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간의 오사카 소풍

3박 4일간의 오사카 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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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 빠름 빠름~ 아직도 2014년이 모두 지나가 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는 않지만, 차가운 바람과 함께 2015년이 되었음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4년은 생애 첫 해외여행이자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 두 차례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을 선물해 준 해이다.

지난여름 도쿄의 디즈니랜드와 현지 음식의 경험은 다시 한 번 일본 여행을 결정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오사카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부엌’이라는 문구를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또한, 오사카의 랜드마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나의 여행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맘껏 먹어보지 못한 일본 음식과 도쿄의 랜드 마크인 디즈니랜드에 이어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 방문하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지난 여행의 연장선이자 2% 부족했던 첫 여행의 아쉬움을 날리는 여행인 셈이다.

그렇게 계획한 오사카 여행 첫날, 도톤보리 근처에 마련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숙소가 있는 도톤보리는 서민적 정서가 남아있는 오사카의 최대 번화가로, 백제 후손인 나리야스 도톤이 개척하여 만든 인공 운하와 운하 주변에 구성된 독특한 네온사인 간판 덕분에 낮뿐 아니라 밤의 풍경도 유명한 관광지다. 그 밖에 도토보리와 그 주변의 각 종 해산물 음식이 유명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운하를 이용하여 실제 배들이 지나가기도 하나 불행하게도 여행기간과 운하 정기점검 기간이 겹쳐 배가 다니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짐을 풀고 난 뒤 일본에서의 첫 번째 일정은 오사카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 들려줘야 한다는 대게 전문점을 찾았다. 코스 요리는 찜과 구이 샤부샤부 등 다양한 게 요리를 맛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간장게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게 회와 구이, 튀김과 솥 밥이 차례대로 나왔고, 각 요리에 맛을 살려줄 수 있는 소스들이 함께 제공되었다. 무엇하나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안 들었으며 맛으로도 빠지는 음식이 없었다. 그 밖에 게 요리를 다 먹고 나자 손에 남은 냄새를 없앨 수 있도록 레몬으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준비한 센스는 음식을 다 먹은 후에도 기분 좋게 하는 점이었다. 아,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녹차 아이스크림도 빠질 수 없는 음식 중의 하나였다.


   
 

대게 코스를 즐기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사용해 버렸기에 숙소에서 가까운 오사카성과 도심을 대관람차로 감상할 수 있는 햅 파이브로 급하게 발길을 돌렸다. 도쿄에서도 느꼈던 생각인데 일본은 도청 건물에서도 전망대를 운영할 정도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이 많다. 이번에 방문한 햅 파이브처럼 도심에서 대 관람차를 운영하고 있는 곳도 많으며, 다양한 전망대가 마련되어 자신이 원하는 색다른 야경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은 평범한 도심의 빌딩을 관광지로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렇게 첫 번째 밤이 지나고, 두 번째 날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을 방문했다. 해리포터, 스파이더맨, 백 투더 퓨쳐, 터미네이터 등 영화제작사인 유니버설의 인기 콘텐츠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어트랙션이 있는 곳이다. 테마파크 어트랙션을 즐기기 좋아하는 기존의 관람객뿐만 아니라 각 영화 콘텐츠 팬까지도 관심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테마파크다. 또한, 입장 시 지나가야 하는 상점, 그리고 거리마저도 영화 안의 모습과 동일하게 구성하여 방문하는 이로 하여금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곳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곳에서 3D 디스플레이의 발전사를 다 느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가장 오래된 어트랙션중의 하나인 ‘터미네이터’의 경우 2D 스크린 자체에 각 문들이 있어 배우들이 직접 연기를 하며 진행이 된다. 좀 더 발전된 어트랙션의 경우 적청 안경을 쓰고 화면을 보게 되고, 그다음 세대의 어트랙션은 편광방식을 이용한 3D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해리포터’ 경우 무안경 3D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어트랙션이다. 각 어트랙션을 통해 기술의 발전을 말 그대로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나처럼 3D 화면에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은 극심한 두통 또한 같이 체험할 수 있다.

이곳에 유명 어트랙션 할리우드 드림은 특이하게도 거꾸로 탑승하도록 제작된 백드롭 버전이 있는데, 이러한 발상의 전환으로 단순한 롤러코스터에 지나지 않는 이 어트랙션을 테마파크에 대표적인 어트랙션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그 밖에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상품들 외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과 연관된 한정판 상품들은 관광객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훌륭한 수단 중의 하나였다. 이를 통해 지난여름에 방문했던 도쿄 후지 TV에서 각 방송콘텐츠 관련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과 본사 건물을 관광지로 인식시켜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들었던 모습도 생각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많은 기대로 향했던 곳이지만 궂은 날씨 덕분에 폐장 시간까지 있지 못하고 저녁때 도톤보리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여행의 절반이 끝났다.

두 번째 날이 지나가고, 교토의 대표적인 유적지를 관람하기로 한 세 번째 날이 밝았다. 정겨우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오사카와는 다르게 교토는 차분한 느낌에 도시였다. 도시에 분위기와 오랜 시간 수도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주와 흡사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화려한 금박으로 장식된 금각사와 후지산을 의미하는 모래 산과 모래 정원이 아름다운 은각사, 깨끗한 물과 절벽 위에 나무 기둥을 세운 청수사를 차례로 방문했다. 크지 않은 사찰이었지만, 각각의 사찰이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버스 타고 내리기의 반복 속에서도 다음 장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즐거웠다.

마지막 저녁은 일본에서 와서 먹어보지 못하면 아쉬울 라면을 주문했다. 도톤보리 거리 한편에 구성된 간이 테이블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각 거리의 상점들을 구경하며 짧았던 3박 4일간의 아쉬운 여행 마무리를 준비하였다.

   
 

한국으로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마지막 날에는 찬찬히 도톤보리 거리를 걷고 그 주변 전통시장에 들러서 일본 사람들의 생활을 구경했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들을 구경하며 여유를 부리는 느낌이 꽤 좋았다. 화려한 장소를 가거나 무언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구경하며 차분히 3박 4일간의 오사카 여행을 마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반복되는 일상, 변화 없는 삶은 인간의 뇌를 빠르게 늙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여행만큼 일상에서의 탈출 또는 변화를 주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와 수많은 방송장비 속에서 다시 반복되는 생활을 해 가고 있지만, 이렇게 글을 쓰며 그때 그 시간을 기억하며 그 느낌과 생각을 즐기는 기분이 여행의 목적이 아닐까 싶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갈 때쯤 다시 또 다른 여행을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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