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 강민지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

만나고 싶었습니다 – 강민지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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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동북아시아 정치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아리랑TV 사회부 기자와 앵커를 맡아 부산APEC현장뉴스진행, 아침뉴스, 주말 뉴스, 오후뉴스, 단독앵커.

아리랑TV메인뉴스 프로그램을 비롯해 여러 기업 행사 진행과 모델 등의 경험을 했다.

여러 언론홍보 업무을 거쳐 2012년 7월 2일부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방송과기술입니다. 우선 아리랑TV에서의 경험담을 시작으로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대변인 강민지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리랑 TV시절 얘기를 해보면, 보도국 기자로 들어가서 내부적으로 앵커가 되었어요. 2005년 1월부터 퇴사할 때까지 앵커를 했었는데 아침뉴스, 주말뉴스, 정오뉴스 등 거의 대부분을 진행했었죠. 나로호 발사나 소치 동계올림픽, APEC 뉴스진행에선 즉석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었고요. 많은 분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배우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기자직으로 들어가셔서 뉴스앵커를 하셨으니 기자 업무와는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아리랑TV의 특성상 기자를 하면서 기자의 본 역할 말고, 담당해야 할 것이 많이 있어요. 아무래도 영어방송이기 때문에 프롬터 조정도 그렇죠, 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이에요. 취재하고 편집도 많이 했기에 앵커를 하는 것도 그런 종류의 일종이라 받아들였어요. 자연스럽게 아리랑TV의 기자로서 맡게 되는 여러 가지 업무 중의 하나인 셈이죠. 기자, 앵커가 분리되어 있는 다른 방송사하고는 달리 아리랑TV 기자들은 뉴스 출연도 많이 하고 다른 일도 많이 하기에 이미 트레이닝이 되었다고 할까요?(웃음). 자기가 모니터도 하게 되고, PD분들의 의견도 들으며 배우기도 하고요. 어차피 앵커가 되어도 멘트나 단신기사를 작성해야 하니까요. 영어인력의 부족 때문일 수도 있어요. 약간 외국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실 거에요. 아나운서라는 개념이 없거든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군요. 진행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 들려주신다면?

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으면 당연히 부산 APEC 기간 중 현지 스튜디오에서 오전 내내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했던 날들이 생각나요. 당시 아리랑TV로서는 처음으로 현지 생방송을 진행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여러 가지 관련 장비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죠. 뉴스 진행에 있어서, 거의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는 프롬터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중계차와 부조정실을 연결하는 진행도 거의 처음이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뉴스를 진행했던 당사자로서, 프롬터가 없는 상황은 곧 모든 기사를 암기하거나, 뉴스데스크 위에 놓여진 대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해요.

결국, 프롬터를 대신할 것으로 컴퓨터 화면에 워드창을 띄워놓고 해보려 하였으나, 읽는 속도와 맞출 수 없었고, 결국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해 뉴스 시작 5분 전에 전격적으로 프롬터 없이 생방송을 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어요. 이때부터 앵커는 전적으로 귀에 꽂혀있는 이어피스를 통해 들리는 피디의 진행과 종이에 프린트한 뉴스대본에만 의지해야만 했죠. 하지만 생방송 시작 채 3분도 지나지 않아, 뉴스 한 꼭지가 방송될 때쯤 피디의 콜이 들리지 않았어요. 중계차와 서울에 있는 부조정실, 그리고 앵커인 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었고요. 전적으로 제가 이해하는 흐름대로, 제 감에 모든 걸 맡기고, 생방송을 이끌어야 했었고, 카메라와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카메라 위에 달려있는 탤리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만이 유일하게 제가 받는, 내가 On-Air라는 것을 말해주는 신호였으니까요. 누군가는 이런 상황을 너무 무모하다고 표현할지 모르나, 그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리랑TV의 현장 생중계는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 당시로써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수준의 진행을 현재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지금부터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현 대변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주시겠어요?

아리랑TV에서 방송일을 8년 정도 하면서 국내방송에서 취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앵커 자리를 지켜야 된다는 마음도 있어서 고민하는 찰나에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전공이 정치외교학이기에 따로 방송에 대해 배우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면서 대학원에 다니게 되고,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제 자신이 노출이 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방송, 언론뿐만 아니라 Public Relations, PR, 마케팅 등 다른 분야들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제 행사 사회를 맡게 되면서도 자연스레 언론홍보, Public Relations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요. 그러다 아산정책연구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언론홍보일을 하게 되었죠. 외신이나 국내에 영문 매체를 상대하는 일이었어요. 그런 일을 하던 중에 나승현 선배의 추천도 있고 해서 지금의 대변인을 맡게 되었죠.

 

"워낙 배울 게 많아서 학교에 다닌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업무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답니다. 크게 비유하자면 한 도시를 운영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숙박, 수송에서부터 시설까지 모든 것들이 적용되니까요."

 

평창 올림픽 진행 사항은 어떻습니까?

