은 꿈, 그와 같은 버킷리스트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나의 버킷리스트는 분명히 아직도 진행형이다.

 

오래전부터 가끔 꿈속에서조차 꿈을 꾸어오던 것이 있다. 바로 스카이다이빙이다. 꿈속에서조차 이것이 꿈이라는 알면서도 매우 좋아 꿈속에서조차 만끽하곤 했던, 바로 그 스카이다이빙이다. 그런데 이것을 실제로 도움을 받아 해 보고 싶은 것이다. 가끔 TV프로그램에서 전문가와 함께 점핑하는 장면을 소개하는 것을 보곤 하는데, 전에는 실현하기에는 좀 불가능에 가까웠으나 이젠 전혀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충분히 실현될 수 있는 일이 된 것 같다.

 

다음은 번지점프다. 장소와 높이는 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고, 그저 전면을 보고 한번, 뒤로 돌아서서 한번 이렇게 두 번 점프대에 서서 점프해 보는 것이다.

싱거운가? 그러나 점프대에 서는 것이 스카이점프 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든다. 꼭 해보고 싶다.

 

다음은 피아노수영을 배우고 싶다.

지금도 부모님을 찾아뵙고, 얘기를 나누다가 보면, 가끔 어렸을 때 당시 생활에 힘드셨겠지만 “저한테 피아노를 좀 가르쳐 주시지 그러셨어요?”라고 아쉬운 말씀을 드리곤 한다. 그만큼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지금쯤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하곤 한다. 수영은 늙더라도 운동은 하나 계속하고 싶은데, 그래도 늙어서 전천후로 관절(요즘 관절상태가 안 좋아서…)에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무엇보다 날씨영향 안 받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좋을 것 같아서다.

 

다음 다섯 번째로는 아직 열정이 있다는 뜻인가? 좌우간 좀 더 공부 열심히 해서 자격증을 따고 싶다. 남은 생애, 나의 마지막 꿈과 나의 이웃을 위해서… 너무 거창한가? 하지만 사실이다. 꼭 꿈을 이뤄 또 다른 삶, 진정 이웃을 위한 조그만 나의 꿈을 이루고 싶다. (이 꿈을 이루면 기고 한 번 더 하리라…)

 

여섯 번째는 좀 더 자주 형제들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뵈었으면 하는 것이다.

언제나, 항상, 늘, 아들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해 오던 터이지만, 자식들 모두 50줄에 들어서는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생활해 주고 계시니, 그저 고맙고,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에 이 소중한 시간을 함께 더 많이 오래 보냈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마음에서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부모님과 함께 내 승용차로 우리나라 남단 해안지역 특히, 이순신 장군의 해전지역 위주의 여행을 한 10일 일정으로 다녀오고 싶다.

아버님께서 이순신 장군을 너무 좋아하셔서(물론, 나도 그러하지만) 지난번에 한번 다녀오기는 했으나 너무 준비 없이 다녀온 터라 일정도 촉박했고, 또 그것도 아버지와 일부 지역만 다녀온 터라 너무 아쉬웠기 때문에 차분히 시간을 갖고 다녀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더 나아가, 퇴직 후, 기회가 된다면 대한민국 전국 구석구석을 시간제한 없이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한 6개월 일정 정도로 천천히…

앞으로 한 10년 동안은 이렇게 7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생활한다면, 모르긴 해도 지금부터 아주 활기찬 직장생활은 물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좌우간 설렘과 자신감이 생긴다. 한 번 해보련다.

 

조금 전, 첫째가 책 다 읽었다며 동생에게 전해 주었다. 그런 첫째한테 어느 대목이 기억에 남느냐고 물으니 역시 나와 같았다. 바로 그 175페이지…

   
 
   
 

 

 

 

 

 

 

 

 

 

 

 

끝으로, 나는 우리 딸들이 커서 무엇을 하던 행복해 했으면 좋겠다.

그럼 아빠인 나는 좋아도 너~~~무 좋겠다!

징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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