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 김학균 OBS 보도국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 김학균 OBS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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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1월 경기일보 입사

1998년 4월 iTV 경인방송 입사

2006년 10월 OBS 개국준비단 입사

총괄부장, 사회팀장, 편집제작팀장, 기획실장 역임

2011년 9월 OBS 보도국장

 

 

옛 iTV을 시작으로 OBS의 개국과 안정을 위한 인생을 살고 있는 OBS 김학균 보도국장.

기자로서, OBS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온

그의 삶과 고민, 그리고 발자취를 들여다보자.

  

1. 반갑습니다. 국장님, 방송과기술 독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OBS에서 보도국장을 맡고 있는 김학균이라고 합니다. 예전 iTV 시절을 거쳐 현재의 OBS 개국을 위해 노력했고, 현재는 더 나은 보도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방송과기술 독자분들을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2. 가장 눈에 띄는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국장님의 예전 경력을 보니 신문사에서 먼저 출발하셨는데 신문과 방송에서 느끼는 체감이 다르셨을 것 같습니다. 차이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아무래도 신문은 데스킹 과정(기사 선별)을 거치므로 발생하거나 인쇄된 기사들을 다 써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습니다. 물론, 다 채택이 되지는 않지요. 그렇지만 인지되는 건 다 쓰는 것이 기본이었죠.

그러다 방송기자를 하다 보니 그렇게 기사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더군요. 리포터 하나에 단신 1~2개 정리하면 되더라고요. 분량이 훨씬 줄죠. 신문은 많은 사항 중 기사화되는 과정을 거친다면 방송은 아이템을 먼저 정하고 진행하기에 좀 생소하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신문기자들이 방송에 약한 부분이 바로 오디오입니다. 문어체에 길들여졌고, 발성 부분에서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방송기자로 이직을 해보니 따로 교육과정도 없었고, 구어체가 안돼 국어책을 읽는 수준이었죠. 모니터가 무섭더라군요. 하하. 경력이니까 다 잘할거다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저도 어깨너머로 배웠죠. 출근하며 입에 볼펜을 물고, 노래를 부르며 발성 연습을 했지요. 가상으로 현장을 상상하며 연습하기도 했고요. 그러니 좀 나아지더군요. 하하

 

   
▲ 2002년 취재현장에서

3. 그럴 수가 있겠군요. 새로운 것을 몸에 익힌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고생하셨습니다.

네, 그때 고생 좀 했죠. 덧붙이자면 신문과 방송의 차이점은 기사분량 말고도 신문은 굳이 현장에 안 가도 기사 작성을 할 수가 있지요. 급하면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방송은 인터뷰가 없으면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깊이 있게 사귈 수가 있습니다. 덕분에 평생을 갈 사람을 두 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려웠던 시절, 먼저 찾아봐 준 분들도 그분들이었고요.

 

4. 2004년 12월에 iTV가 구 방송위원회의 재허가 거부로 정파되어 백수일 길을 걸었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 상황과 심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2004년도에 제가 노조의 핵심 집행부도 아니었고, 보도국의 대의원 시절이었는데 메아리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리액션이 있고, 반응이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시청자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지요. 그런데 막상 정파가 되니까 중요한 건 수익구조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OBS 희망조합 집행부의 핵심으로 들어갔는데 나머지 분들을 위해 과감하게 새 방송을 만드는데 올인하는 것이 필요했고요. 그래서 백수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하하 그때 와이프에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설득을 하고 이해를 구했죠. 05년 1월부터 06년 10월 15일에 OBS 개국준비단으로 입사했으니 만 17개월 보름을 백수생활을 했죠. 마이너스 인생 동안 와이프는 제게 돈 벌어오라는 말을 한마디도 안 했어요. 너무 고마웠던 일이죠.

