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호 책 속으로

2월호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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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과학의 대발견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에서 꼭 알아야 할
켄들 헤븐 지음 / 박미용 옮김 
Gbrain  / 정가 25,000원

역사를 통틀어 과학은 우리 삶을 변화시켰고, 우주에 대한 이해를 극적으로 바꾸어놓았다. 전문 이야기꾼인 켄들 헤븐은 이 책에서 물리학과 공학의 기초인 아르키메데스의 발견부터 인체해부도, 목성의 위성, 전자, 블랙홀 그리고 인간게놈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가장 위대한 100가지 과학적 사건을 다룬다. 그럼으로써, 과학의 발견에 대한 정보를 찾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참고 문헌을 만들어냈다.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Lesson in Life and Business
리처드 브랜슨 지음 / 이장우 외 옮김 
리더스북 / 정가 13,000원

리처드 브랜슨은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가임에도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동안 ‘괴짜 CEO’라 불리며 온갖 기행으로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감춰진 진면목을 보여주는 최초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저 독특함으로만 여겨졌던 리처드 브랜슨의 진정한 성공 비결을 그의 육성을 통해 들어보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 책을 읽고 나서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스티븐 호킹 지음 / 전대호 옮김

김희동 KT스카이라이프 대리

       
 

막연한 우주에 관하여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만한 명제! 과연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관한 질문! 바로 신의 우주 창조론과 자연의 우주생성론이 그것이다. 전자는 구약성서의 첫 권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신(하나님)의 6일간의 천지창조로 우주는 이튿날, 인류는 엿샛날 창조하시고 이렛날 안식을 취하셨다는데 기인한다. 후자는 자연과학 발달에 따른 정밀한 관측자료, 즉 1929년 허블이 밝힌 우주팽창과 1965년 극단적으로 작았던 우주가 줄곧 팽창하여 오늘날의 거대한 우주로 진화했다는 빅뱅 모형은 COBE, WMAP, Planck 등의 위성이 관측한 우주배경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에 3년 전 스티븐 호킹은 아인슈타인조차 태도가 불분명했던 신의 우주창조론에 대해 그의 저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에서 “자발적 창조야말로 무가 아니라 무엇인가 있는 이유,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우주의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신에게 호소할 필요는 없다”는 우주론 학자로서의 간단명료한 주장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의 우주에 대한 기초 이론에서부터 최신 이론까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케플러, 뉴턴, 아인슈타인의 사상과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를 설명하는 도구로 수식이(Formula) 아닌 비유와(Analogy) 도안(Diagram)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블랙홀과 아기우주』와 달리 『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에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제목에서부터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 스티븐 호킹이란 위인의 자서전이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젊어서 루게릭 병을 진단받았으나 장애를 극복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 루카스 석좌교수를 지낸 성공한 이론물리학자가 다였다. 하지만 책을 읽고 여느 자서전과 사뭇 다른 점은 없으나 한 가지 특이점(스티븐 호킹이 특이점 정리에서 중력 이론에 관하여 증명한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의 영역)을 찾으라면 단연 지나칠 정도의 솔직담백함이다. 일반 독자를 겨냥하여 우주에 관한 책을 쓸 생각을 처음 품었을 때 딸 루시의 학비를 대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하였던 점이나 우주의 작동 방식을 비유와 도안으로 도저히 설명이 어려운 경우 독자를 혼란에 빠트릴 위험을 무릅쓰고 난해한 부분을 설명하려고 애써야 할지, 아니면 그런 부분은 대충 얼버무려야 할지에 대한 고뇌를 자서전에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또한 그의 저서가 뉴욕타임스와 런던타임스에 각각 147주, 237주일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사서 책장 안이나 탁자 위에 진열만 해놓고 읽지 않는다는 주장 제기에 대해서도 호킹은 “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확신한다. 반면에 적어도 일부 사람들이 내 책을 애써 읽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안다.”라며 비판에 대해 우회적으로 회피하기보다는 대중 지식 전파라는 자신의 궁극의 집필목적을 밝힘으로써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이 세계에서 사람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과학 지식을 보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사실 우리 사회는 인문학적 교양 결핍은 부끄러워하면서도 과학 지식 결여에는 관대함이 통용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도 그러한 것이 이미 기원전 55년 로마의 철학자이자 웅변가였던 키케로(Cicero)는 웅변가 양성과정에서 ‘인간다움’을 뜻하는 라틴어 후마니타스(Humanitas)로부터 인문학(Humanities)을 사용하였으며 그 후에 겔리우스(A.Gellius)는 이 용어를 일반 교양교육의 의미와 동일 시 하였다. 영화평론 기사만 보더라도 오마주(Hommage), 페르소나(Persona) 등 프랑스, 그리스 어원의 용어를 쉽게 볼 수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그 뜻을 알고 있거나 모른다면 교양 함양이라 생각하고 바로 인터넷으로 알아보곤 한다. 하지만 과학 지식은 어떠한가? 전자공학을 전공한 학도로서 갑작스럽게 원자를 이루고 있는 구성입자를 묻는 단순한 질문에 핵과 전자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었을까? 원자 표준모형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지만 말이다. 여기에 더 최근 물리학계를 떠들썩 하게 한 Higgs 입자를 간략하게라도 설명할 수 있을까?