현재는 아직 5년 정도 남았잖아요. 모든 것을 갖춘 상태에서 예비 프리테스트를 생각하면 4년 반 정도 남았어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조직하고 운영하겠다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에요. 그런 일정들이 IOC와 논의를 거쳐 진행이 됩니다. IOC의 경험을 살려 단계 단계 필요한 마스터 스케줄이 있는데 그 일정에 맞혀 가는 것이지요. 현재 조직위는 운영 계획을 제출하는 단계에 있고, 모든 직원들이 대회 운영 전반에 걸친 사항들을 조사하고 연구하고 계획하고,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준비 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조직위는 현재 100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5명 정도가 평창에서 근무하고 나머지 75명이 서울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직원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이 단순한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회 운영에 관한 두꺼운 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시면 돼요. 지난 1년간의 진행사항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요. 자료를 전부 취합을 해서 확인 작업을 하고 있고, 영문으로 작성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있지요.

 

   
 

올림픽조직위 대변인으로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의 나승현 선배처럼 프레젠테이션을 언제 하느냐고 묻고 하시는데요. 사실 조직위와 유치위는 다른 조직이잖아요. 유치위는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잘 포장해서 IOC 위원들이나 세계의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고, 취합하고, 마무리하고, 다듬고 하는 작업이라면 조직위는 실제로 개최를 위한 준비를 하기에 보고를 하고, 계획을 알려주는 모든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TV에 나오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발표도 하고 있습니다.(웃음)

 

또한, 해외 언론과의 관계도 제가 맡고 있어요. 저를 통해서 위원장, 사무총장님의 의견과 여러 사항을 통합하여 나갈 수 있도록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제가 각 국의 일들을 종합적으로 알아야 될 필요가 있는 상황이고요. 일반적인 언론은 올림픽 준비에 현재 크게 관심이 없는 반면 올림픽 관련 해외 언론들은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상당히 관심이 많아요. 그럴 때 알맞은 답변과 준비를 제가 하고 있어요.

 

7월 2일 임명이 되셔서 현재(인터뷰 당시 10월 17일경) 100일이 지났는데 일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고 싶군요.

저도 지금 업무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때그때 제 업무를 해야 하고요. 윗분들께서는 제가 임명이 되면서 One Voice로 나가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셔서 저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요. 워낙 배울 게 많아서 학교에 다닌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업무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답니다. 크게 비유하자면 한 도시를 운영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숙박, 수송에서부터 시설까지 모든 것들이 적용되니까요.

 

   
 

앵커를 하시다가 이런 큰 행사 경험이 없으실 텐데 파악하실 것이 많으시겠습니다.

많은 국제 경기 운영 경력도 중요하겠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다르잖아요. 저는 내용적인 면에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알아야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의 서울올림픽부터 30년이 지나서 평창올림픽이 개최되는 것인데 그 전에 IOC가 요구하던 것도 현재 많이 바뀌었죠.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해서 체계가 갖추어져 있고, 저희가 거기에 부흥을 해야 하는 순서와 내용이 좀 더 정확하게 명시가 되어 있어서 때에 맞추어 제대로 공부를 해야해요. 경기 운영보다는 내용적인 면이 크기에 경험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내용을 제 것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죠.

 

네, 잘 들었습니다. 대변인으로서의 역할 잘 소화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일 외적으로 주요 관심사가 있다면요?

그때그때 다르지만, 요즘에 한창 관심을 갖고 있는 건 남편과의 맛집 탐방이에요.(웃음) 워낙 미식가인 남편(MBC 스포츠 플러스 정우영 캐스터) 덕분에 정말 다양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들을 접하게 되어 요즘 참 행복하다고 할까요? 가장 최근에는 대전에 있는 “황금알”이라는 옻닭집, 광주의 “풍미식당”을 찾아갔어요. 각각 남편의 야구 중계가 있을 때 같이 동행하여, 경기 전이나 후에 들렀던 곳이죠. 그동안 남편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곳저곳 맛있다는 음식점을 소개받고, 본인이 직접 먹어보며 검증(?)을 거친 곳들이어서 인지, 남편이 추천하는 곳들은 전부 후회 없는 맛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기쁨을 선사하는 것 같아요. 돌아다니기 힘든 날이거나, 둘의 스케줄이 맞지 않을 때는 집에서 같이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요. 처음엔 어색하고 서툴고, 시간도 오래 걸렸으나, 요즘엔 하와이언 로코모코까지 브런치로 뚝딱 만들어 먹을 만큼 그 실력이 늘고 있어, 둘 다 즐거워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방송 엔지니어에 관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다른 어떤 공동작업과 마찬가지로, 방송도 혼자서는 절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이잖아요. 특히 카메라 앞에서 진행을 하거나, 전체적인 흐름을 감독하고 구성하는 사람들 외에, 이들 일하는 사람과 기계를 연결해주는 엔지니어들은 방송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파트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방송이기에, 전문지식의 축적과 자기계발과 더불어 방송 기술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이들이 바로 엔지니어가 아닐까요? 방송의 구성 측면에서 볼 때는 주도적인 위치에 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방송의 운영측면에서는 무엇보다도 주인의식이 강해야 하는 사람들도 엔지니어라고 생각하고요.

방송의 전송과 전달방법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기술적 성장과 더불어 많은 연구와 시도가 필요한 분야도 엔지니어들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죠.

엔지니어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었을 때, 카메라 앞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안정감을 주는지 모르실 거에요. 항상 방송의 현장에서, 다른 파트보다 미리 준비하고 끝까지 마무리하며, 최고의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네,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한마디 더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좋은 시간이었어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올림픽 유치위와 조직위 대변인은 다릅니다.(웃음) 남은 올림픽 준비기간 동안 조직이 하나가 되어 올림픽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할 것이고요. 계속해서 관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VOL.203 방송과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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