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정복기 – 부산MBC 정성기

방송사 정복기 – 부산MBC 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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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2011년 3월, 부산MBC에 입사한 정성기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아직도 배움이 필요한 방송엔지니어 초년생이지만, 이 지면을 통해 저의 입사 준비 과정을 소개하여 방송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여러분의 꿈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거창하고, 의미심장한 말보다는 실제 제 경험을 소개하여 재미있는 입사 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이 반이다. 하지만 빠른 결심은 반의반을 더한 것이다.

다들, 무슨 꿈을 꾸든지 계기가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영향, 책이나 은사의 영향, 아니면 TV에서 바라본 방송의 모습 등 방송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2000년 대학을 입학하면서 처음 간 곳이 대학방송국이었습니다. 등교하는 첫날 교내 스피커를 통해 방송국원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지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처음 방문한 날 바라본 대학방송국의 모습이 제 머리에 각인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단락에서 드리고 싶은 말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신중하지만,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입니다. 요즘 취업을 준비하는 주변 사람을 보면 자신의 진로를 확고히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이미 결심을 했기 때문에 마음에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의 꿈을 결정하는데 고민하는 분들도 상당히 있을 것입니다. 진로에 대한 확고한, 그리고 신속한 결심은 준비 과정 동안 집중력을 상당히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저는 대학입학과 동시에 방송엔지니어를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민하지 마십시오.

저는 대학기간을 휴학 없이 4년을 다니고, 군 입대를 했습니다. 보통 휴학하고 군 입대를 한 친구들과 달리 짧은 대학 생활을 했기 때문에 조금 불리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원래는 군 기간 중에도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자기 계발을 해야 했지만, 의지력의 부족으로 하지 못했습니다. 2년 6개월이라는 군 입대 기간에는 그 일에만 집중을 했기 때문에, 방송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시작은 2007년이었습니다.

 

마음의 열정보다는 몸의 열정으로

방송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어학, 공학, 논술, 시사상식 등 많은 지식적인 부분의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몸으로 겪어보는 방송 실무를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서울에 있는 모 방송아카데미의 방송기술 과정을 수강하는 것이었습니다. 방송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다 보면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실제 방송 기기를 다룰 기회가 없어 실무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실제 방송사의 기기를 다룰 기회는 방송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에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일과 병행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론과 실무를 적절히 보완해주는, 방송아카데미에서 배우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대학방송국을 다니면서 많은 방송장비를 다뤘다고 자신했는데, 실제 스튜디오와 부조, 편집실 시스템을 갖춘 방송아카데미 방송시설을 경험하고 새롭게 다시 배웠습니다. 자신이 노력하고, 원하는 만큼 시설을 다룰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6개월의 방송기술 과정이 끝난 뒤에도 더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교 아르바이트를 하며 1년 6개월을 더 다녔습니다. 처음 부산MBC에 입사했을 때, 항상 방송아카데미에서 사용했던 장비를 떠올리면서 장비 운용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눈으로 얻은 지식보다는 몸으로 체득한 경험이 더 오래 남는 것은 세상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방송기술의 흐름에 눈을 떠라

공학분야를 포함하여 이론공부를 하면 가장 힘든 점은, 반복적인 암기로 인한 지루함입니다. 물론 반복 학습이 중요하지만, 지루함은 집중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무척 참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방송엔지니어 준비를 하면서 가장 재미있는 이론공부는 무엇일까요? 바로 방송기술의 흐름입니다. 제가 열심히 준비한 기간에는 급격하게 발전하는 방송기술의 흐름이 있었습니다. DMB의 완성기, HDTV/3DTV의 활성화 등 흥미로운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흐름을 놓치고 있었다면 준비하는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방송기술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컨퍼런스나 세미나 등을 많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KOBA기간에 시행하는 국제 방송기술 컨퍼런스의 경우 2008년부터 꾸준히 참석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그 만큼 더 알게 되었다는 기쁨이 더 컸습니다. 방송기술 공학과는 달리 방송기술의 발전 흐름은 자신이 스스로 찾지 않으면 얻기 힘듭니다. 지금은 방송기술이 더욱 급격히 변하는 시기인 만큼 ‘방송과기술’ 또는 ‘방송기술저널’과 같은 자료는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8년에 부산MBC에 지원했습니다. 2007년부터 준비해 온 이후 처음으로 최종면접까지 보게 되었고, 탈락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나 2011년에 다시 지원했고, 합격했습니다. 저는 2008년의 탈락을 경험하고도 뿌듯했습니다. 부족하다고 생각한 내가 ‘될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그 3년이라는 기간 동안 50군데 이상의 지원서를 썼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부산MBC를 생각했습니다. ‘꿈은 준비된 자보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자가 이룬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희망을 잃지 않았고,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저와 함께 우리나라 방송 기술의 주역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VOL.198 방송과기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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