현대물리학은 이미 100년도 전에 원자는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다는 돌턴에서부터 출발해 보어를 거치면서 핵(양성자+중성자)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다시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드는 3쌍의 중입자 쿼크와(Quark) 전자와 중성미자(Neutrino) 같은 3쌍의 경입자 렙톤(Lepton) 그리고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가지 힘인 중력(질량), 전자기력(전하량), 강한핵력(양성자+중성자), 약한핵력(전자+중성미자)을 매개해주는 입자인 4개의 반입자(Antiparticle)를 더해 총 16개의 입자(Particle)로 전자기력과 약한핵력을 하나의 이론으로 묶는 표준모형(Standard Model)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 모델은 강한핵력까지 결합하는 대 통일장 이론(Grand Unified Theory)은 물론 입자물리학의 궁극적 목표인 중력까지 합쳐진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에는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우주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기술하는 완전한 이론이 머지않아 등장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호킹의 예언이 사실이었을까? 얼마 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와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는 이미 작년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Higgs) 입자를 ‘사실상 발견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1년 후 이들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다. 쉽게 말해 더 이상 쪼개어질 수 없는 쿼크, 렙톤, 매개입자로 이뤄진 총 16개의 소립자 하나하나에 중력의 기본이 되는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진 17번째 입자가 힉스(Higgs)라는 이론이다. 단언컨대 힉스의 발견이 기본입자들과 모든 힘들을 단일한 장(Field)을 통해서 기술하는 이론에는 턱없이 부족하나 그 해답으로 가는 길을 열어 줬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과학에서 실험은 65%가 넘으면 관측(Observation)이라 하고 75%가 넘어야 발견(Discovery)이라 하는데 이번 힉스의 경우 관측보다 높지만 발견보다 낮아 ‘사실상 발견’이란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상대성 이론으로 물리학 전설이라 불리는 아인슈타인을 기준으로 이전의 고전물리학과 이후의 현대물리학의 이론 물리학자를 꼽으라면 단연 맥스웰과 호킹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유는 두 과학자 모두 당대에 존재했던 위대한 이론을 수정 또는 추가하여 하나로 집대성한 통일 이론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맥스웰 방정식을 보고 있으면 경외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전기력선의 수(전계강도)는 전하밀도에 비례한다는 가우스 전기장법칙과 자기 홀극은 존재하지 않는다(항상 N극과 S극)는 자기장법칙 그리고 시변 자계는 회전 전계를 만든다는 패러데이 법칙, 끝으로 자계의 세기는 전류밀도에 비례한다는 앙페르 법칙에 시변 전계는 회전 자계를 만든다는 변위전류의 개념을 더한 수정 앙페르 법칙으로 전계와 자계를 규명하고 이로부터 파동방정식을 유도하여 전자기파를 예언하였다. 21살의 어린 나이에 전신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진단받은 호킹의 경우 발작적인 호흡곤란과 함께 찾아온 폐렴으로 기관 절개에 이은 후두 절제 수술로 소형 PC와 음성 합성기가 장착된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실험 물리학자가 아닌 이론물리학자인 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자신의 통일 이론에 매진한 결과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의 존재를 예측하였다. 호킹 복사는 블랙홀도 달궈진 쇠막대 붉은빛을 내듯이 미약하게나마 빛을 낸다는 뜻으로 블랙홀 주위의 물질이 빨려들면서 내는 강한 빛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파울리, 슈뢰딩거 등의 양자역학과 줄, 볼츠만 등의 열역학이라는 물리학의 세 가지 근원적인 이론들을 통합한 우주론으로 호킹의 최대 업적으로 여겨진다.

장애인은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일에 집중하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아쉬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 호킹은 지금까지 원하는 일의 대부분을 용케 해냈다고 자서전에서 말하고 있다. 그 예로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모든 대륙에 가보았으며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에 들어가 보고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 오르기도 했으며 무중력 비행도 해보았고 끝으로 버진 갤럭틱 사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할 계획도 잡혀 있다는 호킹은 “이론물리학을 연구하며 살아온 세월은 영광스러웠다. 내가 우주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무언가를 보탰다면, 나는 행복하다”라며 자서전을 마무리한다. 호킹의 이런 도전정신은 버진 갤럭틱사의 CEO 리처드 브랜슨과 흡사하다. 선천적 난독증 로 고등학교도 중퇴한 브랜슨은 끈기와 도전으로 대서양 열기구 횡단과 보트탐험, 우주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포스트 스티브 잡스로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선정되기고 했으며 이미 영국에서 2000년 기사 작위를 받아 리처드 브랜슨 경(Sir, Richard Brandon)이라 부른다. “가장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를 찾고 도전하라 그리고 행복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라는 명언을 남긴 리처드 브랜슨과 호킹은 도전정신과 행복의 정의에 관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연 나에게 행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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