2006년 4월에 새 방송이 결정되었고, 허가/추천을 2007년도 4월 30일에 받았습니다. 너무 오래 걸린 거죠. 계획했던 것보다 허가받는 시간이 너무나 길어져 초조하고 애가 많이 탔죠. 조합원의 나머지 구성원들이 빨리 들어와야 된다고 생각했기에 토, 일요일도 없이 OBS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주주 간의 문제도 있어 성명서 형태의 저희 주장을 끊임없이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5. OBS 개국이 2007년 12월이었지요. 아직 채 5년이 안 됐는데 OBS 뉴스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전략과 내용이 있으신지요? OBS 뉴스의 미래전략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OBS의 정체성 문제가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합니다. 회사에 대한 정체성도 있고, 뉴스에 대한 정체성 문제도 분명 있습니다. 지역민방 같은 경우에는 자체제작률이 30% 넘어가지 않는 반면, 저희는 100% 자체 편성과 절반에 가까운 자체제작을 해야 하는데 수입과지출 면에서 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중앙과 지방을 같이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지요. 경쟁은 지상파 계열인데 실질적으로 광고수준은 지역민방 수준인 거죠.

하지만 지금 5년이 되었기 때문에 보도 부분만 말씀드리면 청와대, 국회, 광화문 청사, 과천 청사, 검찰, 경찰, 각 부처에서 전체 뉴스 소스의 70%가 넘게 나옵니다. 거기에 대한 베이스 없이는 우리가 창의적이며 새로운 시각의 뉴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없는 인원이지만 베이스를 채우는데 충실하자고 해왔던 것이고, 현재 모든 각 정부기관에 저희 기자들이 풀로 들어갔습니다. 베이스는 됐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이 성장한 것이죠. 이제 한발 더 나아가려면 정체성에 대한 명확성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걸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죠.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경영부분이 만족해야 하고, 수익 증가로 인력 보충이 있어야 합니다.

 

6. 다른 지상파 방송 뉴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OBS만의 새로운 시각을 적용한 예를 들려주신다면요?

네. 후배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안산 대부도 앞에 풍도가 있는데 한 카메라 기자가 제안을 했습니다. 지역사회의 요청이 있는데 괜찮을 것 같다고 말이죠. 그 즉시 OK 했습니다. 이 친구가 혼자 취재하고, 기본축을 만들고, 작가가 약간 도와주고, 자기가 더빙하고, 예고까지 만들고 올라운드플레이로 하나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방송이 방송기자연합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고, 방송카메라기자연합회에서도 상을 하나 받았습니다.

다른 것을 만들 수 있기에 얼마든지 제안하라고 기자들에게 말하곤 합니다.

 

7. 네, 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계획하고 있는 특별보도프로그램이 있으신지요?

예를 들어, 대이작도에 풀등이 있는데 이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이게 저희 인력 구조상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한 사람을 2개월간 다큐멘터리만 만들도록 빼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죠. 그렇지만 “해라, 풀등의 전문가가 되라”라고 하고 진행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히 진행했던 것은 파트별 전문기자를 육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장기적으로 OBS의 매체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비슷한 기사, 방송보다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우리만의 시각으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부족하지만 여러 가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인지역의 뉴스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이것이 OBS 뉴스의 차별화 전략이 될 겁니다.

 

   
 

8. 차별화 전략이라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지역사회 관련해서 몇 개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지역에서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가?’이죠. 경제, 일자리 등 많은 부분이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 시각에서 지역민들에게 고급정보를 줄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대규모 프로그램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하나 내지 둘 정도 호흡이 길고, 영향력도 있는 프로를 만들 생각입니다.

또한, OBS의 매체력이 높아져야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OBS를 보는 사람이 많아야 광고도 늘어날 것이고, 광고단가도 높아질 것이며 이렇게 수입이 늘어나면 수준 높은 프로그램 제작을 할 수 있는 큰 개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9. 2014년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OBS가 경인지역의 중심방송사이다 보니 이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저희가 조직위원회에 계속 관여를 하고 있고 주관방송사가 아니기에 서브주관방송사로 몇 개 종목을 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농구나 프로 야구 중계는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기도 하구요. 인천아시안게임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붐 조성을 위해 저희가 맡은 부분이 있는 것이죠.

 

10. 메일이 매우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어떤 종류의 메일인지와 선별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하루에 적게 와도 100여 통이 옵니다.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보고 하는 것들,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보고 사항, 기사와 청와대나 기타 기관의 행사 소식 등이 많이 옵니다.

기사 같은 경우를 보면 지역의 작은 행사라도 애정을 가지고 단신이라도 만들려고 합니다. ‘귀찮다. 안 한다.’ 보다는 해보자 해본다 이거를 이렇게 시각을 달리하면 이런 가치 있는 뉴스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

이런 아이디어로 취재 지시를 한 적도 많고, 제보전화를 국장이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취재한 것을 아니지만 인터넷의 기사나 자료를 정리해서 해당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도움을 드립니다. 이런 예가 늘어나야 OBS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성의있다. 친절하다.’라고 느낄 수 있고 매체력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인턴기자 교육도 직접 하려고 하고 있고요.

 

“OBS의 매체력을 높이기 위해서 비슷한 기사, 방송보다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우리만의 시각으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부족하지만 여러 가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 6월 15일 1박 2일 보도국 전체MT

11. 정신없이 바쁘실 텐데 인력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초창기에는 팀형태로 모임을 해봤는데 깊이 있는 얘기나 발전적인 얘기가 많이 안 나오더군요. 요새는 소모임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막내기수는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하기에 적어도 2개월에 한 번씩은 만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대한 애로사항 등에 대해 국장으로서 해결할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합니다. 예들 들면, 기자들이 119, 소방서, 경찰서처럼 내부 네트워크를 위한 통합된 휴대폰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건의가 들어와서 바로 해줬습니다. 노트북도 여기자들이 들기에 너무 무거워서 회사에 얘기를 해서 교체를 해줬구요. 그렇게 해서 서로 스킨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등산이나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서 동호회를 만들려고도 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MT를 기획해서 보도와 관련된 유관부서의 직원들을 모두 초청했습니다. 같이 편하게 즐기자는 모토로 진행을 했는데 동질감도 생기고, 서운했던 것도 해결되는 것 같더군요.

 

12.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안정을 찾기 위한 국장님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집이 자전거로 30분 거리라 되도록 자전거를 통해 일주일에 2~3일은 출퇴근을 합니다.

퇴근하면 9시 정도 되는데 아라뱃길이 집에서 가까워 와이프와 산책도 하고 그럽니다. 하루를 정리하는 것이지요. 술 한잔 할 때도 있고요. 하하

 

13. 앞으로의 방송환경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종편 출범 후, 방송 환경의 경쟁이 두각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취재현장도 복잡해졌고요. 종편들이 시사/보도로 전향을 함에 따라 더더욱 보도의 경쟁이 심화가 되었죠. 우리만의 색을 만드는 것이 이런 경쟁에서 OBS가 살아남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TVU PACK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장비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안전성은 떨어지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경기나 수해현장 등에서 활용도 했고, 아직 OBS가 뉴스밴이 없는데 기동성, 신속성이 가능한 중계형 뉴스밴 구축을 위해 관련 부서와 협의 중입니다.

 

14. 네, 국장님 오늘 좋은 말씀 정말 잘 들었습니다. 아쉽지만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왔는데 마지막 마무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네, 매일 인터뷰만 하다가 인터뷰를 당하니 저로 새롭네요. 하하. 마지막으로 ‘배려’에 대해 말씀드리고 마치고자 합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팀원 간의 배려와 이해, 기사에 대한 기자로서의 배려 말입니다. 예리한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가치 판단과 따뜻한 시각을 가진 기자의 고민과 생각들이 현실보다는 따뜻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지 않나 합니다. 이상입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 VOL. 201 방송과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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